- 주택사업 대체투자 모색…A등급 이상은 지원 계속 차별화
- PF시장 85% 장악한 산은 긴축방침에 타 은행들 예의주시
[뉴스핌=한기진 기자] ‘신용등급 A급 건설사 빼곤 모두 불안하다.’
지난 1월말, 산업은행은 부동산시장 불안에 따른 건설사 여신 처리 계획을 수립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센터와 지역금융개발실발(發)의 계획으로, 두 부서는 산은의 부동산 여신을 책임지는 곳이다.
내부 보고에 따르면 △ 부동산 투자 긴축 △ 여신 회수 △ PF의 새로운 투자처 모색 등의 내용이다.
단, 우량 건설사(신용등급 A등급 이상)는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의 면밀한 검토 및 중견 건설사에 대한 여신 회수가 시작됐다.
산은은 국내 PF시장의 85%를 장악했고 기업구조조정의 경험이 가장 많아 시장과 기업의 동태를 파악하는 내공으로는 초고수(超高手)다.
이런 가운데, 성원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다른 시중은행들의 이목도 산은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 산은, 대출 심사시스템도 고쳐 대출 억제 장기화
3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부동산 여신의 위험노출 수준이 높다고 판단, 우선 신탁부동산의 익스포저(노출)를 올 초 2조3000억원 수준인 것을 1조5000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역마진이 나는 여신은 회수된다.
또 미분양 아파트 사업장을 중심으로 여신의 상환과 기타 사업장의 만기상환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사업장별 자금관리를 강화해 건설사들의 상황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모니터링 감도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우량 건설사는 계속 지원한다는 계획하에 신용등급 A급 이상에 대해서는 보증금료 등 기존의 지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여신 심사시스템이 보다 엄격해진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이어져, 중소 건설사 등 부동산 관련 업종에 긴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산은은 리스크관리 방안의 하나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강화한다.
여신 심사 단계에 앞서 관련 여신의 위험을 점검해보는 기능을 맡는 곳으로 일종의 다중 심사다.
CFO와 감사가 참여해 그 기능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무려 28조원 규모의 주택사업 38개 사업장에 대한 집중 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대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도 주목된다.
이를 위해 PF 부분에서 위험이 커진 주택분야 대신에 올해는 자원개발, 제조업, 중국 및 인도 등 해외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제조업과 단수 PF를 새롭게 개척해 국내 PF시장점유율을 2008년 70%에서 작년 85%로 끌어 올리는 성과를 냈다는 게 자체 평가다.
산은이 이처럼 부동산 여신 및 투자에 대해 전방위적인 방안을 마련한 데는, 국내 부동산 및 건설사들의 위험이 커진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민영화에 대비해야 하는 고민이 더 커서다.
산은 투자금융부 핵심관계자는 “올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이자수익을 강화해야 민영화 목적에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다.
◆ 건설사 양극화 심해지자 은행들 취급 양극화 불가피
부동산 PF 위험에 대한 경고등은 이미 켜졌고, 금융권과 건설사의 동반 부실 우려도 금융권내에서 인지하고 있는 바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최근 주택시장의 버블을 경고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버블붕괴 직전 상황”이라고까지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신회수 기준을 부동산 시장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보지 않고 상위 건설사에 대해서 예외를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위등급과 하위등급간의 조달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조달금리는 최근처럼 건설사들이 유동성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는 회사존폐를 결정할 중대한 사안이다.
A+등급인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2009년 6월초 3년물 기준으로 각각 6.89%와 6.77%로 민간채권평가 3사의 시가평가수익률(민평금리)이 결정됐다.
이후 회사채 시장의 호조를 바탕으로 금리가 하락해 올해 3월 현재 3년물 금리는 각각 5.63%, 5.58%로 평가됐다.
약 9개월간 민평금리가 100 bp 이상 하락한 것.
반면 BBB등급과 BBB-등급 건설업체들의 경우는 같은 기간 오히려 평가금리가 올라 자금부담이 커졌다.
BBB등급의 한일건설의 경우 동일기간 동안 3년물 평가금리가 10.83%에서 11.02%로, BBB-등급의 남광토건과 벽산건설의 경우도 같은 기간 각각 12.29%, 11.94%에 서 12.38%, 12.17%로 평가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NH투자증권 이재승 애널리스트는 “하위등급 건설사 회사채들의 경우 주택위주의 영업으로 우발채무의 부실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작년말 기준 시중은행권 전체 PF대출 50조9000억원(잔액기준) 중 국민은행 9조9000억원 우리은행 9조8000억원, 농협 8조8000억원, 신한은행 6조5000억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