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컨소시엄인 TRAC가 인수 재추진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STX그룹도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여전히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STX "인수 의지", 동국제강 여전히 '군침'
STX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STX는 대우건설 인수 시 해외 플랜트사업 등에서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STX그룹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성공적인 해외사업 전개 및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수 의지를 두고 일각에서는 STX가 전략적투자자(SI)로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회사 지분 50%+1주를 인수하고, 개별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PEF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STX그룹의 인수비용은 최소 1조원, 50%의 지분을 인수할 때에는 3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강덕수 STX 회장이 지난해 기업설명회에선 통해 밝힌 현금성 자산 3조3506억원이 대우건설 인수에 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STX에너지, STX중공업, STX대련, STX유럽의 상장 등을 통해 2조5000억원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자금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향후 대우건설 인수에 자금 조달에도 큰 문제가 없다"며 "그룹 전체로 3조원 가량 현금성 자산이 있고 상황에 따라 계열사 조기 상장이나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자 대우건설 인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특히 그룹 내부에 STX건설이 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됐다"고 덧붙였다.
동국제강 역시 대우건설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한바 있다. 이 같은 의지는 지금도 변함없다는 게 회사 내부의 전언이다.
올초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참여 제안을 해왔다며 합리적인 조건일 경우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시장에선 이 같은 인수 의지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건설사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본업인 철강업과의 높은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또한 국내 철강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며 신성장동력 부재에 시달려 왔다는 점이다.
동국제강은 앞서 2008년 쌍용건설 인수과정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산업은행의 SI 참여 제안에 있어서도 꾸준히 거론돼 왔다.
동국제강은 철강, 물류, IT등 3대축으로 유지돼오던 그룹의 영역을 다각화하고 주력부문인 철강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건설업을 선택한 것이다.
◆ TRAC, 주당 1천원 올려 의사 타진
이런 가운데 미국계 컨소시엄 TRAC는 단독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TRAC는 지난해 대우건설 공개매각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 측이 복수의 우선협상 대상자 중 하나로 선정했던 곳이다.
당시 TRAC가 제시한 자금조달계획이나 이행보증금 납부 조건 등이 불충분하다는 판단으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TRAC는 최근 주당 2만원에 대우건설 주식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산업은행 측에 전달했다. 이전 1만9000원의 제시금액보다 주당 1000원이 높아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는 TRAC의 제시가 내심 싫지 않은 모양새다. 산업은행이 칼자루를 쥐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진행된 TRAC과의 매각협상이 실패로 끝나 금호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 일정에 차질이 초래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7일 오후 'TRAC의 대우건설 인수 재추진 관련 그룹 입장' 자료를 긴급배포하면서 "매매조건에 대한 협상이 또 다시 지연되거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대우건설과 금호아시아나, 채권단, 일반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각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TRAC의 인수 의사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해 협상에서도 TRAC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판단을 했던만큼 한해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재추진 의사는 자금여력이 생겼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인수주체의 충분한 자금력과 경영능력"이라면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