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아시아나 지분 이동 금호그룹에 따질 일"불쾌 표정
- 금호에 영향력 행사 기대한 듯…"워크아웃 본질과 무관"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호 워크아웃 직전 이동한 아시아나항공지분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측에 의해 산업은행이 결정권자로 부각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산은을 상대로 두고 우리은행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불신(不信)의 게임을 펴면서 빚어진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금호석유화학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원상복구를 결정(금호그룹에 요구)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금호석화는 지난달 21일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항공 지분 12.7%를 인수, 2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급기야 29일 일부 언론이 산은이 원상복구 하기로 합의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공식 요청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올랐다.
하지만 산은측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이날 "지분문제는 금호그룹이 결정할 일이지, 왜 산은을 집어넣느냐. 판(워크아웃)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산은은 이전에도 부인했지만 계속해서 우리은행과 FI들은 산은을 결정권자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 여서다.
아시아나 지분 문제를 놓고 이들이 처음 대면해 맞붙은 때는 지난 8일 1차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 설명회`에서였다.
FI측이 “우리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문제 해결을 위해 공식적인 문서를 누구한테 발송했나”고 묻자, 당시 회의에 참석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호그룹에만 공문을 보냈다”고 답했다.
공문은 “원상복구” 또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금호산업에 돈을 지급해라”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은행에게는 공문을 포함, 공식적인 제스처는 일체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산은이 직접 금호그룹에 원상복구를 요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FI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계열사 간 지분 거래를 한 것은 위법한 만큼 원상회복시켜야 한다’며 ‘사해(詐害)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산은에 직접 압박을 가한 것.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재산 처분을 통해 채권자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은행도 여기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FI들에게 “소송을 하든지 말든지 워크아웃의 본질이 아니다”며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어떤 조치에도 워크아웃이라는 원칙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데도 산은을 몰고 늘어지는 힘이 수그러들지 않는 까닭은, 산은이 지닌 금호그룹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의 합의만 이끌어 낸다면 채권단 전체 의견으로 금호그룹에 요구할 수 있고, 금호측도 이를 거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산은이 갑작스런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제회복 기로에 서 있는 현시점에서, 재계 10위권의 금호그룹이 위태로워져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민영화가 끝나지 않은 산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반드시 워크아웃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 강력한 의지를 고수하는 것이다.
FI들과의 몇 차례 회의에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이나 금호석유화학은 조금만 지원하면 회생가능하고 금호산업도 갑작스런 부채 때문에 어려운 것이지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은이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뿐 아니라 FI들을 압박하는 역공을 취하는 것도 기업구조조정의 주축을 자임해야 할 국책은행으로서 취할 운신의 폭이 극히 좁은 숙명과 큰 연관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