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30대그룹 총수들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갖고, 대기업들의 투자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재계 신년인사회에서도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경제회복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30대그룹 총수들은 이미 올해 초 300만개 일자리 창출에 합의한 상태다.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주문으로 각 그룹사별 방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현대차, 실적증가분 반영
그럼 주요그룹들이 예상하는 올해 투자규모와 고용확대는 어느 수준이 될까.
일단 주요그룹 총수들이 이날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보다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올해 투자와 채용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혔고, 이수빈 삼성 회장은 올해 국내투자 26조원, 1만9000명 채용을 약속했다.
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1만여명을 채용하겠다고 했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올해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올해 1조2000억원 투자와 2000명 채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총수들의 계획이 속속 발표되면서 각 그룹사들 실무진들도 바빠지게 됐다. 어느 계획보다 총수들의 말 한마디가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재계 서열 1위의 삼성그룹은 공식적으로 아직 올해 투자나 고용 계획에 대해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수빈 삼성 회장은 이날 "올해 국내투자 26조원과 1만9000명 채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향후 신성장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상태여서 실적분을 반영한 투자나 고용확대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 정책에 협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그동안의 그룹 행보를 놓고 보면, 이 대통령의 주문에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아서 투자와 고용을 더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적으로, 이미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는 세종시에만 2015년까지 고용인력 1만5800명, 총 투자비용 2조500억원을 기준으로 잡고 있고,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용인원을 2020년까지 대폭 확대하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현대차그룹도 올해는 투자나 채용규모를 다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구 회장이 이날 직접 나서 "취업률을 높여야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지난해 호실적으로 인한 그룹 전체적인 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현대제철 등 주력 계열사들에 각종 현안이 쌓여 있어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게 현대차 내부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은 회장님 얘기만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 아니냐"며 "정확한 투자나 채용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호실적분을 반영한 수준에서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LG·롯데 "투자 및 채용 확대"
SK그룹은 내부적으로 지난해보다 투자나 채용규모를 소폭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한 상태다. 다만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은 지난해보다 늘리겠지만 정확한 투자규모를 공개하기는 경영상황이 녹녹치 않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단기 경영이 지속되는 만큼 한해 투자규모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R/D와 시설투자 등은 작년보다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투자와 채용규모를 각 계열사별로 집계해 이를 토대로 올해 기준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SK그룹은 하반기 800여명을 채용하면서 2008년 동기대비 20% 이상 증가한 채용규모를 보였다.
SK그룹 관계자는 "채용 부분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그룹 상황을 봐서 확정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LG그룹은 올해 적극적인 투자와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1만여명을 채용하겠다고 이날 약속했다.
특히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59조원의 경영계획을 발표한 상태여서 고용문제는 구 회장이 약속한 인원보다도 다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그룹 내부는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1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상황에 따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환율이다. LG그룹이 올해 사업기준으로 잡은 환율이 1150원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인재영입 등으로 회사 중장기 전망이 밝다"며 "올해 사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만, 회사 핵심역량인 R&D, 브랜드, 디자인 분야 투자는 지난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롯데그룹도 투자와 채용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이날 "올해 8800명의 신규인력 채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0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투자규모도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 투자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며 "세부적인 투자비중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상·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1500명 채용했는데, 올해는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재계의 올해 투자는 지난해보다 16.3% 증가한 87조150억원, 신규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7만9199명에 달할 것이라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