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7일 연속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110원대까지 급락했다.
지난주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150원이 붕괴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7일 동안 50원 가까이 급락하며 거침없이 추락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0원 하락한 1119.80원으로 거래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지난 2008년 9월 17일 1116.00원 이후 약 16개월만에 최저치이다.
또 장중으로는 1125.00원에 출발해 1115.50원까지 급락, 이 역시 지난 2008년 9월 17일 1115.00원 이후 약 16개월 최저치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급등했던 시간을 보내고, 사실상 리만 사태 이전으로 회복했다.
실물 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주가와 외환보유액 등 외화유동성에 이어, 환율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이전으로 복귀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급락은 역외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연초부터 원화강세에 베팅한 역외세력은 강도 높은 달러 매도공세와 함께 크로스거래를 통해 강력하게 원화절상 압력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최근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도 환율 하락 재료들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1100원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역외세력의 변화 감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등을 고려할 때 급락세는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 손병두 외화자금과장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투기적 거래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면서 "정부는 이를 바로 잡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여드레만에 1600억원 가량의 주식 순매도로 전환했고, 달러선물시장에서도 1만5000계약을 순매수하며 열흘만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감지됐다.
이에 따라 최근 급락 이후 외환당국의 조치가 나올 여지가 있는 가운데 당국의 NDF 조치와 더불어 외국인 주식 매매 및 외환시장에서 어떤 역외세력이 어떤 태도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원/달러 환율 7일간 50원 급락...왜?
원/달러 환율의 최근 급락세는 역외세력이 그 중심에 있다.
역외세력은 국내경제의 빠른 회복세, 재정건전성 등 펀던멘털 대비 원화 저평가에 주목하며 원화베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방법도 다양하다. 글로벌 달러 강세시에는 크로스 매도 기회를 통해 원화 베팅에 나서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한 후, 매수한 달러로 원화를 되사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올해 초 급락은 국내요인이 크게 부각됐다"며 "여타 이머징 통화에 비해서도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세, 재정건전성, 원화 저평가 등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선물의 정미영 팀장은 "지난해 말 엔/원 크로스 매도에서 시발된 원화 매수 흐름이 지난 주말 달러화 상승이 추가적인 크로스 매도세를 이끌고 있다"며 "원/달러 1150원, 엔/원 1250원, 유로/원 1660원 하향 돌파로 최소 엔/원 1200원, 유로/원 1590선까지 역외의 원화절상 베팅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최근 급락과 관련해서 중국 수출 급증에 따른 위안화 강세 요인이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가 중 외환시장에 개방된 국가는 실제로 한국밖에 없어 위안화 및 아시아통화 강세 요인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이 집중 타겟이 되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날까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하락압력을 높이고 있고, 여기에 최근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 발표로 원화 강세 재료가 있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외환당국의 개입이 이전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개입강도가 이전에 비해서는 약화됐다는 평가다.
외환시장의 한 참가자는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어느 정도는 용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전체적인 원화강세의 흐름을 막는 정도는 형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원/달러 환율, 추가하락 지속되나?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추가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외세력의 투기성 거래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는 1100초반까지 추가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어는 정도 급한 하락은 마무리됐다는 관측이다.
우선 이날 외환당국에서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당력한 조치를 시사함에 따라 어느 정도 시장 안정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역외세력의 공격적인 매도세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추가 급락세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원정환 대리는 "역외행태를 보면 투기적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원/달러 환율도 1100원 초반까지는 열어놔야 하 것 같다"며 " 하지만 지금까지는 외환당국이 스무딩이었는데 강력하게 나올 것을 배제할 수 없어 이 정도 레벨 수준에서는 역외에서 숏커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에서 오늘 최근 매도 패턴과 달리 옵션베리어를 깨려고 공격적으로 팔았다"며 "깨진 이후에는 포지션을 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역외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최소한 관망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업체의 네고가 일반적인 수준만 나오고 당국이 일정부분 역할을 해주면 급락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펀더멘탈 개선 등을 고려할 때 달러화 약세가 더 급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하락속도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높아질 수 있으며, 단기 되돌림이 나올 경우 1120~1130원 수준으로 되돌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산업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100원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오상봉 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0년 경제전망 국민 대토론회'에서 '2010년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라는 주제 발표문을 통해, 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경제의 회복 지속을 전제로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초 1,500원대 후반까지 급등한 후 최근 1,100원대로 하락했고, 환율 하락 속도는 2009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해지면서 2010년 연평균 1,100원 내외수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상봉 원장은 주요변수로 ▲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 ▲ 정책당국의 개입 수준 ▲ 국내외 증시의 랠리 지속 여부 등을 꼽았다.
그는 또 엔/달러와 위안/달러 환율도 소폭이나마 하락해,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쟁국 대비 고환율 효과는 상당 정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렇지만 오 원장은 "올해 환율이 하락하면서 작년보다는 환율 효과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엔화나 위안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것으로 보여 환율 효과는 어느정도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