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이연호 기자]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대폭인지, 소폭인지, 누가 물러나고 누가 올라설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삼성그룹 연말연초 인사를 두고 내부 관계자가 손사레를 치며 한 말이다. 그만큼 비밀유지가 철저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누구든 섣부른 예상이 어렵다.
◆ 이재용의 '뉴 삼성' 맞춤 인사는?
삼성그룹은 현재 인사개편을 위한 논공행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의 다가올 연말연초 인사발령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일단 그룹 안팎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승진인사가 관심사다.
삼성특검의 영향으로 백의종군하고 있는 이재용 전무가 이번 연말, 혹은 연초 인사발령에서 부사장, 혹은 사장급 승진을 할 것으로 조심스런 전망을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있었던 삼성그룹 인사에서 이재용 전무 체제를 위한 대대적인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지난 1월 '2009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2명과 사장 승진 12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11명 등 총 25명 규모의 대폭적인 최고위 경영층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삼성특검 이후 옛 전략기획실 핵심 인사 대부분이 고문직이나 비중이 높지 않은 계열사로 내려가고 이윤우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조직개편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뉴 삼성은 곧 '이재용 시대'라는 해석을 내렸다.
이 전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뒤 21년간의 강력한 오너경영을 통해 삼성 내부에서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조(兆)' 단위의 순이익을 실현시키며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특히 삼성 계열사의 수출총액이 국내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삼성은 단순한 기업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다.
그 뒤를 이어 새로운 삼성의 시대를 예고하는 이재용 전무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전 회장은 삼성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순히 '오너 경영자' 이상이다. '이건희' 이름 석자가 바로 존경받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얘기다.
때문에 '포스트 이건희'로 삼성의 미래를 이끌 이재용 전무의 인사발령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대목. 더구나 강력한 오너 리더십이 필요한 우리 기업 현실을 감안하면 이재용 전무가 하루 빨리 그룹 경영 전면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재용 전무 역시 삼성특검 등 각종 소송이 마무리된 뒤부터 대외활동에 부쩍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이재용 전무가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는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승진과 함께 전자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이동하거나, 삼성전자에서 주요 직책을 맡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용 전무에 대한 인사발령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은 '포스트 이학수'가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이 전 회장의 최측근 거리에서 현재의 삼성그룹을 이룬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당연히 새로운 삼성의 출발에는 이재용 전무와 손발을 맞춰 그룹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포스트 이학수 모델이 필요하다고 그룹 안팎은 보고 있다.
◆ 최고 경영층 인사, 소폭? 대폭?
연말, 혹은 연초에 이루어질 삼성그룹 인사는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까.
우선 올해 초 전 계열사적인 대폭적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이동 폭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계열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시현한 만큼 기존 경영진에 대한 대규모 유임의 명분이 높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 시현이 예고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질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이런 전망과는 반대로 이번 역시 대규모 인사개편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청사진으로 제시한 '신사업 위주의 조직개편' 공언이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
삼성은 비전 2020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분명히 했고, 이런 구도의 인력 새판짜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또한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사실상 전면 해제한 삼성이 계열사 및 사업부 통폐합 등의 사업 구조 개편을 실시할 경우 이에 따른 대규모 자리 이동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례로, 삼성이미징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전자로의 흡수합병설 등이 꾸준히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어서 이에 맞는 경영층 자리이동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증을 높이는 부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사장단 인사를 12월 중, 임원 및 조직개편을 1월 중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작년, 재작년에도 (12월로) 당기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전무와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의 동반 승진 가능성도 재계의 관심이다.
이재용 시대에 발맞춰 3세의 본격적인 경영일선 전진배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부진 전무와 달리 계열사 보유 지분율이 떨어지는 이서현 상무의 급부상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삼성그룹이 유례없는 글로벌 불황 속에서 집중에 의한 효율적 의사 결정과 장기적 관점의 책임경영이 가능한 오너 경영 체제를 이번 연말연초 인사를 통해 어떻게 풀어낼지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