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가 계속될수록 운용사들의 생존전략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본연의 의무인 '수익률 제고'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그동안 '아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고수익률에 상응하는 고객 만족에 있었다.
2001년 출시 당시부터 유명세를 탔던 '디스커버리펀드'의 경우 단기간 경이적인 성과를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어모았다. 당시 증시가 13% 가량 급락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수익률 -5% 수준에서 선방하는 등 하방경직성이 강한 펀드로 평가받았고 그 결과 초기 1년 수익률에서 86.46%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선전에 힘입어 디스커버리는 3개월은 물론 6개월 수익률 순위가 상위 1% 이내에 드는 기록을 세웠고 이러한 실적은 '펀드=미래에셋'이라는 공식을 일반화시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최근의 성적을 보면 예전의 명성은 온데간데 없는 듯하다.
'디스커버리'의 3개월 수익률과 6개월은 각각 3.91%와 12.69%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1개월 수익률에서는 -4.48%를 기록 중이며 장기투자로 볼 수 있는 2년간의 수익률에서는 -22.51%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 수익률 상위 펀드 목록에서 미래에셋의 이름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주식형펀드 10위권에서 미래에셋의 이름은 모습을 감춘지 오래다.
순자산 300억 이상의 펀드 중(11/2일 기준) 1년 수익률에서 가장 많은 수익률을 낸 것은 칭기스칸 펀드로 명성을 얻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운용으로 무려 71.22%의 성과를 기록했다. 뒤이어 알리안츠운용과 한국운용이 각각 60.18%, 56.44%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또 KB자산운용 49.95%, 신한BNPP자산운용 46.73%, 하나UBS자산운용 43.83%, 우리자산운용 42.46% 등이 차례로 상위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을 향한 구애공세를 공격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1.05%를 기록, 30위권 안팎까지 밀려난 상황.
미래에셋운용이 수익률 경쟁에서 밀리면서 똑똑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상품별 성적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20위권에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한국투자섬성그룹펀드'를 포함한 7개의 상품이 순위에 오르면서 최다 히트작을 기록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삼성투신운용도 '삼성스트라이크', '삼성밸류2', '삼성배당주장기펀드' 등이 선전하는 분위기다.
그외 신영자산운용, 신한BNPP파리바자산운용 등의 상품들도 상위권에 링크되면서 수익률 경쟁에 본격 가담했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 속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예전의 명성은 뒤로 한 채 '집토끼(기존고객)' 지키기조차 숨가빠하는 모습이다.
◆ 수익률 악화에 등 돌리는 투자자
문제는 이러한 수익률 경쟁력 약화가 곧바로 투자자들의 이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들의 자금유출입 현황(11/3일 기준)을 보면 주식형펀드로 총 243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오히려 163억원이 빠져나가 가장 큰 폭의 자금 이탈이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유출규모가 슈로더투신운용(108억원 유출)과 JP모간자산운용(84억원 유출), 유리자산운용(72억원 유출) 등을 월등히 앞서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1700p 돌파 이후 조정 장세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유출세가 감소한 10월 이후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금이탈현상은 '논스톱'이다.
자금 유입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B자산운용으로 10월 이후 1322억원이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의 일반주식형펀드는 18개에 불과한 수준으로 타사대비 많은 상품을 내놓는 편은 아니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어서는 최근 선전하고 있는 한국투신운용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는 양상으로 1282억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투신운용도 436억원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6057억원이 여전히 이탈, 유출세가 지속되고 있다. 총 23거래일 중 자금이 순유입된 날은 불과 2일로 각각 28억원과 2억원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마이너스로 일관했다. 회사안팎에서 경계심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위에서는 지적한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을 쏟아낸다.
한 애널리스트는 "2007년 버블 이전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의 명성은 거의 신드롬 수준이었지만 최근 수익률 악화 등으로 예전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수익률이 뒷받침되니까 입소문을 통해 투자자들이 미래 상품에 몰리는 현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의 운용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스타 펀드 매니저들의 이직이 많아지면서 안정적인 운용에 실패,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의 독식이 더 강했었지만 최근 한국투신운용이나 KB자산운용 등 경쟁사들이 수익률 전쟁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미래에셋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초창기 대비 더 많은 상품과 더 전문화된 투자결정 프로세스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진을 보이고 있음은 미래에셋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고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는 한 해외펀드와 관련해 운용능력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은 "홍콩 부동산 투자로 최소 1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며 비합리적인 운용을 지적했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측은 "전매로 인한 손실 116억원을 감안해도 여전히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며 자기방어에 나서기도.
이같은 미래에셋자산의 약진은 운용사 자체의 여진 뿐 아니라 최근 미래에셋증권 주가에서도 직·간접적으로 반증하고 있어 내부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래저래 운용 능력을 둘러싼 안팎의 걱정과 비판이 쏟아지면서 자산운용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대표는 매일 가시방석에 앉아 과거 영화를 찾기위해 고심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