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정책당국의 예금금리 안정 및 자금 중개기능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왔다.
또 은행권 역시 시중 부동자금을 중장기 예금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단 지적이다.
27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최근 시중자금의 흐름을 보면 은행예금이 큰폭으로 증가하는 반면 자산운용사 수진은 감소하고 있다"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우에 대해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집중현상'이나 시중자금의 '중장기화' 등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집중이 약화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3월 이후 경감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VIX지수는 지난해 11월 20일 80.9에서 올 3월 31일 44.1로 그리고 이달 22일 22.2로 빠르게 내려왔다. 한국 CDS 프리미엄 역시 지난해 10월 27일 700을 기록했던데 비해 올 3월 31일에는 327.7로 이달 22일에는 97.7로 급락했다.
하지만 은행예금은 8월부터 9월까지 29.1조원(월평균 14.6조원) 증가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31.1조원(월평균 4.4조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28.4조원 증가(월평균 7.1조원)한데 비해 5월부터 9월까지는 41.9조원 감소(월평균 -8.4조원)했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에만 자산운용사 펀드에서 18.3조원이 이탈하는 등 수신 감소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전 수석연구원은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예금확보 경쟁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금융위기 당시 국내 금융기관들은 원화 및 외화유동성 확보에 주력했으며 그 결과 한시적으로 고금리 예금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은행은 24.9조원의 저축성예금을 유치했으며 평균 예금금리는 2007년의 평균 5.01% 보다 1.26%p 상승한 6.27%였다.
하지만 이 자금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 또 은행들은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며 재유치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증권사(CMA) 등이 은행과 수신 경쟁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예금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다만 전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은행예금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들어 자산운용사의 단기자금 순 유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어 은행예금으로의 이동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기존 고금리 은행 정기예금 규모도 지난해 10월 이후 급격히 감소하므로 추가적인 예금 유입 압력도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물론 MMF 수익률이 은행 저축성예금금리나 증권사 CMA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단기자금의 추가 이동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점도 다른 원인이다.
전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가입한 경우 해외펀드의 손실 최소화 및 원금회복 등의 이유로 자금을 환수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장기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올해 초 이후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 차익실현 등의 목적으로 투자 자금을 환수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 자금 유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큰 손실을 경험한 후 주가회복 조짐에 따라 환매하는 경우가 많으며, 국내펀드는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 수석연구원은 "예금금리가 상승세로 반전된 상황에서 정책당국은 시장금리의 상승 속도나 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결정은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 사이의 예금 유치 경쟁이 지속될 경우 예금금리가 추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사이의 상관계수는 0.96으로 나타나 예금금리 상승이 시차 없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됨을 알수 있다.
전 수석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시장금리 안정에 중점을 두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완화될 때까지 금융위기 당시 시행했던 금융시장 안정조치들을 유지하면서 신용위험 경감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는 중장기적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해소되면 완화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정책적 보완이 불가피하단 판단이다.
전 수석연구원은 "금융권의 자금중개기능이 저하된 현 상황에서는 총액한도대출이나 보증한도 확대 등 기존 지원조치들을 유지하면서 기업자금 경색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잠재부실을 제거함으로써 신용위험을 경감하고 금융거래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은행권은 시중 부동자금을 중장기 예금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일정금액 이상의 예금잔액을 유지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장기예금에 대한 유인을 강화하고, 금리 이외에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시중자금을 유치하는 비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역점을 둬야 한단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