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출구전략 시기 상조' 발언과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산업활동동향 덕분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추석선물을 받았다는 우스갯 소리가 들릴 정도다.
또 8월 광공업생산이 시장 예상보다 다소 낮아지면서 경기 회복에 탄력이 다소 떨어지는 듯하고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어 채권 매수가 강하게 붙고 있다.
10월 이후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 등 수급 사정이 나름 괜찮은 수준이고 한국은행도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혀 연말까지 긍정적인 모멘텀이 유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여전히 10월 이후 금통위에 대한 부담이 있고, 최근 '부동산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 있다'는 국토해양부 장관의 발언에서 보듯이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감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부동산 과열을 금리인상으로 막는 것은 '나이브'(Naive)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강력한 DTI 등 미시규제나 주택공급 확대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월 2.6조원 수준으로 2006년 '부동산 광풍기' 때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비록 경기회복을 위해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해야 하지만, '유동성 홍수'에 따른 버블 양산 가능성에 대해 당국 역시 경계를 풀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9월 이후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고 외국인 국내 주식채권 등 포트폴리오 투자 증가 가능성으로 자본수지 역시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유동성 과잉'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10월 이후 연말까지 시야를 둔다면, 경기 회복 속도, 국내외 과잉유동성, 외화유동성 증가에 따른 환율 급락, 부동산 가격 버블화 가능성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당국의 변화 여지를 탐색하면서 큰 흐름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되 작은 파도는 누리는 흐름을 채권전략이 될 것으로 보이며, 환율 하락 속도 확대에 따른 원화 강세 전략도 주식시장 조정과 맞물려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국고채 금리 하락, But CD금리는 지속 상승, 7개월 최고 재경신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최종수익률을 4.39%로 전날보다 8bp 내린 수준에 마쳤다. 국고채 5년물은 4.81%로 3bp 내렸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08.84로 23틱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만2149계약을 순매수해 이날 채권시장의 강세를 견인했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일제히 매도로 대응했다. 증권은 4709계약을 매도했고, 은행도 5332계약을 털어냈다. 투신과 연기금도 각가 18계약과 672계약 매도로 맞섰다.
91일물 CD금리는 연일 상승하며 7개월 최고치를 다시한번 경신했다. 이날 종가는 2.75%로 전날보다 1bp 오른 수준이었다.
◆ 이명박 대통령, "출구전략 아직 이르다"...채권 금리 하락세 선회
이날 채권시장의 초반 분위기는 가볍지 않았다. 8월 광공업 생산 발표를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은 잔뜩 움추리고 있었다.
추석연휴를 앞뒀다는 것도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다. 주식시장도 전날의 강세를 어이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의외의 호재가 나왔다. 작년 광우병 파동으로 사과 발언을 한 이후 1년 3개월만에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이 출구전략 논란과 관련해 "지금은 아직 이르다"고 말한 것.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G20 한국유치 국민보고를 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을 하고 있지만 아직 출구전략을 짜기에는 이르다"고 단언했다.
또 이는 각국 정상들의 공통된 견해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이르다는게 정상들의 이야기"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시장금리는 광공업생산 발표를 앞두고 상승했던 부분을 되돌리기 시작했다.
◆ 8월 광공업생산, 시장컨센서스 하회...경기 회복탄력에 의구심
여기에 오후 1시 30분 발표된 산업생산활동 지수는 채권시장에 확실한 기운을 불어어넣었다.
월말 지표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했을 뿐아니라 투자관련 지표가 계속 부진했음을 보여줬다. 건설·기계수주는 전년동월비 위기수준으로 회귀했고, 소비회복의 자생력을 상징하는 내구재 판매부진도 계속됐다.
뉴스핌이 12명의 국내외 금융권 소속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광공업생산 예측 컨센서스는 전년동월비 2.3% 증가, 전월비 0.8% 감소였다. 그렇지만 이날 통계청의 발표는 전년동월비 1.3% 증가, 전월비 1.2% 감소였다.
통계청의 윤명준 산업동향과장은 "선박이나 자동차 대규모 업체들이 휴가기간을 작년보다 길게 가져가는 등 불규칙 요인이 작용하며 8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대비 감소했다"면서 "그렇지만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전월대비 6개월 연속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 전체적으로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한 계절조정으로 봤을 때도 출하 감소세가 지난달에 이어 연속 두달 나타난 것은 향후 경기회복 탄력을 강하게 의심케 하는 재료라는 분석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재고는 급증세를 보였다.
대우증권의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9.0%로 상승 추세 지속 중이나 전월비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둔화되는 등고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행지수 고점 형성 이후에는 전월비 플러스 상승률 유지가 가능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유진선물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출하 부진 속에 재고만 다시 쌓이는 악순환은 아닌지 추세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 고점이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은 듯하다"며 "선행지수 구성지표 전반적으로 전월비 반등탄력 둔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역조건, 건설/기계 수주는 8월 이후에도 역주행할 가능성 높다는 지적이다.
◆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기존 스탠스 재확인...주가 하락으로 매수세 득세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됐던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는 기존의 한은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였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세 강조한 듯 했지만 경기회복이나 금융시장 안정을 감안한 통화정책 역시 계속할 것을 피력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입장이 지난 금통위보다 유화됐다"고 분석하고 이를 채권강세의 재료로 진단했다.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이날 금리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통안 2년물은 전날보다 10bp가 내리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금리가 많이 올라 절대금리 메리트가 부각된데다 플레트닝 베팅이 되돌려지면서 급락세가 나온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고 5년물 이상의 중장기물은 상대적 약세였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5년물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이란 의견이 보인다.
유진선물 정 애널리스트는 "단기물 금리도 대체로 안정양상 되찾는 듯하다"며 "MMF환매가 주춤해진 가운데 장초반 외환시장 개입 어렵단 소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한 채권매니저는 "산생이 좋게 나옿것이란 루머가 있어 매도했던 주체들이 있지만 대통령 발언으로 이를 감기 시작했고, 실제 안좋게 나와 낙폭이 커졌다"며 "주식이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이 반사익을 누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채권시장 향후 변수는? 금통위 부담, But 경기속도 대통령 발언 주목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강세장을 점치는 모습이다. 금통위라는 부담이 남아있지만 금리인상을 논하기 어려울 것이란게 시장의 분석이다.
경제지표의 상승이 지속된다 해도 전월대비는 감소세를 보였고, 환율이 안정되면서 물가상승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어보인다. 대통령의 발언수위가 높아지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광공업생산이 전월비 하락했지만 경기회복세는 유효하다는 설명이 되레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지속하기 불안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개선되려면 내수가 살아야 하는데 출하지수는 감소세를 보였고, 선행지수 증가세 둔화나 설비투자의 지지부진한 모습은 나아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10월 채권시장 다소 안도 분위기, 연말까지 수급 긍정, 부동산 버블 경계
그래서인지 4/4분기의 시작인 10월 채권시장 전망은 조금은 가벼워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박스권 장세의 연장이지만,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돼 있어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금리에 대한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까지 불안은 지속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과도하게 반영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어디까지 되돌려지느냐가 관전포인트"라면서 "1년안에 금리를 인상한다해도 현재금리는 매력적이라 저점매수가 편해보인다"고 말했다.
성장동력이나 추가성장률 등을 고려했을때에도 금리인상이 막상 시작되면 3년물 금리가 4%근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단 설명이다.
연말까지 지표수급이 나쁘지 않고, 글로벌 지수에 본격편입하게 되면 외국인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단기물은 많이 빠지기 어렵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한편, 그는 "부동산 시장과열 지속으로 CD금리상승을 용인한 측변도 있지만 3% 이상으로 가면 문제가 심각해질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오르는 것을 정부가 보고만 있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