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민간 연구소와 글로벌 컨설팅사에서도 발빠르게 올해와 내년 환율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국내 연구기관들은 올해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100원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고,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경우 4/4분기 환율 수준을 1150∼1185원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4/4분기 환율을 1180원으로 예측하고 내년엔 113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환율 전망치로 각각 1140원과 1150원을 제시했다.
국제 금융컨설팅회사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2011년께엔 9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국내 외환전문가들도 글로벌 달러 약세기조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으로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단기적으로는 1180원, 4/4분기까지 11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글로벌달러 약세 지속 여부, 당국 개입 수준, 수급과 국내외 증시 랠리, 돌발 악재 등이 원/달러 환율 수준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환율 1200원 붕괴 배경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 속에 급등락을 지속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6일 1597원까지 급등하며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에 1200원대로 하락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1200원이 붕괴됐다.
지난 5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300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1200원대 박스권 흐름을 지속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하락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연일 연저점을 돌파하고 지난 23일에는 11개월만에 1100원대에 진입했다. 종가 기준으로 23일 기록한 1194.90원은 지난해 10월 1일 1187.00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이 같은 환율 급락세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 국내 달러화 유입 확대, 외국인 대규모 자금 유입 등으로 설명된다.
유엔이 신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달러 금리 급락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출현도 달러화 약세에 일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의 회복 기대감 고조 및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역수지 흑자 및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투자 자금 유입이 원/달러 환율 급락에 기여했다.
8월 무역수지 흑자는 17억 달러, 9월에는 45억달러 흑자가 전망되고 8월 말 외환보유액은 2454억6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9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며 코스피시장에서 5조3500억원을 순매수했다.
◆ 원/달러 환율 저점: 단기 1177.00원, 4/4분기 1152.50 전망
뉴스핌이 국내 금융권 외환 딜러 및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단기 및 4/4분기 원/달러 환율 저점을 조사한 결과, 단기저점 최저는 1170원, 최고는 1180원으로 전망했다. 또한 4/4분기 저점 최저는 1150원, 최고는 1160원으로 관측됐다.
단기적으로는 추가하락시 전저점인 1180원선, 4/4분기까지는 1150원선이 외환전문가들이 예상한 컨센서스였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금융변수들이 리먼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만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고 무역수지 흑자, 증시 외국인 순매수 자금 유입 등 달러공급 우위 상황에서 하락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외환당국에서 속도조절 차원에서 매수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최근 원/달러 환율 패턴이 급격한 하락보다는 좁은 레인지를 형성하며 밀리고 있다는 점에서 전저점인 1180원선에서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우리선물의 변지영 연구원은 "당국에서 레벨하회시 매수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기본으로는 1190원 정도가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지만 글로벌 달러 하락세가 지속되면 118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업은행의 배성학 과장도 "글로벌 달러 약세기조가 환율하락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전저점인 1180원 정도까지 하락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통산 100원 단위의 선이 무너질 경우 통상 상하 20원 가량의 하락 여지가 생겨난다"며 "기술적으로도 단기 및 중장기 이평선이 모두 역배열되면서 하락추세가 강해져, 현재 상황에서 1180원선까지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시티은행 류현정 부장은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서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환율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연말 1150원 정도까지는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 달러약세+당국개입 수준 '변수'남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거스를 수 없는 시장에서 관측하는 대세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글로벌달러 약세 지속 여부, 당국 개입 수준, 국내외 증시 랠리 지속 여부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4/4분기 역풍 가능성 등 돌발악재도 원/달러 환율의 예상 밖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변지영 연구원은 "9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50원 이상 급락했다는 부담감도 배제할 수 없다"며 "따라서 글로벌달러 약세가 어느 정도 진행될지, 당국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개입할지가 추가하락에 있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달러약세가 과도하다는 점, 4/4분기 조정 가능성 등이 변수로 작용하며 1200원 회복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하나금융연구소 장보형 연구위원은 "달러가 추세적으로 점 더 떨어질 여지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달러약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어 1200원 회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위원은 이어 "전체적으로 달러공급 우위, 리스크 개선 등 외환위기 이전으로의 정상적인 되돌림 과정이지만 시장환경이나 국내 경제여건이 아직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다"라며 "올해 연말까지 1150원 정도까지는 트라이가 가능할 것이지만 4/4분기 역풍 가능성도 있어 기조적으로는 1150~1200원 정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현정 부장은 "9월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 여부와 국내외 주식시장 랠리가 지속될 것인가도 환율 하락에 있어 주요 변수"라며 "돌발악재 출현시 1200원 초반에서 20~30원까지 반등하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