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농협이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이 성공하면 모든 시중은행이 해외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특히 이달에는 공기업들의 발행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이미 발행했거나 예정인 금액은 합하면 3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35일룰'에 따라 지난해 감사보고서의 효력이 이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공기업들이 해외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
최근 해외채권 발행은 부족한 자금을 모집한다기 보다 단기화된 자금구조를 중장기화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여기에 국가신인도 제고의 효과도 누릴수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해외채권시장에 한국물 과잉현상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이에, 향후 발행은 수급 차원에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한국發, 해외채권 '쏟아진다'
16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발행된 해외채권 규모는 28억달러다.
지난 8일 수출입은행은 5.5년만기인 달러표시 글로벌 채권을 L( 리보)+297bp에 15억달러 발행했으며, 한국가스공사는 10일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완료했다. 또 한국전력공사는 14일 5년만기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수협도 15일 3억달러 규모로 발행에 성공했다.

▲하반기 해외채권 발행 현황
한국수력원자력공사는 이미 지난달 10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5년 만기 해외채권 10억달러를 발행했다.
아울러 최근 각각 2억7000만달러와 8억달러어치 해외채를 발행한 바 있는 한국석유공사도 7월 마지막주에 해외채권을 발행할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이보다 앞서 채권발행을 시작했다. 올 상반기 대부분의 은행은 해외채권 발행을 마친 상황이고, 농협과 우리은행이 채권 발행을 위해 대기중이다.
농협은 이르면 10월 7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발행을 목표로 수시 채권 발행 프로그램인 MTN(Medium Term Note)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16일까지 홍콩과 싱가폴, 런던 등 아시아 및 유럽 등지를 돌며 논딜로드쇼(Nondeal roadshow)를 진행한다.
◆ 한국물 인기 지속될까?
해외채권시장에서 한국물의 반응은 뜨겁다.
한전의 경우 지난 13일 투자자 모집을 시작하고 바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췌장암 발병소식, 미국의 20위권 금융기관인 CIT그룹의 파산 신청설 등 암초를 만났다. 하지만 한전은 미 국채수익률 기준으로 한국물 달러화 채권중 절대금리로 가장 낮은 수준인 T+355bp수준에서 채권발행을 성공했다.
지난 10일 발행을 완료한 가스공사의 경우 한국물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발행금액의 12배에 이르는 60억달러의 청약자금이 몰리는 등 해외투자자들의 호응이 뜨거웠다고 전해졌다. 금리수준도 최초 가이던스보다 낮은 수준인 T+390bp였다.
하지만 한국물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해외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가산금리가 하락하는 수준이 정체되는 느낌이라는게 한 시장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한국의 CDS프리미엄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단 리먼사태 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갔다기 보다는 어느정도 되돌림 과정 중에 잠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실제로 15일 발행완료된 수협의 해외채권의 경우 금리수준은 T+425bp였다. 수협의 신용등급과 글로벌 인지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집계된 투자자금은 13억 달러로 발행금액의 4배가 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발행된 한국물에 몰렸던 자금이 10배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금리를 끌어내리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중 한국의 해외채권발행이 많았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아시아지역에서 발행된 채권은 425억달러 수준인데, 그중 한국물은 200억달러가량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해외시장에서 한국물의 일드레벨이 상대적으로 매력있기 때문에 한국물은 그간 인기를 유지할수 있었다.
문제는 이 메리트가 예전같이 못하다는데 있다. 원화환산 수익률이 연초보다 많이 떨어졌는데, 이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원화채권을 사나 외화채권을 사나 비슷한 수익률을 가져온다 는 얘기다.
더구나 채권을 사려는 쪽도, 발행하려는 쪽도 어느정도 올해 예상한 포트폴리오를 채운 상황이라 금리를 끌어내리는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좀더 계획성 있게 해외채권발행에 나서야 한다는게 전문 가들의 조언이다.
SK증권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이미 발행할 만한 곳은 다 발행했고, 살사람들도 다 샀다"며 "이제부터는 여유를 두고 접근하는게 바람직 하다"고 조언했다.
수급의 양쪽 사이드가 급하지 않은 만큼 적정한 가격선을 타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가산금리수준도 그랬지만 펀더멘틀 측면의 회복도 빨라 상대적으로 한국물에 대한 메리트가 있었다"며 "아시아쪽에서 우리나라가 해외채권발행이 조금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수요쪽도 한국을 좋게 봤고 우리나라도 거래가 안 되는 것보다는 금리를 더 줘도 거래하는게 낫다는 판단으로 해외채를 발행했다"며 "실물부문에서도 외화수급이 좋아지는 등 서로 윈-윈하는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