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래로 지표금리인 국고 3년물은 3.5~4.0%의 박스권을 유지하며 좀 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패닉상태를 보이며 한때 4.3%대로 급등했다. 금융완화기조가 바뀔 거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시장참가자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음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이런 타이밍에 맞춰 세계은행(World Bank)가 세계경제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당장이라도 금융위기,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기대가 우려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시장금리가 빠르게 내려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6월 금통위에 과도하게 반응했던 부분에 대한 되돌림일뿐 추세적인 상승 또는 하락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변화에 의한 쏠림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 시장금리 하락, 본격화?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국고채 5년물은 지난 23일 4.7%로 거래를 마치며 금통위 전날인 10일 종가(4.78%)를 밑돌았다.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 4.6%에 진입했다.
한때 4.30%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11%까지 내려섰다 .
금통위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등세를 보였었지만 다소 과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된 영향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앞질렀던 부분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나아진 경제지표가 없었음에도 시장참가자들은 막연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휩싸였던 터였다. 정책당국에서 아무리 '아직 모른다'는 의견을 보여도 기대는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법. 생각만큼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자 시장참가자들은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게 자명함에도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세계은행의 비관적 전망이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참가자 들은 다시금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등했던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하면서 "금통위의 인식변화로 금리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된 만큼 상향된 박스권내의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방향이 아직은 모호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심리로 좌우되는 시장인 만큼 금리의 추가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참가자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쏠림현상이 나올경우 금리가 빠르게 내려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가 바뀔까 말까 한 상황에 미국 증시가 많이 빠지자 안전자산선호심리가 강화됐다"며 "주식이 추가로 상승세를 보이지 않으면 채권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의 추가하락으로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 시장참가자들이 롱(매수)쪽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어, 더블딥까지도 불러올수 있다는 지적이다.
◆ 더블딥은 아니겠지만.."금리, 추가하락할 수도"
물론, 더블딥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블딥은 지금보다도 상황이 더 안좋아짐을 의미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만일 미국이 다시한번 공격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해 달러약세 및 원자재가격 상승을 이끌고, 이에 경기회복세가 꺾인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경기회복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신용위기였음을 감안할 때 대형은행이 추가로 문을 닫을 가능성은 없기때문에 예전과같은 수준의 어려운 시기는 다시는 안올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는 전망이다.
금통위 직후 지나친 급등은 저가매수의 메리트를 부각시켜준 데다 금리인상을 조기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단기 금리의 비정상적인 스프레드는 필연적으로 금리하락을 이끌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장단기 금리차를 이길만큼 그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근거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채 3년 금리와 기준금리는 평균 30bp안팎의 차이를 보이는데 현재는 200bp이상 벌어졌다"며 "국고3년기준 금리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국채 3년 기준으로 4%의 하향이탈을 시도할 것"이라며 "4%가 금리하락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0%의 하향이탈시 3.8%까지도 내려갈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시장금리가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이겠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신동수·서향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유동성 조절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의 시중자금이나 자산가격 흐름을 고려할 때 아직은 유동성의 역기능에 의한 통화정책기조변화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보고서는 "다만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4/4분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4/4분기 이후에는 한은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금리는 추세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