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운용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국을 경험하면서 유동성과 현실성의 가치를 뼈저리게 재확인했다. 선진모델 구축이라는 장기비전(Vision)이 슬로건이나 단기 주입식 옮겨심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다시 알게 됐다. 이제는 자기생존에 몸부림치던 최악의 위기를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충전하는 시기를 거쳐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됨에 따라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바탕으로 금융 겸업화와 현선물·파생시장의 교차, 금융상품의 다양화 등 시대흐름에 걸맞는 위상을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수익성 기업규모 사업모델 등 구조적 토대를 재정비하고 인적물적 자원의 지 속적인 훈련과 재배치의 자기혁신을 현실적합성 수준에서 찾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에 앞서 증권운용업계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엄중한 자세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시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책유동성에 따른 반등의 혜택이 다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차세대 통합시스템으로 내부화하고 다양한 상품과 고품격 서비스로 새롭게 단장해 가야 한다.
이에 뉴스핌은 창립 6주년을 맞아 금융위기와 돈맥경화를 타개하기 위한《2008 증권업 불황탈출 전략》과 《2009 신년大기획: 돈이 돌게 하자》에 이어 《2009 자본시장법 시대 경영전략》을 화두(話頭)로 대한민국 금융자본시장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생동감 있는 추진력을 보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최적의 핵심역량을 배양하고 성장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새로운 자기모델을 잉태하려는 증권운용업계의 다채로운 자가진단과현안과제를 도출하고 핵심전략을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주》

[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하이투자증권의 최대 강점은 자산관리영업이다. 중형사에도 불구하고 수익증권 판매는 업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외환위기 등 숱한 금융위기 속에서 여타 금융회사들의 몰아부치기식 캠페인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 위주의 안정적인 영업전략을 꾸준히 구사한 결과다.
투자신탁회사로 출발한 하이투자증권은 과거 수도권에 3개 대형 투신사와 더불어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지역에 5개 투신사가 있을 당시 부산을 기반으로 시작했다.
인천의 신세계투신과 광주의 한남투신 등 투신사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줄줄이 문을 닫던 시절 하이투자증권은 푸르덴셜그룹 등 외국계로부터 되레 투자 유치를 받으며 위기를 넘겼고 이후 CJ그룹으로, 그리고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오너는 바뀌었지만 여타 회사들과는 달리 공적자금 한푼 받지않고 독자생존의 길을 걸어왔다.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회사의 현 수준에 대해 "대우사태와 SK글로벌, 카드사태 등 예기치 못한 외부충격으로 경영권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영업에 매진한 결과"라고 풀이했다.지난해 현대중공업으로 대주주가 바뀌었지만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다. 경영진의 대거 변동이나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등도 거의 없었다. 그룹에서도 대표이사와 임원 1명을 보내는 등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기 보다는 기존 골격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플랜을 구사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이 현재의 하이투자증권의 안정적인 전략을 지켜나가게 하는 원동력인 셈이다.
◆ 자산관리 전통 강자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자산관리부문이 대형사들과 어깨를 견주게 된 것은 무엇보다 투신기반 증권사라는 점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부산 영남지역을 영업기반으로 세를 확장하던 제일투신에서 1997년 제일제당(현 CJ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증권업을 런칭해 CJ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고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하이투자증권이 됐다.
증권사가 운용사를 거느리는 일반적인 형태와는 반대로 투신에서 증권으로 확장한 하이투자증권은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관리영업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수익증권 수탁고(6월2일 기준)는 11조 7000억원. 증권업계 판매사 기준 5위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으며 고공행진을 할 때 여타 금융회사들은 날개돋친 듯 펀드를 팔아댔다. 고객들도 펀드가입을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증시는 급격히 악화됐고 펀드 수익률도 꺾였다. 여기저기서 고객들 민원이 줄을 이었고 분쟁도 확산됐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에는 별다른 후폭풍이 없었다. 펀드가 잘 팔릴때도 무리하게 펀드판매를 밀어부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승배 마케팅본부장은 "외국계의 교육방식대로 정해진 룰에 의해 상담을 하고 판매를 해왔다"며 "엄선된 추천펀드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팔았으며 특정상품에 올인하지도 않았다"고 전해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점 직원들의 업무 또한 증권업무와 투신업무가 명확하게 나뉜다. 물론 지금은 교차판매라는 중간단계를 거쳐 장기적으로는 통합을 지향하지만 무리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꾸준한 교육을 통해 서서히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 펀드 워닝시스템 등 시스템 강화 주력
하이투자증권은 펀드영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시스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의 펀드 상담역량을 높이기 위해 매주 2회의 화상연수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영업직원이 증권과 수익증권 상품을 모두 취급할수 있도록 교차판매 능력 배양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직무 교차교육을 통한 단계적인 방법을 구사한다.
투자자들의 수익률 제고와 효과적인 관리시스템도 개발중이다. 지난해 주식 채권 환율 등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펀드내 편입자산 부실화에 따른 환매연기, 기준가 오류 등의 문제를 인지하고 펀드별 수익률 및 판매좌수, Knock IN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전산으로 체크할 수 있는 '펀드 워닝시스템'이 그것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평균수익률 대비 하락률이 큰 펀드에 대한 점검이 용이해져 고객 민원발생을 사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불완전판매 방지와 리스크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감사팀의 정기감사와는 별도로 준법감시팀이 수시로 영업점을 방문해 문제가 될 만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있고 신상품 출시 및 펀드관련 제도 변경 등의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화상연수 시스템을 이용한 실시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고객 신분으로 가장해 고객들이 받는 서비스의 수준을 파악하고 직원들의 응대태도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도 수시로 실시한다.
◆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본격화'
투신역량을 바탕으로 자산관리형 종합증권사로의 성장을 모색하던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성장동력을 새롭게 마련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꺾이면서 가시적인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서태환 대표는 "든든한 백그라운드 자체가 도움이 된다"며 "현대중공업의 특성에 맞게 선박펀드를 만들 계획이며 그룹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나 자금조달 기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