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똑같이 재정적자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이기에 안전통화로서의 달러화 신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 간주돼온 미국 재무증권에 대한 매력이 크게 상실되면서 미국 국채시장은 급락했고, 덩달아 뉴욕증시와 미국 외환시장도 약세를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4개월래 최고치까지 급등했으며 심지어 이날 악재의 진원지가 된 영국 파운드 역시 달러화 대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주 내에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급등할 것이란 일부 전망을 소개했다.
우선 올해 초 달러/유로가 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주장을 내놓은 도이체방크의 비랄 하페즈(Bilal Hafeez)가 그 전망치에 도달하는 시기가 올해 여름 정도가 될 것이며 목표 환율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전망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인베스텍(Investec)의 외환 펀드매니저인 타노스 파파사바스(Thanos Papasavvas)는 “중기 전망으로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올 여름까지 달러/유로가 1.5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은 다소 과한 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하페즈의 전망이 나온 뒤 연초 1.40달러 선까지 올랐던 달러/유로는 3월 초순에 1.25달러 밑으로 추락하는 등 그 전망이 착오인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유로존 은행들의 동유럽 손실 위험 노출 우려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유로화를 추가 매수하기는 힘들게 했고, 최근 달러/유로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등락하는 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다시 1.38달러 선을 돌파했고, 레인지 상단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커졌다.
하페즈는 “투자자들이 유로/달러 추가 상승 가능성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우리 전망에 동조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만한 부정적인 요인들은 상당 수준 누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사실상 제로(0%) 수준이며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연준의 최근 경기 판단이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쪽으로 변했다.
이런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매수세에 힘입어 달러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미국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즉 인플레이션 발생 위험이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고 미국 국채의 단골 고객이었던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미국 재무증권 매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우려사항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촉발됐던 달러화에 대한 대규모 안전자산 매수 흐름이 일부 반전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투자자들이 점차 수익률을 찾아 호주나 뉴질랜드 달러 또는 일부 신흥국 통화들 같은 위험통화 자산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이제는 하루하루 짧게 등장하는 위험 회피 흐름으로는 이전처럼 달러화 강세를 이끌 정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
미툴 코테차(Mitul Kotecha) 칼리옹의 글로벌외환전략가는 "미국 증시의 약세가 더 이상 달러화의 지지 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달러 약세 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배경 하에 도이체방크 외에도 모간스탠리가 달러/유로가 연내 1.5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일본의 노무라은행 역시 달러/유로가 연말까지 1.5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하페즈는 유로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교역가중치 면에서 보자면 유로화 가치는 그렇게 많이 오른 것도 아니며, 재무증권 매수세가 중단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면 강한 달러화 정책이 등장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그럴 정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그는 "달러/유로가 1.50달러 선까지 간다고 해도 당국의 강한 반응은 나올 것 같지 않고, 따러서 환율은 1.60달러 선에서 새로운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