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중 업체에 몰린 발주 상당수 취소 우려 제기
- 추가차입 절실하지만 등급↓ 금융권은 팔짱만
“발주취소현황이 예상보다 양호해 보이지만, 조선사들 말 못할 사정있다.” – 수출입은행 양종서 박사
“취소는 기자재물량 보면되는 데 작년 엔진주문취소가 회사마다 조단위다.” – 한국기업평가 정상훈 수석연구원
조선산업의 속앓이가 겉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 금융계와 신용평가사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분석은 글로벌금융위기가 업계의 어려움을 촉발시켰을 수는 있지만 이미 산업내부에서부터 불황의 조짐이 싹트고 있었다는 분석까지 한다.
◆ 선박금융 호전시기 ‘예측 불가’
지난달 31일 한국기업평가 주최 ‘조선산업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박사는 “조선산업은 선박금융경색과 세계경기하강이라는 양면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선박금융이 언제 호전될지는 “현재로서 전망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대부분의 선박금융기관들이 신규 금융제공을 중단한 상태고, 향후 상황도 전세계 경제 및 금융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선박금융시장은 지난 2007년 930억달러에서 작년 700억~800억달러로 급속히 위축됐다.
선박금융은 지난 2002년 평균 140억달러에서 5년만에 6배 이상 급성장했으나 포르티스, ING, BNP파리바, RBS, 시티, JP모건 등 선박금융을 제공하던 상위 10개 금융기관 가운데 6개사가 구제금융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제금융을 받지 않은 4개사가운데 스미토모를 제외한 노디은행, DnB NOR은행, HSH Nord은행은 모두 유럽계로 최근 부각된 동유럽발 국가부도설에 따른 서유럽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면 이들 은행도 장담 못해, 선박금융시장 전체가 최악에 빠질 시나리오도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위축은 선박건조대금의 20%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 80%를 선박금융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던 조선업체에게 유동성위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금융권 자체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선박금융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 3분기 이후 발주취소 물량 증가할 것
국내 조선업체들은 현재로서는 그간 받은 선수금으로 자금압박을 피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멈춰선 선박수주가 지속될 경우 유동성 압박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선박 수주도 “현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문제는 수주중단만이 아니라 수주취소에도 있다.
아직까지는 작년과 유사한 생산량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도 선주들이 선수금이 많이 지급된 상황에서 취소하기가 어려워 진행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3분기 이후 취소 물량, 지연요청 물량 등이 늘어날 것이란 것이다.
한기평 정상훈 수석연구원은 “수주취소현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지만 기자재현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며 “엔진관련회사인 현대중공업 두산 STX 등 3개사의 작년 연중 취소가 각각 조 단위였다”고 말했다.
역산하면 그만큼 조선의 발주취소가 엔진납품도 취소시키므로 실제 선박발주 취소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설명이다.
◆ 중소조선사가 가장 큰 타격
중소조선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007년 벌크선 대란시 신생조선사가 진입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생산시설을 완비하기도 전에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게 돼서다.
여기에 기존 수주 벌크선 마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해양플랜트 수요로 인해 위기극복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양종서 박사는 “금융경색이 해소돼도 컨테이너선, 유조선, LNG 시장이 동시에 침체될 것으로 보이는 2016년까지는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이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린 곳.
대우조선이 지난 97년부터 투자한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2005년 이후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흑자전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 조선소와 STX조선의 중국 대련단지는 신규수주 동향과 기존에 발주한 수주물량의 취소 가능성 이 모니터링 포인트로 꼽혔다.
그간 확장전략을 편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조선업 시황과 경쟁강도, 위기대처 능력, 다른 조선업체와 차별화 여부, 투자비용의 안정적 조달능력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기평은 또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조선업체의 경우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물동량 감소, 선복량 과잉 우려, 선박금융시장 마비 등으로 조선업체들은 정상 수요마저 급속도로 위축되는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며 "개별 업체들은 자신들의 현황과 향후 대응방안을 신평사를 포함한 시장참여자들에게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