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함께 실적 역시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70년 만에 최대 랠리를 기록한 미국 증시가 급격히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자 기사를 통해, “1/4분기 순익 결과가 암울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금융시장이 악재에 대비가 되었다고 해도 70년래 최고의 4주간 랠리를 보인만큼 실망 장세가 전개될 여지는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실제로 지난 8년 간 경험으로 볼 때 어닝시즌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는 것을 적시했다.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Bespoke Investment Group)이 2001년 중반부터 모든 어닝시즌 결과를 조사한 결과, 시즌 개시 첫날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마지막 날 매도할 경우 거의 27%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발표 첫날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들은 평균 7.1%의 수익률을 거뒀다.
더욱이 지난 4주간 다우지수가 약 21%, 1938년 이후 최고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주식시장 랠리가 급격히 진행됐음을 감안할 경우 이번 어닝시즌 기간 동안 주식 매도에 베팅에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 최근 어닝시즌, 증시 성적표 나빴다
최근 두 차례 어닝시즌에서 S&P50지수는 각각 8.53% 및 9.32% 하락한 바 있다. 이번 1/4분기 어닝시즌은 7일 알코아의 실적 발표로 개시되며 월마트의 5월 14일 실적 발표와 함께 6주간의 일정을 마치게 된다.
톰슨파이낸셜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P50 주요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37% 급감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더구나 조사가 개시된 1998년 이래 처음으로 S&P500내 10개 업종의 전년대비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가 랠리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지난 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좋느냐 보다는 기업들이 내놓은 향후 실적 개선 전망 여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Federated Investors)의 린다 뒤셀(Linda Duessel) 증시전략가는 "기업들이 이미 나락으로 충분히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 랠리는 일부 거시지표의 개선과 기업 경영자들의 향후 실적 개선 기대 발언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 3월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들은 1월과 2월에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언함으로써 최근 증시 랠리를 촉발했다. 다만 3월엔 다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시인해 1/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S&P500의 금융기업들은 전년동기비 40%의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 1/4분기만큼 또는 그 이상 악화된 수준이다.
반면 긍정적인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생산과 주택 그리고 부동산과 제조업 관련 경기지표들도 미국경제가 적어도 안정되고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때에 다른 부문이나 업계도 주문이나 선적 등의 동향으로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조짐을 보인다면 최근 시장의 낙관론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노던트러스트(Northern Trust)의 짐 맥도날드(Jim McDonald) 수석투자전략가는 “기업들이 실제로 향후 전망에 대해 예상과는 다른 발언들을 내놓는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아직 엇갈린 기업들의 신호
이런 점에서 아직은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 특히 KB홈즈나 레나 등 주요 주택기업들은 올해 남은 기간 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대형 우량기업들의 실적이나 향후 가이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원자재와 에너지 그리고 공업 등 글로벌 수요 변화를 잘 감지하는 기업들이 주목된다. 이들 기업의 순익은 각각 전년동기비 81%, 57% 및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전망과 관련한 발언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P 500의 올 영업이익 전망치는 2008년의 주당 49.49달러보다 26%나 많은 수준인 62.36달러로 나타났으나, 이는 기업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본격적인 어닝 시즌 돌입을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순익 결과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인 상태라, 실제 결과가 예상치보다 양호할 경우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4주간 증시가 거센 상승 흐름을 보여 왔음을 감안할 경우 그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앞서 뒤셀 전략가는 "1/4분기는 최악의 실적 결과들 중 하나가 될 것이지만 이후에는 상황이 개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면서도, “만약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S&P지수는 600~660선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