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권한을 강화하고 시중은행들의 자본여건을 확대하는 등 금융 규제 방안을 포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는 가능하면 오는 4월 2일 G20 정상회담 전에 대책을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주말 G20 회담에 참석한 티모시 가이트너(Timothy Geithner) 재무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협의된 개혁 어젠다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차후에 다시 금융위기가 발발하지 않도록 규제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 연준, 포괄적 감독기구로 위상 강화될 듯
이번 계획에는 연준이 경제전반의 리스크를 감독하고 해결할 권한을 부여하는 새로운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으며, 또한 대형은행들에 대한 자본비율 규제 강화와 규제당국이 도산위기에 처한 대형 금융기관들을 인수하는 권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그 동안 모기지채권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대규모 베팅과 같은 구조적 위험의 징후를 파악할 단일 금융 규제기관이 없었다는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재무부는 초대형 헤지펀드 감독하는 권한 등 연준의 새로운 권한 범위를 확실히 규정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이다. 연준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 서비스 규제에 대한 각주나 연방 기관들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논쟁의 불씨만 키울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과거에도 여러 번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곤 했으나, 본격적인 추진에서 실패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1년 전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시절에는 이 같은 시도가 금융 위기가 발발하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의회와 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본격적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급결제 감독 개선, 자본규제 강화
재무부는 지급결제 시스템을 감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개선할 방침인데, 이 역할을 연준이 담당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급결제 시스템에 대해선 별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이는 은행간 자금 흐름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은행들은 영업 자금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해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재직 당시에도 이 시스템의 감시체제가 부족하다고 큰 우려를 표해왔다. 그는 베어스턴스(Bear Sterns)와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가 어려움에 처한 것도 자금이 고갈됐기 때문으로 보았다.
지급결제 시스템의 감시 강화를 위해선 파생상품 거래의 절차를 진행하고 감독할 중심 기관의 설립을 필요로 할 것이다. 파생상품 청산소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을 대량 운영하는 데 실패해 거의 도산직전까지 몰린 AIG 같은 사태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규제 강화가 이뤄지면서 주요 금융기관들에 대한 자본여건 강화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호기일 때 자본축적 비율이 낮은 현 규정과는 달리, 오히려 호기일 때 더 많은 자본을 쌓아 유사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도산할 경우 금융시장에 위협이 될 만한 금융기관들을 직접 인수할 권한을 규제기관에 부여하는 방안도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선, 연준에게 맡겨야 한다는 입장과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을 선호한다는 입장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가이트너 장관은 정부가 모든 금융상품들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갖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범위에는 모기지 대출, 신용카드 등과 연계한 소비자보호법의 강화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과 FDIC,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을 합쳐서 소비자 보호법을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법무장관이 국영은행을 기소하는 방안과 정부가 은행 경영진의 보수 제안을 요구할 수 있는 방안 등 일부 조항들은 추진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
또 새로운 규제 개혁 방안의 구체안까지는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부가 미국 경제를 구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의회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이트너 장관은 다른 국가들과 공조노 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수위 차이 등 개별국의 상황에 맞는 금융규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