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銀 고금리 발행 후순위·하이브리드채 독으로 돌변
- 저축銀 수신금리 6%면 고객이탈 불가피 "6개월이 고비"
- 정부가 금융의 적인 도덕적 해이 조장·시장혼란 지적도
“초저금리로 유동성위기를 넘겼냐구요? 지금 독버섯이 자라고 있어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2.5%)까지 내리며 경기부양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금융가에선 또 다른 부실을 불러올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만든 ‘초저금리 우산(雨傘)’은 대출금리인하로 여신을 늘려, 시중에 돈이 돌게 할 수있지만, 우산을 제공하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수신기관은 역마진에 수익성 하락, 수신감소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후순위채권 발행후에 나타난 저금리로 역마진과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악화”를 걱정하고, 저축은행들은 “8%가 넘는 고금리로 조달한 게 한달전이라 수신이탈과 역마진은 불가피하고 PF부실 해소과정에서 나타날 파급효과와 결합해 6개월안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불안에 떤다.
◆ 시중은행, 수익성 악화 두려움 커져
시중은행들은 BIS비율 방어를 위해 작년 11월 후순위채를 7.7~7.8%에, 신종자본증권은 8.6~8.8%나 되는 고금리로 발행했다.
그런데 집중적인 채권발행직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대출금리 하락이 예고돼 있어 역마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이고, 5년 이내 상환금지 조건도 있어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발행금리는 변화가 없어, 대출금리가 낮아져도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NH투자증권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행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NIM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도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 등 고금리자금 조달에 따른 비용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대출·예금 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자금 확보도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구조조정과 유동성공급을 우선시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보다는 대출여력을 키우길 바라는 분위기다.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이슬람금융 세미나에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대비하기위해 자산과 자본을 모두 늘리는 방향으로 BIS비율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새로운 부실 촉매로 작용
수신금리 8%가 넘던 ‘고금리 시절’이 끝나자, 저축은행업계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4%대로 떨어지자, 이에 맞춰 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수신감소와 역마진이 두려워서다.
최저 기준금리로 대출금리인하가 예고돼 있고, 기존 대출자들이 저축은행의 고금리를 피해 시중은행으로 갈아탈 것이고 저축은행은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수신금리 인하로 예금이 빠져나갈 때다. 전국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7.84%를 정점으로 12월 이후 하락 추세로 전환, 12일 현재 7.23%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 9일 1년 정기예금 금리를 7.20%에서 6.70%로 0.50%포인트 인하했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도 12일 현재 7.00%로 한 달 새 1.50%포인트 낮추는 등 대형사 중심의 인하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저축은행 평균금리도 6%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대 금리’는 수신이탈의 시작점으로 업계는 본다. 저축은행의 고객층이 주로 이자소득으로 살아가는 장년층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6%대 금리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대의 금리에서 수신이탈현상이 나타났는데, 자금 미스매칭과 역마진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 구조조정과정에서 직격탄을 맞게 될 저축은행이 나오게 되면 불안해진 고객들의 이탈도 불가피하다.
실제 금융감독당국이 작년 12월3일 PF대책을 발효하자 유동성이 악화됐다가, 12월말에 이르러서야 회복된바 있다.
즉, 저축은행들은 기존 PF부실, 건설사 구조조정 및 유동성위기에서 초저금리로 인한 수신이탈, 역마진이라는 새로운 부실이 자라는 걸 어쩔수 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을 기점으로 6개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금융의 적(敵) 도덕적해이 부추겨
정부가 구조조정과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고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대출에 대해서 임직원의 책임을 묻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계대출의 채무재조정’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융의 적인 도덕적해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체이자를 줄여주다 보면 고객들은 원금삭감까지 요구하기 이른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탕감, 부채탕감이 공론화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도덕적해이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의 매커니즘은 박살 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