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 뚫려 추가 100~200원 상승 대비해야”
- 엔화 결제 비중 많아 “엔 환율 내려갈까” 관심
“무섭네요, 조만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데.”(중소기업 재무담당 K부장)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원에 육박한 19일, 연일 급등하며 어지러운 외환시장 못지않게 혼란에 빠진 중소기업들 외환 담당자들이 서울 신당동 뮤지컬하우스 한 홀에 가득 들어찼다.
‘중소기업을 위한 환리스크 관리방안’을 듣기 위해서다. 신용보증기금 창업성장지원부 인양수 팀장은 “당초 80명을 예상했는데 신청이 몰려 120명이 들어갈 공간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정밀기계를 수출하는 중소업체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K씨는 “환율이 얼마가 될 지 알 수 없어 겁난다”고 했다.
◆ 최악의 환율은 얼마냐
이날 ‘최근 환율 동향 및 전망’에 대해 강의에 나선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줄 곳 “정확하게 환율을 예측할 수는 없어도 1500원이 깨지면 100~200원 오르는 건 금방”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의 관심사가 거의 대부분 “환율이 얼마까지 오르냐”에 관심을 보여서다.
중소수출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A씨는 “당장 신용장을 개설해야 하는 데 지금 환율에 물건을 구입해야 하나?”고 “12월말에 전문가들이 내려갈 거라는 전망도 있던데….”고 했다.
이러자 다른 참석자는 “최악의 환율은 얼마냐?”고 물었다.
정미영 팀장은 “11월에 외화수요가 특히 많고 새로운 미국 정부가 출범에12월에는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있지만 특히 좋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1500원이 돌파하면 1600원, 1700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과 통화 스왑을 체결하고 유가도 낮아졌는데 “왜 변동폭이 크냐”는 질문도 나왔다.
자동차부품업체 대표 B씨는 “9월 환율이 1400~1450원 사이였을 때 정유사들이 하루에 3억달러씩 결제하면서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였는데 이젠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이고 달러수요도 줄어 변동폭이 적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 팀장은 “하루 평균 90~100억달러 거래되는데 과거에는 2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 하루 3억달 거래의 충격이 컸다. 무역금융이 차질을 빚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이 원화약세에 배팅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능력을 시험해보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도 했다.
중소기업들은 당장 환위험에 노출된 것도 걱정이지만, 3~4년은 내다보고 사업전략을 만들어야할 판에 예측할 수 없는 환율에 더 불안해했다.
◆ 엔, 주가 관심도 많아
달러대비 엔의 환율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정미영 팀장은 “외환시장 전체에서 엔화결제 비중은 10%도 안되지만 중소기업들은 (일본과 거래가 많아) 엔 환율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다.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우면서 엔케리가 발생하고 있다.
믿을 건 ‘엔화’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엔 가치가 초강세로 과거 엔화약세시기에 대규모로 엔화를 빌렸던 중기들은 되갚을 생각에 시야가 깜깜한 처지다.
정 팀장은 “달러당 900엔이 깨지느냐가 관심이다. 지켜진다면 내년에 100엔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석재 주간무역 외환전문위원은 “일본 기업들은 3월말 결산으로 이 때 해외투자자산을 회수해 달러와 엔이 급락하면 원화 환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안정 신호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소규모 수출업체를 경영하는 C씨는 “주식시장이 안정되면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봐야 하나”고 묻자 정 팀장은 “맞다”고 답했다.
희망적인 전망을 구하고자 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한 참석자가 “급등이 있으면 급락도 있지 않느냐. IMF당시에도 그러지 않았느냐”고 하자 정 팀장은 “지금은 세계경제가 불황이라 환율상승으로 수출이 늘고 외자가 급격히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헤지펀드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만 봐도 급격하게 외자가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