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입찰로 약세로 출발한 국내 채권시장은 이후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조정으로 약세폭을 확대하며 마무리됐다.
3년만기(8-3호)국채수익률은 전일대비 0.28%포인트 급등한 5.00%, 5년만기(8-4호)국채수익률도 같은 폭 오른 5.22%에 마감됐다.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64틱 급락한 108.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 당분간 유지)'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수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신용등급전망 뿐만 아니라 등급 자체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는 보도가 더해지면서 채권시장의 약세폭은 더욱 깊었다.
이미 오전부터 2조2000억원이 넘는 국고채 5년물 입찰과 3조5000억원의 통안증권 입찰 물량 부담으로 약세 분위기를 이어가던 채권시장은 피치의 이 같은 발표에 맥을 못추고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여기에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S&P)가 한국 은행권의 단기 자금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한 외신 보도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약세 심리는 더욱 짙어졌다.
금통위 이후 약세 분위기로 반전된 채권시장은 이 같은 재료가 더해져 약세폭이 더욱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연말로 갈 수록 채권 매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한은의 금통위에 대한 실망감,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전망 조정 등이 시장의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
은행채의 경우도 지난주의 네고 물량만 발행됐을 뿐 유통시장에서 거래 자체는 활발하지 않았다.
통안증권의 경우는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스왑과 연계한 물량을 쏟아놓을 것이라는 우려로 금리가 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됐고, 전반적인 채권시장 약세 분위기에서 금리가 오른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채권시장이 밀린 것은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조정 하나만으로 볼 수 없다"면서 "피치의 이 같은 발표에도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떨어졌고 주식, 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국채선물 20일 이평선 아래에서 출발하면서 불안한 기운이 있었던 데다 시장이 밀리면서 그동안 자금 사정에 여유가 생긴 증권사에서 로스컷이 나온 영향도 있는 듯 오늘의 약세는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은행채나 공사채 역시 한은의 조치로 매수세가 유입이 됐지만 이게 추세로 전환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 딜러는 "피치의 신용등급전망 조정에다 등급 전망 자체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잇딴 보도로 금통위 이후 위축된 채권시장의 심리가 더욱 악화됐다"면서 "한은의 은행채 매입 이후 시장의 자금 사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연말로 갈 수록 서로들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