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퍼지고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에 만연한 가운데 지속적인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은 우리 외환시장에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2.2%로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IMF의 경기침체 전망이 나온 데다, 아직까지 미국의 주택가격 조정이 덜 진행됐고 대량 실업이 예고되는 가운데 당분간 구조조정과 실업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국내 경제 역시 올해는 ‘MB노믹스’에 취한 정부의 6%의 과잉성장 의욕으로 제시된 성장률을 턱없이 밑돌면서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내년의 경우 적자재정을 편성하면서 10조원 이상의 재정지출을 확대해서만이 겨우 4% 성장을 달성할까 말까 한 경기침체 상황에 몰려 있다.
더욱이 이미 정부가 호기있게 주장했던 지난 3월 MB정부 출범초 35만명의 일자리 창출 목표를 20만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한 이후에도 일자리는 11만명을 겨우 턱걸이 하는 등 9월까지 7개월 연속 20만명을 하회하고 있다.
MB노믹스의 정책환경이 지난 8개월의 동안 ‘성장’에서 ‘물가’로, 그리고 ‘석유위기 극복’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상황으로 빠르게 바뀌었으나, 정부의 고용창출에 대한 기본철학이 ‘성장을 하면 고용된다’는 단순차원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어 속수무책으로 고용악화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
전세계 경제정책 공조가 성장을 추동하기보다는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입장이고, 이에 유동성 공급과 금리인하에 더해 재정지출 확대를 정책의 기본 잣대로 삼고 있는 상황을 수용했다면, 경기침체 상황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방어해 갈 것인지, 정부가 긴급고용안을 마련해 노사정 협의를 이끌어 내는 솔선수범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만 이같이 경기침체와 일자리 축소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엄중한 시절에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이 ‘종부세 위헌’을 도출하기 위해 ‘헌재를 사전에 접촉했다’는 의혹을 사서 여야 진상조사를 받는 상황에 몰린 것은 정말로 어이없는 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생각에서 여러 번의 실언과 정책실패가 있었지만 그래도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더 주자고 인내심으로 참고 있는 시점에서, 어처구니없이 황당하게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경제수장에 대해 시장은 물론 국민들도 더 이상의 신뢰를 보내기에는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된 것 같다.
외환시장 내부적으로는 외환거래량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제발 당국자들의 환율발언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연말까지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없고 외국인 주식 및 채권 순매도 등에다 외화유동성을 둘러싼 불안감이 상존해 위아래 변동성이 큰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국내 증시 불안감과 함께 연동돼 흘러가는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볼 때 증시 하락세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환율은 상승쪽으로 방향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정책에 대한 제반 여건이 탄탄하게 받쳐줄 경우 증시는 단기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있어 환율에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주에도 발견됐듯이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이 1300원 중후반대에서는 다소 강력하게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여 이 또한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금융위기 대책으로 다소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던 외환시장이 지난주 다시 변동성 흐름을 보이면서 이번주에도 위아래 방향성이 열려있는 확대된 등락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는 9일 오후 7시 48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이번주 뉴스핌 환율예측 컨센서스: 원/달러 환율 1234.00~1390.00원 전망
최고의 외환금융시장 인터넷통신을 지향하는 뉴스핌(Newspim.com)이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 딜러와 이코노미스트 등 외환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월 둘째주(11.10~11.14) 원/달러 환율은 1234.00~1390.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주 예측 저점 중에서 최저는 1200.00원, 최고는 1250.00원으로 조사됐다. 예측 고점에서는 최저 1340.00원, 최고 1400.0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1400원 부근으로 갈수록 매물대 부담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당국의 매물대 공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은 1200원선까지 물러설 수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우리은행의 박상철 과장은 "1300원 중후반 대에선 물량 부담이 상당한 모습이 보였다"며 "이번주 장세의 특징으로는 1250원선의 하방경직성이라고 봐야할 것이고 1230원~1250원 부근의 레벨이 지지가 되면 1200~1400원선의 레인지 봐야 하고 이 선 아래쪽이 뚫리게 되면 하향 안정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G 구제금융 여파 재차 부각?
지난 9월에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8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AIG가 재차 새로운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AIG의 새로운 구제금융 협상설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AIG는 오는 10일 3/4분기 실적 발표전에 결론을 내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G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쉽게 끝나지 않을 사안임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쪽은 여전히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신규일자리는 24만개 감소해 예상보다 약했다. 10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누적으로 1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실업률은 6.5%로 급등하면서 1994년 3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AIG 구제금융 재차 요청과 실물경제 공포가 시장을 강타할 경우 우리 외환시장은 다시금 급등락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다.
◆ 지난주 외환시장: 거래량 급감 속 변동장세 여전
지난주 외환시장도 변동성 흐름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았다. 상승과 하락을 오가면서 일중 변동폭이 최소 25.50원에서 73.00원까지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펼치고 있다.
거래량 또한 미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 전주 다소 늘어나는 기미를 보이던 흐름이 한풀 꺾였다. 지난주에는 은행간 거래량이 50억 달러를 넘어선 날이 전무했다.
주마지막 거래일에는 거래량이 주중 가장 적어지면서 변동성은 최대로 벌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당국이 1300원 중후반대에서는 적극적으로 종가관리에 나서면서 환율은 결국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우리선물의 신진호 연구원은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 마감하는 등 시장은 안정되는 모습으로 마감했으나, 장중 변동성이 매우 컸던 점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 이번주 최대 쟁점: 외국인 자금 이탈 언제까지
지난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에서만 7400억원에 가까운 주식 순매도 기조를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꺾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달사이에 1.25%포인트나 낮추는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고점 매도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CRS(통화스왑)레이트가 급락하면서 1년 만기 CRS레이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계은행들이 국내 채권을 매도하면서 달러를 가지고 나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CRS리시브는 많지만 CRS페이를 할 곳이 별로 없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한국은행이 3개월만기 FX스왑 경쟁입찰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는 있지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
FX스왑시장에서 1개월물은 -7.00원 부근에서 그다지 하락폭을 줄이지 못하면서 스왑시장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스왑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이 스왑시장 불안은 현물환율의 상승요인으로 꾸준히 작용하고 있다.
우리선물의 신진호 연구원은 "증시의 경우 연기금 등 기관 매수의 힘이 컸던 반면 위험 회피현상에 따라 외국인은 계속해서 주식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 조정에 따른 투신권의 역헤지 수요 등도 예상되는 등 서울환시는 다시 수요 우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한미 통화 스왑 체결 등은 공급 여력을 확대해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전체적으로 현재 외환시장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 멈추지 않는 한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환율 하락 의지가 강력하고 달러화 유동성 공급 우려감이 차츰 나아지는 상황도 보인다는 분석이다.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환율은 아래쪽으로 크게 내려서지 못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