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당선자인 오바마는 대통령 출마선언 초부터 많은 화제와 인생역전의 신화를 만들었다. 민주당 후보 경선때는 퍼스트 레이디 출신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성대결을 벌여 드라마 같은 극적 연출로 승리했다.
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본선경쟁에서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우열을 가름하기 힘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40대의 젊은 기수로 번영과 희망의 기치를 내걸어 표심을 잡았지만 흑인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정치경험 부족은 유권자에 쉽게 어필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반면 70대의 매케인 후보는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한 정치력과, 백인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두툼한 기반을 자랑했다. 선거전이 치열해 질수록 두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아무도 점칠 수 없을 만큼 백중세를 이뤘다. 각종 여론조사마저 엎치락 뒤치락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해 냈다. 인종차별의 넘기 힘든 벽을 허물고 미국의 지도자로서, 세계의 지도자로서 역사를 새로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적 입장을 감안하면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인간승리, 흑인대통령 탄생 등의 감상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오바마 당선자는 물론 민주당의 정강정책방향은 지난 8년 동안 미국을 이끌어 온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은 사뭇 다른 측면이 있다. 정부와 기업 등은 내년 출범할 오바마 행정부와 새로운 관계 모색을 서둘러 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한미 현안과제인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실시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오바마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한미FTA의 재협상을 암시했다. 예컨대 미국 자동차가 한국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점을 들어 자동차 부문에 대한 재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노동자이고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하강세에 있음을 고려할 때 한미간의 최우선 통상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이 어떤 식이든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당분간 금융위기와 그 후유증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쏟을게 분명하다. 비록 미국이 자유무역을 신봉하더라도 자국산업을 먼저 살리느게 순서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수준의 수입제한 조치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수출보조금이나 관세, 인위적인 환율조작 등을 통한 제품이 미국에 수출되는 한 엄격한 규제가 실시될게 분명하다. 이 같은 고전적인 수출장려책에 한국산 제품이 걸려 들 요인은 없어 다행이다.
다만 환경규제 강화와 섬유산업 등 일부 제품과 산업의 수출위축이 예상된다. 법률, 교육, 의료시장 등 미국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서비스시장의 추가적인 개방 요구도 쉽게 상정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미관계는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크게 보면 두 나라 정부의 정책방향이 진보와 보수로 이념적 차이가 심했던 까닭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한미관계는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서로 다른 이념이 엇박자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우려가 없지 않다.
지금부터는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이념과 정책방향을 꼼꼼히 분석해 한미관계에서 엇박자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미간에 불협화음이 발생한다면 우리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 번영과 희망의 비전을 제시한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은 한미관계의 새 지평을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