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금통위가 결정한 금리인하 폭은 예상을 뛰어넘는데다 임시 회의를 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통위는 9,11테러로 국제금융시장이 일시적인 혼란에 빠진 지난 2001년 9월19일 임시회의를 긴급소집해 당시 4.50%이던 기준금리를 4.0%로 0.50%포인트 내렸다. 지금의 우리경제 여건과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게 돌아가고 위기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우리경제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됐다고 금리의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를 내려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늘려 기업과 금융기관, 가계의 돈 줄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유도하자는 의도인 셈이다.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촉발한 국제금융위기는 우리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주가하락은 연일 지속되고 있고 원달러환율의 움직임도 매우 불안한 상태이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물론 기업들까지 외환과 현금등 유동성 확보에 사력을 걸고 있다. 이러다 보니 돈이 돌지 않는 시중자금의 동맥경화현상이 깊어 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와 투자위축이 더욱 심화해 우리경제를 더욱 곤경에 몰아 넣고 있는 양상이다.
한은의 이번 대폭적인 금리인하 조치는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고 부족한 시중의 유동성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용경색의 뇌관으로 잠재해 있는 은행채를 환매조건채권(RP)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조처함으로써 은행의 자금조달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은행채의 부담이 줄게 되면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CD)의 금리인하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계의 큰 부담인 주택담보대출금리의 동반인하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은이 이날 특단의 조치는 시중의 유동성 부적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돈을 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여건을 냉철하게 보면 금리인하 수단만으로 수습되긴 힘들다. 금리, 통화, 재정, 감세 등의 복합적인 정책수단이 동시 다발적으로 동원되어야 가능하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수습책을 하루속히 실행에 옮기지 않는 한 정책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정책수단이 실제로 실행되지 많으면 금융시장 안정이나 경기회복은 물 건너 가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현재의 우리경제는 심리적 요인에 기댈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금리인하 등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화는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물가불안은 대출금리상승에 버금갈 정도로 서민경제에는 큰 부담이란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