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한 증시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유동비율이나 당좌비율의 한계로 실제 상황보다 위험이 적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밖에 대차대조표에 들어나지 않은 위험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우선 지적한 것은 유동비율과 당좌비율 계산에 사용된 유동자산이나 당좌자산 가운데 상당부문이 정말로 1년 이내 현금화할지 의심스러운 자산이라는 점이다.
유동자산에는 현금과 단기금융상품과 같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뿐만 아니라 재고자산, 매출채권, 선수금 등과 같은 운전자본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대림산업의 운전자본 상당수가 위험이 커졌다는 거다.
대림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유동자산은 3조7882억원에 달하나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서 749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2조8766억원은 대부분 운전자본이다. 주요항목으로는 공사/분양 미수금 1조4329억원과 용지재고 9427억원, 선금금/선급비용/선급공사비 6162억원 등이다.
이들은 건설경기가 침체될 경우 회수 가능성이 의문시되는 항목이다. 특히 대림건설은 서울과 지방에서 아파트 공사를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들 자산의 유동화 가능성에 더욱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야심차게 추진한 뚝섬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토지매입금액만 4000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분양률 미미를 우려해 아예 분양에 나서지도 못하고 자금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동자산 가운데 회수가능성이 의문시되는 운전자본인 2조9515억원에 기타비유동자산에 포함된 운전자본 2721억원을 더하면 운전자본 총계는 3조2236억원으로 전체자산의 63%가 넘는다.
물론 건설업을 영위하는 이상 이러한 자산은 어느정도 가져가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전부 부실한 자산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들 자산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며 특히 올해들어 급증한 점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유동자산 중 운전자본은 지난해 말 3조1193억원에서 반년간 5940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19%가 넘는다.
부채가 늘어난 것도 지적됐다. 올해 6월말 유동부채는 1조7867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71억원 줄었으나 총부채는 3조2542억원으로 5601억원이나 늘었다.
송흥익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의 주장대로 3/4분기 차입금이 2000억원 정도 줄었다고 하더라도 신뢰성이 낮은 자산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많은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언제까지?
건설경기의 침체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끼친다. 대림산업의 경우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각각 3377억원과 30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19억원과 1187억원을 기록했지만 현금의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공사미수금이나 매출채권 등과 같은 운전자본의 증가 때문이다. 즉 장사를 해서 번 수익이 현금으로 바뀌지 못하고 묶이고 있다는 얘기다.
업종담당 애널리스트들도 3/4분기 영업현금흐름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드나 마이너스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보고있다.
대림산업 재무기획팀 관계자도 이에 대해 "미분양 문제 때문"이라며 "정부가 조만간 미분양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