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의 구제금융 방안이 통과됐으나 대외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들이 팽배한 데다 국내 환율 역시 40원 이상 폭등하면서 4% 이상 낙폭이 커졌다.
또 아이슬랜드의 금융위기 우려 속에서 미국 증시 급락 이후 아시아 주요 증시도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3~4% 이상 급락하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냉랭해졌다.
정부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고 시장안정을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다고 밝히긴 했으나 대내외적인 금융혼란이 국내 시장에 그대로 투영됐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구제책이 확정된 이후에도 금융과 실물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장중 환율이 급등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외환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 우선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여기에 해외쪽에서는 미국의 구제금융책이 본격 실행되면서 미국과 유럽이 동반 금리를 인하한다면 시장이 회복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희망은 버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 코스피 종가 1350선대로 급락, 1년 9개월만에 최저치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358.75으로 전날보다 60.90포인트, 4.29%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5.71포인트 하락한 406.37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7년 1월 10일 1355.79를 기록한 이후 약 1년 9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269.00원으로 전날보다 45.50원 상승한 1269.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2년 5월 16일 1269.80원 마감 이래 6년 5개월만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함께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2% 이상 급락한 1389.68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장중 한때 1351.72까지 급락하는 등 낙폭이 크게 확대되기도 했다.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2523억원과 1240억원을 순매도하며 급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4072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186억원의 차익매도와 2265억원의 비차익매수가 합쳐 총 2079억원 순매수다.
이날 12월물 코스피선물은 전날 종가보다 6.45포인트, 3.50% 하락한 177.95로 마쳤다. 기관과 개인이 2775억원과 160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3785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계, 철강금속, 건설 등의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가운데서 POSCO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등이 7% 이상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다.
◆ 예상보다 낙폭 심화, 환율 급등-달러유동성 불안이 증시를 짓눌러
이날 지수하락이 이미 지난 주말 미국시장이 구제금융책 발표에도 급락하면서 어느정도 예상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는 낙폭이 컸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의 조윤남 투자전략부장은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이 미국의회를 통과해지만 지난 주말 미국증시가 재료반영을 못하고 크게 하락하면서 아시아증시도 동반 하락했다"면서 "산업생산, 제조업지수, 고용지표 등이 악화되고 금융업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실물경기 악화가 장기추세로 구조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소장호 연구위원은 "아시아 증시의 급락과 실물경기의 불안이 주된 원인"이라면서도 "예상보다 하락폭이 컸던 것은 장중 환율이 폭등하면서 국내기업들의 신용리스크가 커진 것도 한 몫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어떨까.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부장은 "지난해까지 원화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부분이 있었고 올해들어 정부정책이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했다"며 "다만 연초기준으로 원화가치가 27%나 하락하면서 달러대비 하락폭이 가장 큰 것은 다소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중 부장은 "다만 하락까지는 환율이 어느정도에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달러 유동성에서 촉발된 위기가 원화 유동성으로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증시 안정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달러가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것은 부실자산에 대한 적확한 평가가 드러나지 않아 돈이 돌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부실자산을 평가하고 처분하면서 자금을 투여한다면 시장에 유동성이 돌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 있어, 환율안정이 급선무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추가하락의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신의 조윤남 부장은 "원래 4분기 혹은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주가반등을 기대했다"면서 "기대를 완정히 버린 것은 아니지만 지수 하단부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윤남 부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위쪽보다는 밑으로 추가하락 여지가 큰 상황"이라며 "지지선 구축은 크게 의미는 없다"며 단기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시장안정 기제를 찾는 데 초점을 뒀다.
삼성의 소장호 위원도 "시장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기존 전망보다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저점을 확인할때까지는 섯불리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시장이 안정되려면 단기적으로 환율환정을 최우선적으로 손꼽았다.
신영의 김세중 전략부장은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는 주식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정책공조를 통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의 소장호 위원은 "유럽과 미국의 동반 금리인하를 통해 달러 유동성이 개선된다면 시장을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영의 김세중 부장은 "구제금융이 본격화되면서 부실자산에 대한 처리가 시작되면서 유동성이 공급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금리가 동반 하락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꽤 클 것"이라며 "구제안이 통과된 이상 정책당국의 의지에 따라 상황이 빨리 개선된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