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변명섭 이기석 기자] 환율 급등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정부가 공기업의 해외차입을 전면 허용키로 방침을 바꿨다.
9일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공기업의 국내 달러 유입을 촉진해 환율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차원에서 공기업 해외 차입을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기업의 해외차입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는 등 창구지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올해부터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이어지자 공기업의 해외차입 규제를 풀어 달러화 유동성 확보를 원활하게 해보자는 차원에서 허용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책이 조속히 시행될 경우에 하반기에만 약 40억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돼 달러 유동성 문제에 숨통이 틔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공기업의 해외 차입 때 통화스왑 등 환위험 헤지 의무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과거에는 환헤지를 통해 달러 유입 효과를 일부라도 중화시키려 했지만 현 상황에선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방안은 외화자금 수급조절위해 검토했던 대책 중 하나였다"며 "이 대책은 제도개선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여서 정부의 의지만 확고하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정유업체에 대해 원유 결제대금을 지원하는 방안은 일단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현재 확실한 외화수급 개선 방안은 공기업 차입규제를 푸는 것"이라며 "정유업체 원유 결제대금 지원 방안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며 말을 아꼈다.
이밖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통해 구입한 선물환을 매도해 달러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과 파생상품을 이용해 역외에서 달러 유입량을 늘리는 방안, 수출대금을 일정기간 안에 국내로 들여오도록 하는 방안,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 폭을 일정부분 제한하는 방안, 달러 매입 거래 규모를 일정 선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안은 공기업 차입규제 완화"라며 "다른 방안 등은 검토는 한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시행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까지 정부는 "'공기업들의 해외차입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창구지도를 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환거래법 규정상으로도 사전 허락이 아니라 사후 신고만 하게 돼 있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상황이 좋지 않아 공기업 스스로 해외차입을 자제했다는 것이었다.
또 현재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아 기껏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정도가 차입을 해 왔고, 하반기 해외조달을 추진했던 우리은행이나 농협중앙회 등도 채권 발행을 최근 다시 연기했다.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발행 자체가 힘든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와서 공기업들의 해외차입을 허용한다고 해서, 과연 정부 기대대로 40억달러 가량의 해외차입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이나 농협중앙회 등이 해외조달을 연기한 상황에서 다시 공기업들까지 해외시장에 나갈 경우 한국의 조달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은 높아지게 돼 있어 조달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안하던 조달이 급증할 경우 대외리스크가 더욱 커질 염려가 있다.
오히려 제도개선이 필요치 않은 자금조달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규제적 방침을 거둬들이고 시장원리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감독하는 선에서만 나선다면,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정책 규제나 판단'에 따른 '시차 지연' 등에 따른 경영 오류가 덜 생기도록 공기업에 대한 감독은 하되 경영자율은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