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는 어떤 물건이 어느 시점에 시장에 나올지 구체적으로 예단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자칫 여러 매물들을 배회하다가 모두 놓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격과 시너지 창출 등을 감안한 최적의 물건에 역량을 집중해 성공시키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금은 민영화를 앞둔 매각 대상은행에다 HSBC로의 매각 성사가 불투명한 외환은행까지 잠재 매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의 경우 수신기반이 취약해 민영화 이후 수신을 보강해줄 수 있는 M&A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물이 쏟아지다 보니 어느 누가 이중 하나만 가져가도 대형화 효과가 극대화될 상황"이라면서도 "어떤 주체이건 현재 M&A에서 한 번 쓸 수 있는 돈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역량을 집중해 성공시키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여전히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접지 않고 있다. 또 개인금융에 비해 기업고객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IB업무의 다양화와 심화 필요성에 비춰볼 때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또한 매력적인 인수대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전반적으로 고객기반이 약하고 수신기반도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회사들의 규모도 크지 않아 우리금융처럼 네트워크와 수신기반을 갖추고 어느 정도 대형화도 된 은행과 증권사를 두고 있는 곳과의 M&A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대기업 등 기업고객 기반이 튼튼한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뿌리치기 힘들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방대한 중소기업 고객을 지니고 있어 IB업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은행 또한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대형화에 따른 민영화가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여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처럼 여러 짝짓기 시나리오가 난무한 상황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최선의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 없이는 자칫 M&A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민간은행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주주가 없어 장기적인 전략 부재, 대규모 M&A 결정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나타난다" 고 지적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구도로 낮아지는 이익률을 보존하기 위한 대형화 혹은 다각화는 전략적인 선택이 중요하다"며 "영속적인 지배주주가 없으면 신속한 전략적 선택이 어려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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