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IB 자산축소, 산은 추가투자 가능 "절호의 때"
취임 첫날 새로 판 명함을 읽어 본 기자들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총재가 아니라 은행장이라 찍힌 명함 때문이었다.
노동조합은 로비에서 신임 총재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시각, 임명장을 받은 직후 "민영화와 글로벌 IB 실현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지목한 기자들에게 신임 민유성 산업은행 은행장은 파격 명함을 건네면서 등장했다.
민 행장은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민영화를 차질 없이 끝내고 산업은행과 새로 출범하는 지주사가 국제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 2대 과제"라며, 바로 이 원칙과 기준에서 출발해 귀결 역시 같은 바탕을 굳건히 했다.
조직개편 가능성 같은 민감한 질문에 "이제 민영화 해야 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투자은행이 되려면 조직변화는 불가피 하다"면서도 정확하고 소상히 살핀 다음에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당면한 노조의 반발은 물론 장차 민영화의 주요 관문이 될 국회의 산업은행법 개정작업에 임하는 태도 마저 궤가 같았다.
"노조에 속한 분들이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운을 뗀 민 은행장은 씨티은행과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 리먼 브라더스 등 해외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그리고 국내 첫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을 거치면서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이어 "직원을 잘 알아야 대응을 잘 할 수 있고 산업은행 직원들과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당면한 명제들도 달성 가능하다는 생각을 마음 터놓고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다.
외부 인재 영입과 관련한 소신 역시 한 뿌리에서 비롯한다. "산업은행 인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뱅커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외부 인재를 영입하면 국제경쟁력 확보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대 국회 설득에 대해서도 "어떤 길이 국익에 이롭고 어떻게 하면 국내 자본시장 발전과 금융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진심으로 설득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행장은 산업은행의 현재와 미래 모두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IB에 몸 담고 있으면서 충분히 알고 있다"는 그의 평가는 "낙관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제경쟁력을 갖추기가 불가능 하지도 않다"고 못박았다.
"대우증권과 같은 국내 유수의 증권사가 함께 할 것이고 산은 만 보더라도 국내 금융기관 누구도 할 수 없었던 구조조정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고 PF금융과 파생상품 등 객관적으로 상당한 국제 경쟁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높이 샀다.
게다가 지금이야 말로 산업은행이 글로벌 IB로 발돋움하기가 절호의 때라고 그는 분석했다.
"글로벌 IB들은 그동안 자기자본의 30배 수준까지 레버리지를 늘려서 투자 등의 영업을 펼쳐왔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10배 수준으로 줄이느라 아우성"이라는 점에 착목한 논리를 폈다.
"예를 들어 3000에서 1000으로 2000을 줄여야 한다면 산업은행이 그만큼 노리고 들어갈 여지가 크다"는 이유를 댔다. "실제 산업은행의 레버리지 수준은 자기자본의 7배 수준 밖에 가 있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10배까지만 올리더라도 많은 기회가 확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신중한 리스크 관리는 필수"라는 그는 "지금도 직원들의 수준이 높은데 외부 전문인재를 보강하면 현재 여건은 산은이 글로벌 IB로 도약하는데 더 없이 좋은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스스로 "도전과 개척을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이제 산은 모든 직원들과 함께 민영화 모범사례이자 국제경쟁력을 갖춘 IB로 산업은행을 탈바꿈시키는 도전과 개척을 앞두고 있다.
당장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런던과 뉴욕의 기관투자가들에게 산업은행에 투자하면 왜 유망한지 감동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고 떠난다.
"국내 입장을 대변하는 논리 말고도 외국 IB나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쏙 쏙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야 그들이 자신 있게 산업은행의 채권에 투자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협력할 파트너로 산은과 함께 할 것이란 사실을 꿰뚫고 있다. 이같은 산업은행 마지막 총재이자 민영화 첫 은행장을 예비한 CEO가 이제 막 발걸음을 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