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창간기획] 2부 증권사 해외진출 현장을 가다
[베트남 호치민=뉴스핌 홍승훈기자] "열심히 영업한 회사는 손해봤고 그럭저럭 눈치만 본 곳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베트남에서 만난 국내의 한 증권사 법인장은 "요즘 상황을 봐선 아무래도 잘못 들어온 것 같다"며 이같이 푸념했다.
베트남에 투자된 국내 펀드규모는 1조 1000억원 수준. 주로 주식에 투자됐고 부동산과 유전 등에도 일부 들어갔다. 하지만 주식은 2/3토막, 부동산도 버블이 깨지는 형국이라 돈을 쏜 증권사들은 죽을 맛이다.
아무리 펀드형태가 폐쇄형이라지만 빗발치는 투자자들과 본사의 문의에 궁색한 변명도 한계가 있다. 한때 수익률이 60%를 넘겼던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지 오래다.
이에 반해 "버텨야 한다. 과거 해외진출시 뒷북만 쳤지만 이번엔 누구보다 빨랐다. 버티면 기회가 생긴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투자기회는 더 생긴다. 한국의 IMF체제 당시 들어와 차익을 실현했던 외국자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전투의지도 엿보였다.
결국 지금까지 투자해 손실을 기록중인 곳은 시행착오를 통한 값비싼 경험을 얻었고, 눈치만 보다 투자기회를 놓친 곳은 주식이던 부동산을 바닥에서 건질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 베트남시장 개척자 '골든브릿지'
베트남 투자의 한국계 개척자는 골든브릿지금융그룹과 한국금융지주다.
우선 숱한 시행착오 끝에 최근 현지 베트남 증권사인 클릭앤폰증권을 인수해 인력 등 세팅작업을 하고 있는 골든브릿지증권은 베트남내 한국 전도사라 할 수 있다.
최초 진출자인 만큼 시행착오도 가장 많이 겪었다. 최종 본계약 사인까지 끝내고도 결렬된 계약, 인수한 뒤 알게된 현지 증권사의 분식회계, 컨설팅과 자문을 해주고도 수수료 한푼 받지 못했던 경험들은 이후 진출을 시도하는 국내사들로 하여금 경계해야할 리스크 요인을 미리 각인시킨 역할을 했다.
골든브릿지의 강점은 자사의 성장동력이었던 구조조정, M&A, 부실자산 처리업무 등이다. 또 한국내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기업과 현지기업의 매칭 및 컨설팅 또한 골든브릿지가 주력하는 업무다.
골든브릿지는 매일유업의 하노이밀크 지분 확보에 대한 중개건, 성창중기의 호아빈건설 지분매입 및 사업진출에 대한 자문건, 포레스코와 제이스, 가로수닷컴의 베트남 투자건에 대한 컨설팅과 자문 등 여러건의 국내기업 진출을 매칭시켜주는 역할을 해왔다.
문구상 골든브릿지 법인장은 "지금은 증권사 세팅에 집중하고 있다. 하노이 본사 외에 호치민과 다낭에 각각 지점을 개설하는 등 현지화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베트남 시장 영향력 1위 '한국금융지주'
골든브릿지가 최초라면 한국증권과 한국운용은 베트남내 영향력 1위의 국내 금융기관이다. 일단 투자규모부터 단연 1위.
지금은 펀드수익률 악화로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그간 베트남내 깔아둔 인적 물적 네트워크는 이후 성장 가능성을 담보하는 보물이다.
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 조차 베트남 정부 당국자들과의 미팅을 현지 한국증권과 운용 사무소를 통할 정도로 정관계와 재계 네트워크가 확보돼 있다.
이런 한국금융지주가 현재 주목하는 사업은 중소형 인프라부문.
송범진 한국증권 베트남 사무소장은 "펀드투자로 베트남 현지경제에 기여했고 이를 매개체로 사업범위를 보다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또한 한국증권이 베트남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회사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여러가지 계획을 추진할 만한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국금융지주는 석유저유시설, 하역시설, 상하수도시설, 소규모 발전소 등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또한 공산주의 국가에서 개방되면서 사기업의 니즈, 즉 M&A이슈, 전략적제휴, 자금조달 등의 니즈에 대한 투자기회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한국금융지주도 최근 경제위기로 치닫는 베트남시장에 대해 일부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기회임을 강조했다.
송 소장은 "시장규모 대비 투자가 과했다는 것은 맞다. 국영기업 민영화 물량이 쏟아져나올 것을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타이밍상 맞지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버티면 된다. 펀드로 돈 한번 벌고 철수할 게 아니라면 지금이 기회"라고 역설했다.
◆ 역시 다크호스는 '미래에셋'
최근 베트남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베트남 최초 외국계 종합증권사로 등극한 미래에셋증권이 주인공.
싱가포르계열 증권사가 일주일정도 앞서 최종인가를 받았지만 이는 브로커리지업무에 한정됐다. 브로커리지 외에 언더라이팅, 자기자본투자, 파이낸셜 컨설팅 등을 할 수 있는 종합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외국계 최초다.
물론 미래에셋 또한 단기 수익을 보고 진출한 것은 아니다.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주식영업본부장은 "5년정도 잡고 들어왔다. 브로커리지는 시장케파가 아직 미미한 만큼 시장이 커지면서 같이 커가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 현지 리테일시장을 접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장기플랜을 밝혔다.
이에 미래에셋의 경쟁자는 한국계 증권사들이 아닌 현지 1, 2위 베트남 증권사들이 경쟁상대라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3월 최종 인가를받고 영업을 시작한 미래에셋은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있을까. 강 본부장은 "국채가 매력적이다. 기 발행된 채권을 유통하는 즉 채권중개 수수료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만기 6개월이내의 채권을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동산도 기회라고 전해왔다. 한국이 IMF때 그랬듯 지금 상황이 악화된다면 기회가 생길 것이란 얘기다. 이에 미래에셋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빌딩을 모니터링하며 주목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