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택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전개될 얘기에 대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해야 할 것 같다.
지금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는 앞으로 몇 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더구나 물가 상승 요인을 감안한다면 더욱 오랫동안 하락세가 이어질 것을 전망되기 때문이다.
과거 경험상 주택에 대한 투자가 단기간 혹은 최대 16년까지도 물가 상승률조차 극복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주택 소유자들이 아연실색할 수도 있다.
미국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 Online)지는 지난 16일자 최신호 기사를 통해 "주택업계의 안이한 낙관과는 달리 주택 가격이란 확실히 완고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실질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침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상황을 보면 잘 드러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미국 기존주택 평균값은 1979년에 고점을 지났다가 1984년까지 바닥을 거치지 못했고 1995년이 되어서야 다시 고점을 찾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실질 주택가격이 무려 '16년' 만에 원위치한 셈이다.
◆ 16년만에 주택가격 원점? 20년은 보유해야!
물론 과거 인플레이션율은 매년 평균 4.7%로 1995년 이후 평균치인 2.6%보다 크게 높다. 하지만 이렇게 물가 압력이 낮아졌다고해서 실질 주택가격의 추이가 과거에 비해 지금은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Lawrence Yun)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명목 주택가격이 올해 중순이면 바닥을 지날 것이며, 연말까지는 3% 이상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정도면 표면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역시 원점이다.
주택은 사실 매우 장기간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헤지수단이 될 수도 있다. 1970년 이래 어떤 식으로 20년 구간을 집어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주택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장기로 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주가가 변동성은 대단히 크지만 주택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보인다.
놀랍게도, 상품(Commodities)은 최근 식품과 연료 및 금속의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택과 주식에 비해 인플레이션 헤지 면에서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장기 인플레 헤지엔 상품시장은 부적격, 주식이 가장 나아
최근 12개월 동안 소비자물가지수가 무려 4%나 급등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늘날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다음에 보는 차트는 1970년부터 현재까지 주택과 주식 그리고 상품시장이 실질 그리고 명목으로 보인 성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 주가 차트는 S&P500지수의 매년 평균치를 그린 것으로, 주택가격 중앙값 평균과 비교가 가능하게 했다. 평균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고점과 저점의 변화를 제외한 것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S&P500지수는 어느 정도 급등락의 드라마가 살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질 S&P500 지수는 1972년부터 1982년 사이 50% 이상 하락했다. 1989년까지 이 지수는 1972년 고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리고 2008년들어 현재까지 실질 S&P500지수 평균은 가장 최근인 2000년 고점에서 약 15% 정도 낮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을 낙관하는 전문가들은 여기다가 배당금 수익, 특히 재투자된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평가에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주택시장과 좀 더 비교 가능하도록 이를 제외했다.
경제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주택 소유자들은 자기 집에서 살기 때문에 절약하는 돈이 암묵적인 소득이 될 수 있다. 이런 암묵적인 소득이 포함되지 않은 이상 주식 배당금 역시 제외한 셈이다.
S&P의 골드만삭스 상품지수(Goldman Sachs Commodity Index, 이하 GSCI) 또한 직접적인 '현물'지수보다는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가능하게 하는 총투자수익을 포함한다. 여기서도 직접 비교가 가능하도록 현물지수만 사용했는데,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만 하다.
GSCI는 옥수수, 소맥, 소고기, 코코아, 구리 그리고 금 등을 포함한 총 24개의 상품을 포괄하는 바스켓지수지만, 원유와 관련 석유제품의 비중이 상당히 크게 가중된 지수다.
투자자들은 이런 상품가격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최선의 헤지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품지수는 최악의 헤지 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하게 연간 평균치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명목 GSCI는 상당히 큰 변동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GSCI에 비하면 이 명목지수는 상대적으로 잠잠해 보이기조차 한다. 1998년 실질지수는 1974년 고점에 비해 80% 이상 조정받았다. 같은 기간 실질 주택가격 중앙값은 28%이상 상승했고, 실질 S&P500 지수는 네 배 가까이 급등했다.
차트가 보여주듯이 실질 GSCI는 1998년부터 2008년 사이에 세 배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올들어서 실질 GSCI는 1974년 고점에 비해 거의 4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이 지수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이는 프라이머리 상품의 강세장이 오래 지속되는 힘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과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 경제적 논리야 어쨌거나 인플레 헤지 어려워
이상에서 살펴 본 이들 세 시장의 과거 이력에 대한 경제적 설명 근거는 단순하다.
주택이 서있는 토지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는 CPI에 비해 좀 더 빠르게 상승하며, 주가는 기업의 수익 성장률, 즉 미국 경제의 장기 실질 성장률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CPI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는 얘기다.
CPI가 상품 가격에 비해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쉽게 설명 가능하다. GSCI는 CPI를 구성하는 상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CPI는 그 외에 서비스가 50%를 차지하고 있고 이 서비스 가격은 장기적으로 볼 때 노동비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GSCI가 CPI보다 더 빠르게 지속 상승하는 경우는 맬서스(Malthus)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는 지구상에 한정된 식품과 연료, 금속의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경험으로 보면 상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 곧바로 새로운 공급원을 찾거나 기존 공급라인을 재활용하고 수요을 억제하려는 노력과 대체재 개발이 분주하게 진행된다.
몇 가지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언제든 주식이나 상품을 선택하거나 말거나 할 수 있지만, 주택의 경우 주거지 필요성을 제외한다면 주로 조세 문제가 주택을 소유하거나 임대하거나를 결정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기지 금리 하락이나 25만 달러 자본이득 예외조항 등이 그런 요인이다. 주식이나 상품에는 이와 비교할만한 요인이란 없다.
역으로 생각하면 주택가격 차트는 실제보다 주택을 좀 더 매력있게 보이게 한다. 앞서 차트에서 추적한 주택가격 중앙값은 종종 지역 주택시장에서의 가격 거품 붕괴 사태를 제대로 반영할 수가 없어 비현실적이다.
주식이나 상품도 업종이나 종류별로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은 직접 투자 대상을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S&P500 이나 상품지수는 주택가격 차트보다는 좀 더 현실을 잘 반영하는 셈이다.
어쨌거나 과거가 하나의 지침이 된다면, 주택과 주식은 2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에 대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고한 방어막이 될 수는 있다.
문제는 우리들이 주택이나 주식을 20년씩 보유할 생각이 없다는데 있다.
결국 단기간, 혹은 무려 16년 정도 보유 투자기간을 가진다고 해도 주식이나 주택으로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