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아폴리스곡물거래소(Minneapolis Grain Exchange, 이하 MGE)의 소맥 가격이 하루 사이 25%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소식이 주요외신을 통해 타전됐다. 국수와 피자를 먹는 전세계인의 관심이 쏠릴만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에게는 먹거리 원료 가격의 급등 그 자체가 관심이라기 보다는 최근 이들 상품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움직임이 전례없는 것이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소맥 거래 뿐 아니라 국제유가와 외환시장에서도 '투기' 움직임 때문에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성이 창출되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 소맥가격 폭등, 배경은
원래 미국 곡물거래는 시카고선물거래소(Chicago Board of Trade, CBOT)가 지배적이며, 소맥 거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미국 농업부가 겨울 소맥 파종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곧바로 그 다음 소맥 종자가 뿌려지기 시작하면서 봄철 소맥이 거래되는 126년 전통의 MGE가 갑자기 주목대상이 된 것이다.
호주의 가뭄에다 여타 국가들의 기후 악화로 인해 미네아폴리스는 갑자기 세계의 소맥 부족현상의 중심이 됐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올해 세계 소맥 재고는 거의 30년래 최저 수준을, 미국의 경우 60년래 최저치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거래소의 플로어를 담당하는 거래인들은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소맥가격이 믿기지 않는다는 태도다. 오히려 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하여 향후 폭락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중이다.
올들어 MGE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9600계약 정도로 1년전 6800계약보다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 거래건수에는 소맥선물 외에 옵션, 지수거래도 포함되지만, 주로 선물 거래가 중심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일일 평균 거래량이 12만 3000계약인데 비해 거래량이 제한적이다보니 가격 상승도 가파르게 되기 쉽다고 한다.
독립 거래소들 중 하나인 MGE는 최근 2년간 거래에 참여할 권한을 일컫는 회원좌석 가격(seat price)이 급격히 상승했으며, 최근들어서는 인수합병 대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한편 곡물가격이 치솟으면서 미국 농부들은 소맥 농사를 크게 늘리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 경작이 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바이오연료 때문에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급등하자 인기가 치솟는 것이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이미 미국 농가의 올해 옥수수, 대두 및 소맥의 경작지 면적은 2억 2500만 에이커로 1984년 이래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결국 올해 세계 소맥생산은 사상 최대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소맥 경작지가 지난 해 60만 에이커에서 6400만 에이커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공급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공급 감소세가 워낙 강하다 보니 재고는 별로 늘어날 것 같지 않다.
이와 관련 짐 피터슨(Jim Peterson) 노스다코타소맥위원회(North Dakota Wheat Commission)의 영업담당 이사s는 "지금 시장의 상황은 공급이 다시 원래대로 복구되도록 노력하는 수준이며, 때로는 이것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소맥을 경작하는 농부들도 가격 상승세가 지난 해 경작한 소맥을 거의 다 팔고나서 등장했기 때문에 올해는 소맥 경작으로 돈 좀 벌어야 겠다는 기대에 차 있다고 한다.
◆ 곡물가격 급등의 파급효과
소맥 등 곡물 가격 급등과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지난 해 미국의 식품가격은 4%나 급등해 1990년 이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상품가격 급등의 배후에는 투기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해 여름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상품시장으로 박아두려는 세력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곡물시장은 금리, 주가 그리고 환율 변화에 대한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소맥 및 여타 곡물 가격의 급등에 따른 또다른 부산물은 식품을 주로 수입하는 나라들이 시장의 변동성과 공급 위축에 피해를 입지나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식품시장이 점차 정치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기아는 증가하고 식품과 관련된 폭동사태 혹은 국내 정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높은 곡물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들은 곡물 수출에 관세나 특별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카자흐스탄은 이번 주초 곡물 수출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요르단은 소맥의 국내 재고를 크게 늘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전달했다. 시리아는 최근 일부 소맥 수출 계약을 파기했다. 이러자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시리아가 소맥을 정치적 협상의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파키스탄도 최근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소맥 수출을 일부 중단했다.
세계 5대 소맥 생산국인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아, 중국 등은 자국 소맥 공급 부족현상을 메우기 위해 세계시장으로의 공급을 줄였다. 이들 5개국은 세계 소맥거래시장의 1/3이나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