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은행들이 달러채권시장에서 외화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비달러 시장진출을 엿보고 있지만 기대를 걸었던 일본의 사무라이본드 발행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에 몰린 것이다.
미국계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실적 악화 등 곤욕을 치르면서 투자자 행세를 하지 못함에 따라 달러표시 해외조달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분위기로 일본계 조달시장이 부각되고 있으나 작년에 이어 올들어서도 미국, 유럽 등 외국계 기관들의 물량 공급이 늘어난 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일본은행들의 손실도 당초 예상보다 커지면서 일본시장도 보수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계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무담보 사무라이채권 투자에 일본계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오는 3월말엔 일본계 금융기관들의 결산까지 앞두고 있는 터라 국내 시중은행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자칫 4월 이후로 더욱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4일 오후 3시42분 유료회원들께 이미 송고된 바 있습니다)
◆ 국민은행 사무라이본드 발행 지연, 시중은행 당혹감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성사시킬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은행의 경우 일본 시장에 대한 집중 물량공급과 시장악화 등으로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늦춰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국민은행에 대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연기했다" 혹은 "시도했으나 못하고 돌아왔다"는 표현을 사용, 현재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했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계속 협의중이고 준비는 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투자자들이 신용디폴트스왑(CDS) 상승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시장이 조금 더 안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국민은행의 사례를 지켜본 후 추진하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이같은 분위기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서는 국민은행이 사무라인본드 발행을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며 ”지난 1월에 현대캐피탈에서 성공했고, 국민은행도 우량은행이어서 잘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 일본 조달시장 발행량 급증, 한국물 기피
일본 조달시장에서 해외채권 발행이 어려워진 것은 미국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부실로 달러조달시장이 죽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일본쪽으로 발행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물이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대형은행인 A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달러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외국계기관들이 일본시장에 몰리고 있어 한국 기관이 가서 본드를 발행하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일본 금융기관들의 손실도 예상보다 커지는 등으로 일본 시장의 분위기 또한 최근 침체돼 국내 금융기관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내 시중은행으로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무라이본드는 그동안 국책은행에서 활용했었기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이 아직은 처음 나오는 시중은행에 대한 수용태세가 덜 돼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 국민은행 발행 지속 추진 입장, 발행 지연 잇따를 수 있어
국민은행의 경우 설연휴 지나고 2월중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때 안되면 3월엔 일본계 기관들의 결산을 앞두고 있어 결국 4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형은행인 B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달러시장이 안 좋다 보니 우리나라를 잘 알고, 서브프라임의 영향을 덜 받은 일본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렇지만 만약 국민은행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늦춰지면서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사무라이본드를 중심으로 비달러시장의 진출에 기대가 컸던 은행들의 조달 전략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되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 달러시장이 죽고 일본 등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으로서는 해외발생시장 자체 접근이 힘들 수 있다”며 “발행 시장이 틈틈이 열릴 때를 전략적으로 노리는 틈새전략과 더불어 타이밍이 될 때 발행조건보다는 일단 발행을 해 놓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