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주택경기가 최소한 1970년대 이래 최악의 하강국면 속에 전개 중이며, 이에 따라 모기지시장이 붕괴되고 금융업체들이 손실을 처리하느라 바쁘다. 금융사들은 이제 제대로 된 대출처도 발견하지 못해 손발이 묶이고 있다.
또한 미국 가계는 높은 채무 부담과 여전히 높은 에너지 및 식품가격 그리고 일자리 약화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인 소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최근 상황은 이번에 미국 경제가 직면한 경기침체 위험이 2001년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21일 지적했다.
◆ 2001년보다는 1991년이 지침될 듯
2001년 경기침체는 불과 8개월 지속됐고 국내총생산(GDP)이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분기 단위로 소비지출이 감소하는 일은 1940년대 이래 발생하지 않았다.
아마도 1991년 발생한 8개월짜리 경기침체와 이번을 비교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당시 주택경기 하강과 신용 위기가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GDP성장률이 1.3% 감소했고 소비지출이 줄어들었다.
더구나 지금은 1991년 당시보다 주택경기 조정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금융위기 수준이 훨씬 더 강화되었다.
현재 상황과 관련, 카르멘 레인하트(Carmen Reinhart) 메릴랜드대 경제학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은 그 위기의 수준이 최소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가를 뒤흔든 가장 치명적인 5대 금융 위기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만일 과거 경험이 하나의 지침이 된다면 현재 경제는 큰 문제에 빠진 것이며, "만약 이번에 미국 경제가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는 성장 둔화를 경험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이 매우 운이 좋거나 아니면 낙관적인 이론가들이 제시하는 것보다 더욱 '특별(special)'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위기가 큰 손실을 안겨주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감수해야 하는 손실이 얼마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이 불확실성 때문에 대출에 나설 의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시티그룹과 메릴린치 등은 지난 해 가을 대규모 손실상각을 단행한 이후 이번에도 또한번 대규모 손실을 처리했다.
시티그룹은 오토론과 신용카드 채무 등에도 대손충당금을 쌓았으며, 신용카드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레인하트 교수는 "문제의 일부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과정이 길어질수록 해결에도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잃어버린 10년'의 일본이 극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과거 사례보다 나은 조건은
미국과 일본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미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내릴 의지나 여지가 존재하는 반면, 과거 일본은 거품이 붕괴된 이후에도 금리를 올렸다는 점이다.
또 미국은 행정부의 의회가 공동으로 경기부양책을 약속했고 중앙은행이 이를 지지했다는 점도 다르다.
한편 금융 및 주택부문에서 벗어나 있는 기업들의 경우 2001년보다 재무여건이 좀 더 양호하고 아직도 신용 여건이 좋은 편이다. 2001년 이래 재무 건전화 외에도 인력을 충분히 조절한 기업들로서는 더 자를 일자리가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전미경제학회(NBER)의 경기침체 발생과 종료를 결정하는 위원회의 멤버인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교수는 해외경제의 성정세가 미국 경제를 계속 부양하는 요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택부문에 비해 GDP내 비중이 두 배에 달하는 수출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여 주택경기 하강에 따른 고통을 덜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 소비경제 위축은 뼈아플 듯
하지만 고든 교수도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또한 미국 소비자들이 당면한 위험이 최근 두 차례 완만한 침체 때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 또한 가계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로버트 바버라(Robert Barbera) 인베스트테크놀로지그룹 소속 이코노미스트 역시 "2001년과는 달리 소비자들이 이번에는 경기침체의 일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동의를 표했다.
WSJ는 심지어 완만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는데 그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소비지출에 대한 압박은 이전 두 차례 경기침체 때보다 현재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