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글로벌 신용위기 사태가 아직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고 서브프라임발 손실은 아직도 추가로 나올 것이란 우려가 형성된 상태인데, 문제는 과연 누가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 그리고 이 상황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폴 놀트(Paul Nolte) 하인스데일 어소시에이츠(Hinsdale Associates) 투자담당 이사는 "2008년 자체가 커다란 의문부호인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브프라임이 연못에 던져진 돌이라면, 우리는 그 파장이 얼마나 퍼져나갈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상황을 묘사했다.
S&P500지수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금융업종주는 미국 증시의 동력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2007년에는 참담했다. S&P500지수가 한해 동안 3.5% 오르는 동안 필라델피아은행지수가 25%나 급락했고, 아멕스 증권업종지수는 15% 하락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2008년 전망에서 금융업종만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망설이게 됨에 따라 전반적인 신용여건 긴축으로 다른 기업부문으로 파급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용경색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美 경기침체 가능성 상당히 높아
한편 미국 경기침체 발생 우려는 시장을 휘어잡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번 신용위기의 근본이 미국 가계의 모기지상환 불능 사태에서 출발했고, 소비가 7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충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올해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60%가 된다고 주장했고, 골드만삭스도 최근 이 가능성을 50% 가까이로 상향조정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을 따라 핌코(PIMCO)의 빌 그로스는 올해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정부가 특단책을 내놓지 않으면 상황이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물가는 오르는데 점점 돈을 빌리거나 빼올 곳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전까지 주택가격 상승을 통해 현금인출기처럼 돈을 빼서 쓰던 미국인들은 이제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조만간 소비욕구 자체가 변화되거나 억제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하고 있고 휘발유가격도 갤런당 3달러 선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부담이다.
메릴린치는 이 같은 유가 상승은 미국인들의 임금이 1% 삭감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금융서비스, 제조업, 소매, 주택건설, 정부, 헬스케어/교육 그리고 레저/숙박 등의 업종에서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띄게 완만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미국 주택가격은 여전히 정체하거나 하락하고 있어 이에 따른 마이너스 부(富)의 효과가 우려된다.
연준이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대처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변동금리부 모기지의 금리동결 조치를 취했지만, 이것 때문에 미국인들이 다시 주택을 사고 소비를 늘리진 않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하인스데일의 놀테 이사는 이 때문에 자신들은 해외시장에 많이 노출된 첨단기술주나 식음료와 같은 임의소비업종이 아닌 쪽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트폴리오에서도 채권과 현금 비중을 늘리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놀테 이사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문제가 발생할 때문 재무증권으로 숨는 경향이 있다"며, "또 경기둔화로 에너지를 포함한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달러화가 다소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 세계경제의 탄력성 기대
이런 상황에서도 다수 투자전략가나 투자자들이 희망을 빛을 잃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세계경제가 여전히 강한 탄력성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의 초국적기업들은 주로 해외에서 많은 수익을 벌어오며, 이 때문에 달러 약세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
미국 소비경제가 약화되는데도 불구하고 오라클과 리서치인모션 등은 해외 수요가 강하게 증가한 덕분에 기대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나이키와 같은 스포츠의류 업체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이 때문에 도이체방크의 미국 주식담당 수석인 오웬 피츠패트릭(Owen Fitzpatrick)은 "세계경제 성장에 노출된 종목과 첨단기술주, 공업주 그리고 바이오테크 등 일부 헬스케어에 눈길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2007년 세계경제는 미국을 제외했을 경우 6%에 달하는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2006년의 5.9% 성장률을 앞지른 반면 미국의 성장률은 2.9%에서 2.2%로 약화됐다.
세계경제의 미국으로부터의 '탈동조화' 혹은 미국을 벗어난 '리밸런싱'을 예상한 이들은 달러 약세로 인해 해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 외에도 캐나다, 러시아 그리고 중동과 같은 수입성향이 높은 지역이 글로벌 수요 증가세를 이끌 것이란 얘기다.
메릴린치는 이 같은 글로벌 리밸런싱(균형이동, 재균형)은 결국 미국 수출업종주가 내수관련 업종에 비해 선전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며, 미국 경기둔화가 여타 세계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주더라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리커플링 가능성도..채권 현금 비중 높여야
이미 신흥시장 증시는 지난 5년 동안 선진국 증시를 앞질러왔지만, 올해는 미국 수출기업들이 힘을 내면서 그 간극이 줄어들 여지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은 미국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제에 충격으로 작용해 2008년은 다시 '리커플링'이 대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RGE모니터의 대표이자 뉴욕대 경제학교수인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는 "놀라울 것이 없다. 디커플링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을 말하지만, 지금은 경착륙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어 교역, 환율, 금융, 신뢰, 증시 그리고 여타 상호의존 채널 등을 통한 글로벌 경제의 심각한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미국 신용위기 그리고 미국 주택경기 하강이 그칠 때까지 대출비용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는 미국 내수보다는 해외경제에 노출된 쪽이 아웃퍼펌할 것이라고 보지만, 위험을 피하는 투자자들은 채권이나 현금이 좀 더 신중한 선택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은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