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국제유가 급등 속에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한 것이나, 또한 아시아와 OPEC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경기 호황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더 부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 중앙은행의 위기 대응, 일단 성공할 듯
모건스탠리는 중앙은행이 공조 대응이 금융시장과 경제에 궁극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판단이 맞는다면 단기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와 신용시장에 새로운 투자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보기에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위기는 ▲ 담보가치와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 금융시스템의 구조조정 진행 등에 기인하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된 은행들은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자금조달 및 대출금리 상승은 금융여건 긴축에 따라 경기에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중앙은행은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경기하방 위험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이것이 근본적인 신용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가 보기에 이런 시장 참가자들의 주장은 일면 진실이지만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최근 정책적 대응은 결국 경기를 위협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완화하여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략적인 면에서 세 가지 포인트가 핵심이다.
먼저 중앙은행의 대응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게 하는 것이지 신용주기나 실물경제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며, 따라서 미국 경제는 완만한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여타 선진국 경제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적격등급 신용시장의 펀더멘털은 그대로지만, 이미 충분히 악재가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다소 낙관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아직 악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는 주식자산에 대해 좀 더 우려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 통화정책 대완화와 그 딜레마
지금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딜레마는 바로 '스태그(내이션)'+'(인)플레이션', 즉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요약된다.
경기를 부양하자니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최근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인하에 주춤거리는 이유다. 반대로 물가압력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니 경기침체가 유발될 것이 걱정된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조만간 침체에 빠질 경우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보다 공세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글로벌 통화정책의 완화를 이끌면서 또다른 유동성 장세를 이끌어 낼 위험이 있다.
요하임 펠스 모건스탠리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의 문제점을 2000년 초반부의 과도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부작용으로 평가했다. 이 때문에 거품이 발생하고 이어 붕괴했으며, 아직도 신흥경제의 통화정책은 완화적이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세계경제 둔화 전망을 살펴본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좀 더 쟁점이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 경제적 간극(slack)이 발생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는 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두 가지 유보조항이 달려있다.
그 하나는 경험적으로 생산갭 혹은 실업률의 자연실업률 수준으로부터의 이탈로 측정되는 경제적 '간극'과 물가 사이의 연관성이 상당히 약하다는 것이다. 한 모건스탠리 이콘의 평가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생산갭이 1%포인트 증가해야 인플레이션 압력이 0.1%포인트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다음은 글로벌 요인들이 일국의 물가압력의 상승과 하락을 설명하는데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화가 급격히 진행된 최근 10년 동안은 이것이 디플레 요인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인플레 요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흥경제의 통화정책이 팽창적이고 강한 수요, 특히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크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면 인플레 압력도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지만, 기조적인 인플레 압력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중앙은행이 물가 억제를 위한 긴축이 더욱 강력해야 정상이지만, 경기가 워낙 악화되다 보니 과연 이런 대응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결국 지금은 다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2008년에는 성장률 약화와 나아가 완만한 경기침체 위험이 발생한 이상 미국과 영국 그리고 캐나다에 이어 다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선진국 경제의 금리인하는 또한 신흥경제의 통화여건도 완화시키게 되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강화시켜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