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우리은행에 대한 삼성의 차명계좌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은행과 감독당국은 "실명제법에 따라 관련 서류는 확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문제는 계좌개설 당시에 본인 혹은 대리인 참석여부가 분명치 않아 서류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위원회 홍영만 대변인은 12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은행측이 제반 서류는 다 갖춘 것으로 파악되지만 계좌 개설 때 실제로 누가 왔는지, 서류가 제대로 된 것인지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 대변인이 말한 제반 서류라 함은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갖춰야 하는 것들을 뜻하며, 본인이 직접 할 때와 대리인이 대신할 때가 다르다.
본인이 직접하면 신분증만 들고 영업점을 방문하면 되지만 대리인이 대신 하면 계좌개설을 위임하는 내용의 신청서(위임장), 인감증명서, 예금주 신분증 등의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1차 확인사항은 실제 계좌개설을 한 사람이 본인인지 대리인인지, 갖춰진 서류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어 2차로는 갖춰진 서류에 따라 본인이 직접 개설한 것으로 돼 있으면 실제 직접 온 것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 대리인을 통한 것이라면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의 진위 여부를 규명하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우리은행 김승규 검사실장은 "증빙서류는 다 있기 때문에 실명확인은 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본인이 왔는지 안 왔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즉 본인이 직접 계좌를 개설할 때 갖춰야 할 서류들을 갖췄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된 계좌의 주인인 김용철 변호사 측은 본인이 모르는 계좌라고 일관하고 있다.
은행 내 일각에서 회자되는 것처럼 본인이 직접 개설한 것처럼 서류가 갖춰져 있고 만약 실제 본인이 왔을 경우 우리은행은 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완전히 벗을 수 있다. 반대로 갖춰진 서류와 다르게 본인이 오지 않았다면 실명제법 위반이다.
또 대리인이 계좌를 개설했고 그에 합당한 증빙서류들을 갖췄다면 역시 실명제법 위반이 아니지만, 증빙서류가 미비하면 명백한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통상 대리인이라는 점이 증명되면 관련 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실명제법 위반이며 우리은행에 차명계좌가 개설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홍 대변인은 또 "계좌개설 당시의 CCTV가 남아있으면 확인 가능하지만 보통 3~4개월 정도 보관하고 있어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서류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본인이 직접 방문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이 역시 CCTV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은행 직원 진술 등의 은행 자체 조사만으로는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