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관심을 모았던 삼성과 미래에셋의 CEO급 회동은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난색 표명으로 불발됐다.
펀드강자가 된 미래에셋의 오너가 대기업 CEO를 만나는 것이 괜한 시장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다. 때문에 기업 IR을 하려거든 운용사 사장이나 CIO를 만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게 박 회장의 거절 이유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미래에셋에 회사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려면 비공식적으로 찾아오면 될 일을 시장에 공개적으로 오픈해 자칫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평소 삼성답지 않은 행동"이라는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이는 비밀리에 요청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
공룡 미래에셋, 사전 고급정보 취득 우려
시장에선 여전히 미래에셋과 삼성과 같은 대기업간의 밀월 혹은 유착 관계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다. 자본시장과 산업계 큰 손들의 유착이 시장의 룰을 깨뜨리지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이다.
국내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기업탐방시 IR 실무자 보다는 임원, 임원 보다는 CEO급을 만나면 기업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대기업 임원, 특히 CEO급을 독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공룡펀드로 커버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등 미래에셋그룹은 기업전략의 최고 수장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전 고급정보를 빨아들일 통로가 도처에 널려있는 셈이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의 도덕성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준법감시 내지 감독당국의 철저한 감시의 눈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대기업 수장이 주는 고급정보를 발빠르게 이용할 경우 시장의 공정한 펀드운용 경쟁이 어려워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를 통한 시장왜곡 가능성이 불가피해진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최근 시장현상을 보더라도 감지가 가능하다.
예컨대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이 긍정적인 종목 리포트를 쓰면 주가는 오른다. 하지만 이미 챠트를 살펴보면 사전 선취매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챠트를 조금이라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개인들이 긍정적 리포트를 보고 주식을 사려고 하는 시점엔 이미 주가가 크게 올라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유는 정보접근이 용이한 애널리스트 등이 여러 루트로 정보를 얻어내 운용사, 즉 힘 있는 기관에 먼저 주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정보교환에 대한 물증을 잡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최근 증권가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리포트 보다는 정보 취득과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최종이자 가장 큰 피해는 꼭지에서 매수한 개인투자자가 본다. 특히 요즘처럼 특정 운용사가 파워를 갖고 시장을 쥐락펴락할 때 그 정보는 돈의 쏠림현상처럼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기업 NDR도 문제있다"
기업들의 NDR(Non Deal Roadshow)도 비슷한 경우다. NDR은 일종의 기업설명회 사전 관행으로 어떤 거래를 수반 하지 않는 순수한 목적이지만 최근 남용 양상을 띠면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시장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업들이 NDR을 하면서 미래에셋은 가장 먼저 찾는 곳이다. 미래에셋 펀드가 규모를 키워가면서 생긴 현상으로 IR 등 기업 공시에 앞서 기업으로선 사전정보 유출 가능성, 대형 운용사의 경우 사전정보 독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순자산이 1조원을 넘는 펀드 가 33개다. 이중 국내 펀드의 경우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 형과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주식형은 3조원 규모. 최근 시장 핵으로 떠오른 인사이트펀드는 판매 일주일새 1조 6000억원이 들어왔고, 2주만에 3조원 수준이 됐다. 국내 펀드 역사상 기념비적인 사례다.
이런 연유로 시장은 삼성과 같은 대기업과 미래에셋 인사의 만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장에선 이같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펀드 수익률을 왜곡시키고, 이를 매니저 내지는 운용사 자체의 실력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심판이 공정해야 운동경기가 제대로 진행되고 선수들의 실력도 향상된다. 시장 곳곳에서 현재 주식시장에 반칙을 눈감아주는 심판이 있다고 아우성인데도 정작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냉소가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