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이어 롯데家 3사(호남석유화학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가 합병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계열사(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의 합병 가능성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BP화학의 영국 BP사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에 나서 계열사간 합병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그룹 산하의 화학 관계사는 삼성토탈을 비롯,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제일모직 등이다.
◆3사 합병이냐 2사 합병이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 등 3사간의 합병이나 삼성석유화학과 삼성BP화학간의 양사 합병가능성이다.
우선 제품 연관성측면에서 통합가능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최근의 업황 불황을 통합으로 돌파할수 있지않겠냐는 분석이다.
삼성석유화학은 연간 매출 1조5000억원으로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기초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중이지만 업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또 연간 매출 3000억원 규모의 삼성BP화학은 PTA의 주원료인 초산을 생산, 삼성석유화학과 삼성정밀화학에 공급중이다.
3개사의 지배구조도 삼성 관계사가 대부분인 만큼 통합의 장애요인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삼성정밀화학은 상장사라는 점에서 다소 구도가 복잡해 질 개연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BP화학의 최대주주가 영국BP사(51%)와 삼성정밀화학(20%)인데다 삼성석유화학의 대주주도 BP(47.4%), 삼성계열사 47.4%로 단순하다. 특히 BP지분을 삼성측이 인수키로 잠정결론을 내린 만큼 비상장사인 삼성석유화학과 삼성BP화학간의 합병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측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합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도 "합병설은 예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가능성은 항상 제기 돼 왔으나 그룹차원 내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기에 회사에선 어떤 입장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병가능성을 사실상 시사하는 셈이다.
이와관련,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3계열사 합병시 원가절감과 인력구조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토탈과 제일모직의 경우 통합구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유화제품 가운데 업스트림 계열을 생산중인 삼성토탈의 경우 연간 매출액 3조6000억원 규모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삼성정밀화학에 프로필렌을 공급하고 있는데다 삼성석유화학에는 PX(파라자일렌)를, 제일모직에는 SM(스틸렌모노머)을 공급중이다.
삼성토탈의 경우 프랑스의 토탈사가 지분 50%를 보유중인데다 최근 실적이 좋은 만큼 고전중인 기업과의 합병은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임지수 애널리스트는 "삼성화학계열사 중심에는 '삼성토탈'이 있다"며 "수익성 좋은 삼성토탈이 합병에 가세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화학계열사를 모두 합치기만 한다면 10조원의 규모로 LG화학과 겨뤄 볼 만 하지만 내부 계열사들의 수익구조 문제로 합쳐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토탈 관계자도 "삼성은 LG화학 합병과는 다르다"며 "삼성석유화학의 경우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중이기 때문에 업스트림을 생산중인 삼성토탈측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제일모직 역시 상장사인데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상무보의 승계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의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화업계에서도 삼성석유화학과 삼성BP화학간의 통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바라보고 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이들 양사의 경우 제품의 호환성 등 연계성이 높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합병할 경우) 품질향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의 경제를 키워 중국과 맞대응 할 수 있는 스페셜티 제품연구에 주력해야 한다"며 "자동차 뒤 범퍼나 PET병 뚜껑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해당업체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하고 있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는 "삼성이 BP지분을 인수하더라도 대주주인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중 누가 대주주가 될 지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대주주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삼성석유화학의 운명이 달렸다"고 말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계열 화학업체간 합병은 아직 방향이 정해진 사실은 없다"며 "기업간 합병자체가 주주의견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좀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BP의 합작지분 50%를 매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너지 효과는 있나
증권가의 석유화학 애널리스트들간에도 다소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애널리스트는 "어쩔 수 없는 합병이냐, 지속성장을 위한 합병이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미 합성섬유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 (PTA)사업이 '수익 한계의 봉착점'을 맞은 시점에서 영국 BP사의 삼성석유화학 지분 매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진단했다.
반면 NH투자증권 최지환 애널리스트는 "삼성석유화학의 주력사업인 PTA사업이 적자 업종인 반면 삼성BP화학은 현재 수익을 내고 있어 합병이 이뤄진다해도 고작 고정비나 관리비를 줄이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