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중앙회장은 지난 1998년 정부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바뀐 후 초대 한호선, 2대 원철희 씨에 이어 정 회장까지 모두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지난 98년 이후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농협의 사업도 다각화됐으며 몸집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수장들이 비리사건으로 잇따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킴으로써 조직의 근본적 개혁과 농협의 지배구조를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개인비리로 치부하기엔 농협 회장직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고 이같은 대형 비리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농협회장의 힘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각종 개혁캠페인을 벌였던 것도 일회적인 이벤트성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고 있다.
농협측은 정회장이 비상임 회장직에 있고 신용·경제 등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체제로 운영된다는 이유로 애써 축소하려 하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정회장은 전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대의원회나 이사회에서 의장역할을 하고 농정활동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의 내부통제를 비롯한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잠재우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경영공백이 크지 않을 수는 있지만 농협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그룹화를 비롯한 각종 비전들은 정회장을 중심축으로 관련된 대외활동 등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향후 비전달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증권사에 이어 은행이나 카드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고 이를 통해 금융그룹화를 달성하려고 했던 계획들도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21세기 들어 금융회사에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덕목이 윤리경영이고, 내부통제인 상황에서 잇따른 대형비리 사건들은 금융그룹화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가뜩이나 농협의 당초 취지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종합금융그룹화에 대해 정부와 감독당국이 꺼려하는 상황에서 빌미를 제공한 셈이기도 하다.
게다가 단위 조합 노조인 전국농업협동조합노조(이하 전농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앞으로 정회장과 농협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법 제49조는 금고이상의 선고를 받는 경우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즉 대법원 판결에 따라 중앙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도 예상케 한다.
이번 건을 계기로 농협이 새롭게 환골탈태 하느냐 윤리경영에 둔감하고 덩치만 큰 공룡으로 유지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은 경제사업부문에 하나로마트로 유명한 거대 유통사업과 축산부문이 있고 신용부문엔 은행기능과 보험기능을` 아우른 농협중앙회 말고 NH투자증권 등을 거느리고 있어 사실상 종합금융그룸화한 거대 공룡으로 지목돼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