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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취임1주년 기념 특별대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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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성태 총재의 취임 1주년에 즈음해 <한은소식>과 나눈 특별대담 전문입니다.


(김선희 팀장) 총재님 취임 1주년을 맞아 한은소식에서 요청한 특별대담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석조 부실장) 먼저 취임 1주년을 맞는 총재님의 소회를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지요.

(이성태 총재)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최고 책임자라는 자리가 결코 녹록치 않은 참 어려운 자리구나, 그리고 한국은행 총재한테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정말 책임이 막중한 자리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양수 반장) 지난 1년 동안의 통화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또 일부에서는 금융의 하부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콜금리목표 변동이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총재) 지난 1년 동안의 통화정책은 최근 수년간 누적된 금융완화 기조를 경제활동 속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데 상응하여 그 완화 정도를 줄여나간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취임한 후에 콜금리 목표 조정이 두 번, 예금지급준비율 인상이 한번, 또 총액한도대출 한도 조정이 한번 있었습니다. 이 같은 정책운용은 그동안의 경제 움직임과 정책이 시행된 뒤의 금융시장 동향 등에 비추어 대체로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작년에 우리가 보았듯이 시차는 좀 있을지 몰라도 금융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수단은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격기제의 힘이 커지는 방향으로 금융여건이 바뀌었기 때문에 시장이 너무 강해져서 정책이 좀 무력해지지 않았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가격기제가 보다 잘 작동한다는 것은 다른 면으로 보면 그만큼 정책의 효과가 커졌다는 것을 반증한다고도 봅니다.

(정 부실장) 최근 당행 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적립금까지 소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주면서 당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어 중앙은행의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당행 수지 적자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이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그동안 우리 사회도 좋든 나쁘든 많은 경험을 축적하였고, 여러 분야가 많이 성숙되어 자유시장경제가 어떤 것이고 거기에서 중앙은행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당행 적자가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손상시킬 정도의 중대한 어려움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당행 임직원들은 그동안 중앙은행도 하나의 경제주체이고 모든 경제주체는 수지계산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의 당행 수지 문제는 중앙은행이 비록 영리 기업체는 아니지만 수익과 비용이라는 경제현상의 본질을 평소에 늘 의식하고 행동해야 된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고 봅니다.

잘 알다시피 중앙은행의 수지는 정책 환경에 많이 좌우됩니다. 지난 2~3년이 당행 입장에서는 수지에 가장 나쁜 쪽으로 국내외 경제 환경이 움직인 시기였습니다. 앞으로 국내외 경제 환경이 조금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당행의 수지도 다소 개선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릴 점은 당행 수지 문제는 2~3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장기간 누적되어 온 것인 만큼 해결도 장기간에 걸쳐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작년에 우리가 취한 몇 가지 조치들 중에 원래의 목적은 수지개선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당행의 수익기반을 보강하는 조치들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해결해 나가면 당행 수지 문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반장) 총재님께서는 통화정책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월 에 설 시기가 이동하면서 경제지표들이 상당히 불규칙한 모습을 보인 것처럼 경제지표에는 항상 여러 가지 노이즈(noise)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방향성을 가지고 수행되려면 경제 분석의 인프라라든지 정책결정의 자질 면에서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총재) 앞에서 언급한대로 그동안 금융환경이 가격기제를 더 많이 활용하는 쪽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이에 상응해서 당행은 경제현상을 분석․예측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하여 여러 가지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분석 예측 수단과 모형 개발 등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고 이를 활용하는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고 능력 있는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연수 인사 등의 측면에서 많은 배려가 있었습니다. 정책결정자인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들도 1998년에 상근제로 바뀐 후 부터 경제현상에 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더 넓고 깊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노력에 힘입어 통화정책의 질이 더 높아지는 쪽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반장) 통화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려면 민간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금통위 회의가 끝난 직후 총재님께서도 기자간담회에서 매우 정제되고 일관되게 발언을 하신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나 민간의 입장에서는 ‘어렵다’ 또는 ‘정답인 것 같은데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타납니다. 성공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정책 설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남과 대화하고 설득하고 자기를 이해시키려면 사실에 입각하되 목전의 어떤 목적이나 이익 같은 데에 너무 휘둘려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익이나 목적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사실을 보는 눈 자체가 비뚤어져서 자기가 보고 싶은 방향으로만 볼 가능성이 있지요.

너무 그때그때의 상황에 빠지지 말고 가능하면 한두 발짝 물러서서 객관성이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사실이 보다 정확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경제변수에 담겨진 뜻을 가급적이면 균형있게 해석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일별 월별로 여러 경제지표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에서 어떤 쪽으로 치우친 변수들만 주목하지 말고 아까 노이즈라고 그랬지만 서로 다른 변수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더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보탠다면 커뮤니케이션이란 서로의 느낌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사소통을 할 때 나는 이런 뜻을 말하려고 이 단어를 선택했지만 상대방이 과연 어떤 뜻으로 이것을 해석할까 하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둔다면 커뮤니케이션에서 크게 낭패 보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 부실장) 당행 직원들은 내부 경영혁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승진적체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총재님께서는 당행이 왜 경영혁신을 추진해야만 하는지 그 배경을 말씀해 주시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직원들의 사기저하 문제를 완화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단기적인 대안이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질문이 점점 더 어려운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요.(웃음) 조직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우리 조직 밖 외부환경이 있고 조직 내부의 구성과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외부환경도 그렇고 내부조직 담당자도 항상 달라집니다. 흔히 외부가 달라지는 것은 잘 아는데 내부가 달라지는 것은 잘 몰라요. 예를 들자면 30년 전 한국은행 구성원들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은 현재 한국은행 구성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제도라도 그것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경영혁신이나 경영개선은 언제 한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기가 처한 상황에 가장 맞는 구조와 운영이 있어야 되는데 자기가 처한 안팎의 상황은 아까 말한 것처럼 항상 바뀌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경영개선이나 경영혁신은 모든 조직, 집단이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 항상 실천해야 될 과제라고 봅니다.

당행이 1950년에 설립된 지 벌써 57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행이 처한 내외 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경영도 당연히 달라져야지요. 단지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직원들 승진이 잘 안되고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보람을 찾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전체가 외형적으로 뻗어나가던 시기에서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만 발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 임직원들도 옛날식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바뀐 환경에서 보람을 가지고 인생에서 성공하고 직장을 즐거운 곳으로 만들려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생각과 행동양식을 가져야 됩니다. 옛날처럼 외부로 사람을 배출하고 빨리 승진하는 데에서 가치를 찾기보다는 개인이나 소집단의 능률이나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기가 하는 일 자체에서 보람을 가져야 합니다. 옛날에는 현재 내가 어떤 직위․직급에 있다는 것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 단계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회가 아니고 현 단계 자체에서 가치와 보람을 느껴야 하는 사회로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정 부실장) 총재님께서는 어떤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취향을 부하직원들에게 잘 드러내지 않고 부하직원의 창의와 자율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일부 직원들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바라보는 총재님의 이러한 리더십에 대해서 총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당행에서 바람직한 상사의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재) 어떤 집단, 조직을 움직이는 관리자 또는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관리의 요체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권한의 위임입니다. 하급관리자나 부하 직원들에게 확실하게 권한을 주고 그 범위 내에서 자율적․창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교수가 말한 예외 관리(management by exception)입니다. 통상적인 일은 아까 말한 권한위임의 원칙에 따라 각자 분담해서 하도록 하지만 통상적이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관리자가 스스로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부담이 있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저는 관리자에 있어서의 솔선수범을 그렇게 해석하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부실장) 총재님께서는 당행의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며 이를 타개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저는 작년에 취임하고 나서부터 발표와 토론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발표하고 토론하는 문화는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아요.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으고 유능한 사람을 일찍 발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능한 사람을 양성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것은 발표를 위한 발표나 토론을 위한 토론이 아닙니다.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하는 것부터 그 일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자료를 모은 후 어떻게 정리하고 대책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업무단계마다 팀장과 팀원이 모여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우리가 평소 업무 추진과정에서 대화와 토론을 거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고 실행을 한다면 좋은 아이디어와 균형 잡힌 결론이 나오고 모든 사람이 참여했기 때문에 이것을 실행할 때도 추진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뽑아내고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면 승진 적체 등에서 오는 어려움도 상당부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반장) 총재님께서는 여러 국제회의도 다니시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방문해 보시고 하면서 당행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하여 어느 나라 중앙은행의 어떠한 측면을 벤치마킹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아울러 직원들의 자기계발 노력과 관련해서도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함께 해주십시오.

(총재) 국제회의나 심포지엄 컨퍼런스 등에 참석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특히 선진국일수록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참여하고 성실하다는 점입니다. 저 사람들이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열심히 하니까 개인적으로도 능력이 더 높아지고 나라도 더 발전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그렇게 열심히 하고 진지한 점에서는 미국사람들한테 배울 점이 많습니다.

또한 통화금융의 실무 면에서는 영국이나 영국과 문화적으로 관계가 깊은 나라가 먼저 시작했고 지금도 영국이 선도하고 있는 분야가 상당히 있어요.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 system) 등을 그 예로 들 수가 있겠지요. 그래서 영국 사람들이 경제와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존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상당히 트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창의성과 과단성 면에서 영국사람들한테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동남아 중앙은행 사람들은 우리와 비교하여 매우 개방적이고 국제화가 잘 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점들은 우리가 잘 배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앙은행은 한 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조직이어서 또래, 흔히 말하는 피어그룹(peer group)이 국내에 없다는 점입니다. 또래가 있을 때는 경쟁이 있고 소위 말하는 벤치마크라는 것이 있어요. 경쟁을 통해서 서로 주고받으면서 발전해 나가는데 경쟁상대가 바로 눈앞에 안 보이면 자기가 뭘 잘하고 있는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얼른 깨닫지 못합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스스로 채찍질을 하지 않으면 무사안일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보수적이고 독선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집단이란 말이지요. 그러므로 스스로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반장) 최근 경제가 개방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수물가는 대개 안정이 되어 있는데 과잉유동성 문제로 자산 가격은 크게 상승하는 것이 세계적 현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중앙은행이 소비자물가나 근원인플레이션을 타켓으로 삼고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또 일부 국민들은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좀 더 긴축으로 가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간 당행의 통화정책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총재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알고 싶습니다.

(총재) 제가 생각하는 통화정책은 금융을 조절해서 실물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거예요. 통화정책이 잘 됐느냐 잘 못 됐느냐 하는 것은 결국 금융이 소망스러운 방향으로 움직여서 그것이 실물경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궁극적인 잣대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물가지수의 연간 상승률만을 잣대로 하는 통화정책 운용방식은 매우 협소한 거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 방식을 선택한 것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화정책의 근본은 금융을 조절해서 실물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인데 통화정책의 잣대는 그 당시 주어진 금융경제 환경에 따라서 무엇을 더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물가목표를 지켰다고 해서 통화정책을 잘 한 것일까요. 물가목표가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고려변수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경제안정이라는 궁극적인 변수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가목표를 달성했다고 다 끝나는 것도 아니지만 가령 부동산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도 역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가격만 안정시킨다고 반드시 경제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화정책이란 결국 금융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므로 경제가 안정이 됐다고 말하기 어렵고 금융이 정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면 아무리 소비자물가를 목표 이하로 안정시켰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을 잘 수행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앵커(anchor) 또는 가이드라인(guideline)으로서 소비자물가지수가 쓸모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정 부실장) 당행이 통화정책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한 지 이제 10년 가까이 되었고 통화정책 운용방식이 금리중심으로 변경되면서 금통위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나 정치권에서는 당행에 대해 금융안정이나 국가 경제정책 수립 등의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총재님의 견해는 어떠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중앙은행 등 공적 기구는 무엇보다 각자에게 주어진 소임을 맡은 분야에서 잘 해야 합니다. 그 소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수단도 주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물가안정, 통화가치의 안정, 금융안정 등 중앙은행의 목적만을 강조하는데 이와 함께 중앙은행이 어떤 수단을 부여받았는가도 같이 생각을 해야 합니다.

또 하나 강조할 것은 통화정책의 목표는 경제안정에 있지만 경제안정은 중앙은행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유관기관이 모두 서로 분담하고 협력해서 끌고 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한국은행이 한국은행에 주어진 수단을 적절히 구사해서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그 자체로서도 긴요할 뿐 아니라 결국 전체적으로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중앙은행은 자기가 가진 자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새로운 업무 개발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본부의 경제교육, 금융안정분석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금융안정보고서의 발간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당행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조사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경제 관련 각종 주제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는 것도 그 중요성이 예전에 비해서 훨씬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본업을 충실히 하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또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열심히 하는 것이 당행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반장) 총재님께서 살아오시는 동안에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것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고 또 제가 글을 읽으면서 총재님께서 어렸을 때 매우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그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셨다고 하는데 오늘에 이르게 한 힘이랄까 그런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총재) 사적인 이야기는 별로 할 것이 없고요.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컵에 물이 들어있는데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좋겠지요.

그래서 누가 물으면 나는 ‘비관적인 낙관론자’라고 말합니다. 비관적이라는 말은 어떤 현상을 볼 때 일단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까 말한 대로 상황은 항상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에는 늘 잘못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봐야 된다는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비판적이라고 해야 되겠는데 뒤의 표현과 운을 맞추기 위해서 비관적이라고 한 겁니다. 이처럼 일단 비관적인 데에서 출발을 하지만 결국 끝에 가서는 그래도 세상은 그렇게 엉터리가 아니고 좋은 바탕을 지닌 사람들도 많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한 마디로 ‘세상은 살아갈만 하다’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 따뜻한 시선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낙관주의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당초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모두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 세상을 살다 보면 “아, 이건 중요한 순간이다!”라거나 “여기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나의 일생이 이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저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라고 자신이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느낌이 왔을 때는 결단력이 있어야 됩니다. 계속 주저하고 흘러 가는대로 자기를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갈림길에서 너무 겁을 내어 안전한 쪽만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안전한 쪽이라고 해서 이득만 있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는 때로 상당한 정도의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보태고 싶은 것은 첫 번째 얘기와 통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만족해야 합니다. 인간이란 항상 실수를 하고 항상 부족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가 다 할 수 있다고 절대 욕심내지 마세요. 어차피 불완전한 존재고 항상 실수하고 잘못하기도 하는 것이니까 ‘이 정도면 그래도 잘했어. 나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것을 다 할 수 있냐?’하는 식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돼요. 그래야 그것이 자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서로 연결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 팀장) 총재님, 좋은 말씀 더 듣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이만 마칠까 합니다. 많은 직원들이 총재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좋은 생각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오늘 장시간 귀한 시간 내주신 총재님과 두 분 대담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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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가는 급락, 빚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가 없고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계좌는 반등을 기다리기에 앞서 부족분부터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기한까지 추가 담보를 납입하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가 회복 전에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2800원(6.35%) 내린 18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3만2000원(10.44%) 하락한 11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각각 7.57%, 9.4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담보 부담도 커지고 있다. ◆ 주가 급락에 담보비율 하락…납부기한 넘기면 반대매매 문제는 주가가 떨어져도 빌린 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지고, 유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다른 담보 없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담보로 잡혀 있고 대출금이 그대로라면, 담보비율이 150%였던 계좌는 지난 5일 하루 하락만으로 각각 약 138.6%, 135.8%까지 낮아진다. 유지 비율 140%를 적용받는 계좌라면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수준이다. 이자와 비용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실제 계좌의 담보 상태와는 차이가 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억5000만원어치를 담보로 1억원을 빌린 투자자는 지난 5일 주가가 7.57% 떨어지면서 담보 가치가 약 1억38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권사가 요구하는 최소 담보 가치가 1억4000만원이라면 하루 만에 약 135만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족분을 제때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담보 부족이 발생한 고객에게 부족 금액과 납입기한을 안내하고 있다. 현금 입금이나 증권 입고, 보유 주식 매매, 신용융자 현금상환 등으로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지만, 기한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지면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객의 추가 납입 여력과 담보가치가 동시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계좌를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7715억원으로 전날보다 1269억원(0.44%) 증가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체결액은 약 84억2000만원으로, 이달 4일 약 39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에 정부는 반대매매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담보 부족이 대규모 강제매도로 이어지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규제 완화가 모든 계좌의 반대매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담보 유지 기준과 적용 대상, 기존 담보 부족 계좌의 처리 방식 등은 증권사별 시행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로, 주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증권사들은 정부 발표 직후 내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적용 방안과 기존 계좌에 미치는 영향은 검토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담보부족 고객의 단기 반대매매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도 "다만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주가 급락과 강제매도가 맞물려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라고 전했다. ◆ 메모리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반등까지 버틸 여력이 변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기업의 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메모리 수요에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역시 수요 감소보다는 건설 지역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27년 예상 순자산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각각 1.13배, 1.00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 위험보다 기대수익에 압도적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급락이 반도체 업황 자체의 악화보다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충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와 헤지펀드 청산 등이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AI 인포그래픽=양태훈 기자]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민주당 역시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중시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지연되더라도 동맹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연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어, 정책 우려가 과도했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말까지 저점을 높이더라도 내년 상반기에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협의와 장기공급계약의 이익 방어력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 역시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AI 산업이 고성장 국면에 있지만 관련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적자인 데다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AI 기업들과 빅테크들의 현금흐름 개선 단서가 입증되기 전에는 악순환이 끊어지기 어려워보인다"라며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이 단서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4분기 실적 시즌까지는 가야한다"고 전했다. dconnect@newspim.com 202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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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용적률 1.2배 허용한다더니…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와 여당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인센티브를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가 기대됐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의 부정부패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공 정비사업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민간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적인 요건과 제한이 붙을 수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 사업성 개선 효과가 폭넓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합의 됐지만 실제 법안 통과는 미지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 1.2배까지 부여하도록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법안 개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일러스트=이동훈 선임기자]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협의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오 시장과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위축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개선 과제'를 국토부에 제시했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8개 과제를 수용했으며, 나머지 과제 중 하나인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최대 1.3배의 용적률을 적용하는 점을 들어 민간 정비사업에도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에도 법적 상한의 1.2배 또는 1.3배까지 용적률을 추가로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용적률 1.2배 방안을 최종 선택해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 있으며 이를 포함한 도정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제도가 확정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인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360%까지 용적률을 늘릴 수 있으며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50%에서 300%까지 받게 된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이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아지면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물량은 기존 목표인 8만7000가구에서 13만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법적 상한 1.2배 상향이 모든 사업장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이같이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의 정비사업 주택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이 이뤄지면 단순계산시 35만가구 착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다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의 방향성은 마련됐지만 국토부와 여권에서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적률을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겠다"면서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국토부와의 실무협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아닌 여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시보다 야당과의 협의가 우선시 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서울시의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고 단지 서울시의 요청사항만 국토부에 전달된 상태"라고 말했다.  ◆ 與 지역별 차등적용 등 추가 조건 내놔…대통령 비판 인식도 통과 변수 이미 방향성이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서울시 입장은 이미 전달한 만큼 개정안 처리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연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법안 개정에 시간이 소요될 사안도 발생했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여권의 추가 사항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지역별 차등적용이다. 강남·서초·송파구의 강남3구와 용산구의 민간정비사업은 용적률 추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또 늘어난 용적률로는 전용면적 59㎡ 이하 주택만 짓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해 예외를 주지 못하도록 명확히 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 사안은 서울시가 고려했던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 추가 소요와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부분은 서울시가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닌 만큼 개정안 통과를 크게 늦출 요인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사업성 증대가 절실한 비도심 강북지역에 중점적으로 배정할 수 있고 또 강남권 등 인기지역에서는 재건축 이후 사업성까지 고려해 고밀 재건축을 크게 반기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요구 사항인 재개발 임대주택 공급 완화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면서도 막판 진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출범 이후 사안마다 극한대립에 빠진 서울시와 국토부의 관계 때문이다. 협의 과정도 순탄치 않다. 오세훈 시장은 홍 장관과의 빠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홍지선 장관은 실무협의부터 마무리한 다음 만남을 공식화한 상태다. 도정법 개정 사례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한 반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도정법 개정에 대해 시 의견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공공 재개발을 강조하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공재개발은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데 민간정비사업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민간 정비사업을 악마화한다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는 "대통령이 맞대 놓고 민간 정비사업을 비판했는데 여권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은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는 '공공성 강화'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도 있는 만큼 국회나 정부의 제도 개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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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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