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보다 좀 더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 그는 당분간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고수될 것임을 확인했다. 아마도 특별한 '사태'가 불거지지 않는 이상 이처럼 확신에 찬 연준이 금리를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14일 반기 의회 통화정책 증언에 나선 버냉키 의장은 현행 통화정책 기조 아래 미국경제는 좀 더 지속가능한 수준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물가는 안정범위로 진입할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 전망의 경우 주택경기 조정의 불확실성에, 물가전망은 유가 및 상품가격 예측 불가능성이란 위험에 각각 노출되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지금 연준의 우려는 물가가 자신들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대로 안정수준으로 진입하지 않을 위험 쪽에 치우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15일 07시 20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미국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국면'으로 이행 중
버냉키 의장은 먼저 2006년 경제의 추세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 자신들이 7월 보고서에서 제출한 미국 경제의 '좀 더 지속가능한 성장속도로의 이행' 전망이 실현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그는 2006년 한해 실질경제 성장률은 견조한 수준이었지만, 패턴이 고르질 못했다고 지적했다. "1/4분기 성장률은 2005년 여름 허리케인으로 인한 급격한 약세로부터의 반등 국면으로 강력했지만, 그 이후 연말까지 경제는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었다. 현재까지 제출된 보고에 기초할 경우 2006년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2.75% 수준이다."
"7월 보고서에서 예상했듯이 미국경제는 지난 수년간 경험한 급격한 확장국면에서 좀 더 지속가능한 성장속도로의 이행과정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성장둔화의 일차적인 원인은 주택건설 추세의 현저한 약화를 유발한 주택시장의 실질적인 냉각양상이었는데, 다만 주택시장의 약세나 주택가격 상승률의 완화는 경제의 여타부문에까지 큰 파급효과를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지출은 계속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고용수요는 아직 강력한 상태다. 최근 6개월간 월평균 16만5000개의 신규일자리 증가세와 1월 현재 4.6%에 불과한 실업률이 이를 말해준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물가압력이 2006년 상반기 중 상승했다가 다소 완화되었다고 평가한다.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하락했다. 이는 대부분 원유가격이 하락한 결과였다. 최근 몇 개월 사이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들도 개선됐다. 하지만 근원인플레율은 여전히 다소 높아진 상태다."
결론적으로 버냉키는 최근 5회 연속 금리동결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현행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만족감을, 사실상 잠정적인 '승리선언'을 표현한다.
"이제까지 나온 거시지표 결과는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근원인플레이션의 점진적인 완화 추세를 돕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물론 겸손하게. "다만 지난 달 FOMC는 정책성명서에서 현재 지배적인 우려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완만해지지 않을 위험에 있고, 상황의 전개가 확실하다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적 대응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새로운 경제전망: 중기 성장률 둔화, 물가안정 범위 진입 기대
이번에 새롭게 제출한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중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중심경향)은 2007년 2.50%~3.00%, 2008년 2.75%~3.00%으로 제출됐다. 예측범위는 올해와 내년 모두 2.50%~3.25%였다.
성장전망의 리스크는 하방리스크의 경우 주택시장의 조정이 예상보다 더 심각할 경우, 상방리스크는 소비지출이 지난 해 하반기 정도로 계속 빠르게 증가하여 생산활동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될 경우로 지적됐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본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중심경향)은 2007년 2.00%~2.25%, 2008년 1.75%~2.00%였다. 물가 예측범위는 올해가 중심경향과 같았다면, 내년의 경우 1.50%~2.25%로 하단이 낮았다.
물가전망의 경우 연준은 자신이 예상하는 것처럼 물가가 완만해지지 않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한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전망 모두 중심경향이 4.50~4.75%로 같았다. 다만 예측범위는 올해가 중심경향과 같았다면, 내년의 경우 4.50%~5.00%로 중심경향 보다는 상단이 약간 높았다.
◆ 소비지출 안정적 증가, 설비투자도 완만한 증가 예상
좀 더 세부적인 최근 실물경제의 전개양상은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지난 해 하반기 실질 3.5% 속도로 증가, 이전 3년간 기록한 활발한 증가추세와 부합했다. 이 같은 상황은 고용증가와 실질임금의 상승에 따른 개인소득의 증가에 기초하고 있다. 시간당 보수는 지난 해 하반기 약 3% 수준으로 증가했다."
여기서 버냉키 의장은 자신들이 소비지출 증가세가 이처럼 강력할 줄은 미처 몰랐다는 점을 시인해 눈길을 끈다.
"지난 해 봄과 여름에 뚜렷해진 주택시장의 실질적인 조정을 감안할 때 소비지출의 회복탄력성은 훨씬 더 충격적(all the more striking)이다."
그동안 주택매매 규모가 15%나 감소하고, 단독주택 건축이 30%나 줄어들었으며 주택재고가 증가하고 건축관련 고용이 감소하는 상황을 소묘한 버냉키는 최근에는 희미하게나마 안정조짐이 엿보인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주택시장에 다소 안정되는 희미한 조짐이 있다. 신규 및 기존주택 매매가 최근 몇달간 보합세를 기록했고 모기지신청건수가 증가했으며 일부 서벵 결과 주택구매자들의 정서가 개선됐다."
하지만 주택수요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다고 해도 당분간 주택투자는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재고를 좀 더 원만한 수준까지 줄이려고 할 것이므로 주택투자는 앞으로 수 분기동안 경제성장에 계속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부문의 지속되는 조정에도 불구하고 가계부문의 전망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전체 여건에서 '예외'로 지목됐다.
"가계의 재정은 전반적으로 견고하고 소비자대출이나 주택모기지의 파산율이 낮은 수준이다. 파산율이 크게 증가한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예외에 속한다. 비록 최근 수년간 익숙했던 고용증가 수준에 비해서는 완만해지겠지만, 고용시장은 건강하며 실질소득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한편 버냉키는 고용시장의 변화가 단순한 경제활동의 둔화의 반영일 뿐 아니라 구조적이고 추세적임을 설명한다.
"부분적으로는 노동력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단순히 경제활동의 둔화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지만,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임박하고 지난 수십년간 크게 증가했던 여성노동자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다소 하락한 것이 앞으로 수년간 노동력 증가율을 둔화시킬 요인이다. 이렇게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고용시장의 안정적인 여건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한 신규일자리 증가규모는 줄어들 것이다."
이상의 모든 여건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수분기 동안 소비지출 증가세는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하는대로 주택담보 가치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 현재 소득 중에서 저축을 좀 더 늘리려할 것이기 때문에 그 증가율은 개인소득 증가율보다는 덜 급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버냉키는 전망했다.
기업부문의 경우 강력한 순익성장, 유동성이 풍부한 재무여건 그리고 사상 최저수준인 부채비율 등 훌륭한 재정여건 속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런 요인들이 설비투자의 지속적인 증가를 이끌어 냈다고 버냉키는 평가했다.
"특히 2006년 첨단기술장비 투자가 9% 증가했고 사무실이나 공장, 영업점 등에 대한 '비주거용 구조물'에 대한 투자가 수년간 약세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연말로 가면서 설비투자가 둔화되었으며, 이는 주로 기업용 구조물 투자의 둔화, 변동성이 심한 운송부문의 투자변화, 일부 건설 및 자동차제조부문의 투자약화을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 수년간 기업 설비투자는 기업 안정적인 생산증가세와 우호적인 금융여건에 기초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일부 부문의 재고가 지난 한해 증가해 생산감축을 유발했으며, 아직도 남은 불균형 양상은 올해 초반까지는 계속해서 산업생산 활동을 다소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부의 해외경제는 활발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지적됐다.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경제가 계속 활발하게 성장, 지난 해 수출액 증가율은 9%에 달했다. 실질 수입액 변화는 석유수입의 변화에 따라 다소 불균등했지만 전체적으로 증가율은 3% 수준에 그쳤다. 올해도 해외경제의 성장세는 미국의 수출 증가세를 이끌 것이다. 무역수지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6.5%로 여전히 대단히 큰 규모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