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닷새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이자 9년 1개월 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
920원대 약세로 장 내내 정체감을 보였으나 장후반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과 롱스탑이 출몰하며 925원 이하로 낙폭이 커졌다.
920원대가 눈에 익숙해진 수출업체들이 환율 반등 기대가 무산되자 다시 매도 가능 레인지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옵션 물량이 걸려 있다는 925원이 붕괴된 이상, 바닥 확인을 위한 추가 저점 테스트가 불가피해 보인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 하락한 924.30원으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연중 최저이자 지난 1997년 10월 23일 921.00원 이래 9년 1개월 최저치를 다시 세웠다. 달러/원 선물 12월물은 923.90으로 전날보다 3.20원 떨어졌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미국증시의 상승 영향 등으로 전날보다 0.40원 오른 928.00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를 고점으로 926.40원까지 밀렸다.
매물이 꾸준히 나왔고 달러/엔 환율 또한 115엔선 초반에서 계속 움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 926.50선에서 지루한 횡보장세를 보이던 환율은 오후 2시20분경 일저점이 다시 붕괴되자 네고물량과 롱스탑 물량이 쏟아져 급락 장세를 보였다.
개장가가 일중 최고치고 종가가 일중 최저치를 기록, 캔들 분석상 '꼬리' 없는 음봉을 보이며 전형적인 약세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기대했던 당국의 개입은 나타나지 않아 하락폭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있었더라도 소폭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난 11월말까지 적극적인 달러 매수 개입을 한 탓에 당국이 부담을 느꼈던 상황이고, 매수 주체가 없어 당국에 의존하는 시장이다보니 개입이 없는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난 셈이다.
이날 925원을 무너뜨린 매도세는 한 외국계 기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무난한 해석은 ‘네고+롱스탑’이지만 일각에서는 환율 하락 조짐이 있자 925원에 걸쳐 있던 옵션 물량을 청산하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925원이 깨져 수출업체와 은행간 맺은 계약이 무효화되면 은행으로서는 이익이라는 분석.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주식매매 자금일 수도 있다”며 “한 특정은행의 행위라기보다는 시장 자체에서 심리적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연말이 진행되면서 수출업체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920원대 눈익히기 과정을 거친 업체들이 바닥을 테스트하며 매도해도 되는지 타진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
이에 글로벌 달러가 급등하거나 당국이 대대적 개입에 나서는 등의 특별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 한 920원 지지 테스트는 불가피해 보인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기대했던 개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출업체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것 같다”며 “앞으로의 관건은 920원 근처에서 당국이 얼마나 개입에 나설까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레벨이 낮아져서 920원 진행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러나 달러/엔 환율이 115엔선에서 지지되면 달러/원 환율도 920원대 중반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연말에 환율이 급락하는 공포감이 다시 생겨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며 "해외부동산 취득한도 확대 등은 중장기적인 해법이어서 단기적으로 당국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