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외환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화 급락이 펀더멘털 상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급격한 레인지 이탈에는 주로 기술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전망은 전혀 새롭지 않으며,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 역시 결산을 앞둔 헤지펀드들의 부분적인 차익실현 움직임에 그친다는 평가다.
이 같은 배경을 통해 유로/달러가 1.30선을 돌파하자 그 다음부터는 자동적인 달러 손절매도 주문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1.31달러 선이 돌파됐다.
우 샤오링 중국 런민은행(PBOC) 총재가 "동아시아는 달러화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위험 때문에 달러화 유입에 대한 의존도를 좀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 자극제가 되기는 했지만, 당장 달러보유액을 팔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외환전문가들은 이번 달러화의 급락이 과도한 것이었다는 지적을 제출하는 중이다.
마크 챈들러(Marc Chandler)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 글로벌 외환전략가는 "모멘텀으로 보자면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추가적인 약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지만, 달러 약세론자들이 너무 앞서 나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딜러들은 달러약세 진행형으로 보이는 이번 특급열차에 성급하게 승차하기 보다는 일단 차익실현한 뒤 다음 번 열차를 기다리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달러화 랠리 가능성이 엿보이던 시절이 불과 6주전이란 점에서 이번 매도세는 그 자체로 "극단적(extreme)"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사이토 유지 소시에테 제네랄(SocGen) 도쿄지사의 외환전략가는 "엔화를 매수할 특별한 재료가 없으며, 국내투자자들의 엔 매도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달러/엔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러/엔이 두달 반래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주로 헤지펀드의 결산일인 11월말, 즉 이번 주 목요일을 앞두고 이들이 달러/엔 포지션을 청산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들 헤지펀드들은 미국과 일본의 명목금리 격차를 재료로 대규모 달러/엔 매수 포지션을 구축햇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엔의 향방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라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이 마무리되면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오니시 도무 도이체증권(Deutsche Securities Inc.) 소속 외환분석가는 앞으로 달러/엔의 경로는 "미국 경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특히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국경기의 불확실성은 그 자체로 달러화의 매도요인이 되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연준의 금리전망이 후퇴할 경우 이는 엔화의 추가강세를 이끄는 배경이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