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주간금융지 배런스 온라인(Barron's Online)誌 최신호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 해 제출했던 2010년 매출액 두배 늘리기와 20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가 여건의 변화로 인해 달성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이 가운데서 윤 부회장은 "환율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고, 천연자원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점을 객관적 요인의 큰 변화로 꼽는 등 '환율문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술회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윤 부회장은 지금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역시 메모리이지만, 더욱 격차를 벌여야 하고, 특히 '프린터시장'과 같은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휴대전화시장에서는 고가위주의 전략에서 저가시장으로의 진출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부회장은 이 문제를 회사의 소유구조로 보는 시각을 버리고 회계나 거래 그리고 회사경영의 '투명성' 이슈로 보아달라고 강조했다.
배런스는 삼성전자가 1997년 이래 순익이 근 4,000%나 증가하고 시가총액이 4배로 뛰어올랐다며, 지난 주 66만4,000원인 주가가 2007년 예상순익의 12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준에서는 저렴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배런스와 윤부회장의 인터뷰를 상세하게 정리한 것이다. 배런스는 이번 인터뷰가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의 통역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2일 개장 전 뉴스핌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배런스: 매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휴대전화 및 LCD시장도 고점을 지나고 있는 데, 삼성전자의 2010년 목표, 즉 2004년 매출액 기준으로 매출을 두 배로 늘릴 것과, 20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가?
윤종용(이하 윤): 어려운 질문이다. 향후 5년 예측이 쉽지 않다. 질문한 목표는 지난 해 세운 것이다. 그 이후 여건이 변화됐다. 환율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고 천연자원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따라서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 자신하면서도 당연히 확신하지는 못한다. 휴대전화, LCD 그리고 가전 등에서는 경쟁이 맹렬하고 상황이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 배런스: 지금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유망한 곳은?
윤: 반도체, 그 중에서도 특히 메모리부문이다. 물론 여타 부문도 희망적이다. LCD 부문도 TV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CRT에서 LCD로 광범위한 이행을 목도하는 중이다. 휴대전화에서는 현재 첨단기술의 마지국 국면에 있다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3세대와 3.5세대를 넘어서는 와이브로와 같은 기술단계로 이행하면 독점기술 능력 때문에 좀 더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2010년에 우리는 세계적으로 1등급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 배런스: 지금도 1등급 기업이 아닌가? 해결과제라도 있는가?
윤: 모두들 1등급 업체라고들 하지만 스스로 겸손하고 싶다. 사실 아직 달성해야 할 일들이 매우 많다. 질적이고 양적인 면에서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사업을 넘어서는 것이 최선이다. 메모리분야는 우리가 상당히 앞서있다. 하지만 앞으로 5년간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선두를 더욱 확고히 하길 원한다. 시스템LSI는 역점 신규사업이며, 기존 메모리사업을 보완하여 종합반도체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크게 투자할 계획이다. LCD시장에서는 양적으로는 1위이지만,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면에서 경쟁업체들을 앞질러가고 싶다. 휴대전화는 중간 및 고가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저가제품시장에서도 전략을 수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판TV에서는 LCD와 PDP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업체를 포함해 글로벌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현재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 한다. 디지털기기, 특히 모바일 및 포터블기기 쪽에서는 선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으로는 프린터와 같은 분야의 이식도 생각하는 중이다.
▶ 배런스: 왜 프린터 사업에 관심을 두나? 윤: 좋은 사업부문이고 성장모멘텀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도 최상위권이 되려고 한다. 이 시장은 소비자시장이다. 잉크젯과 레이저 두 분야로 나뉘는데, 잉크젯의 경우 지적재산권 때문에 신규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높다. 따라서 칼라레이저를 포함한 레이저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프린터시장은 대략 1,000억달러 정도의 규모로 메모리시장보다 크기가 대단하고 경쟁업체의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 프린터사업부 매출액은 3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린터시장에서 삼성이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성공을 위한 핵심요소들을 구비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광학회로(소자)다. 프린터는 다른 IT제품과 묶여 팔리는 추세다. 삼성은 모니터와 LCD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더 쉬울 것으로 본다. 시장은 크고 경쟁자는 적은데 진입이 어렵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하지만 일단 집입하기만 한다면 이 시장은 매우 수익성이 높은 곳이다. 삼성은 사업부문 다각화를 중시하고 있으며, 프린터는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문이다.
▶ 배런스: 휴렛팩커드(HP)의 고전이 시장진입을 좀 더 쉽게 할까?
윤: HP와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알고 있겠지만 HP는 반도체 메모리 등 삼성으로부터 많은 부품을 구매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터시장에서 HP는 강력한 선두업체이며 여기서 삼성은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 레이저프린터 쪽에서도 일부 OEM을 하고 있다.
▶ 배런스: 5년내에 목표로 하는 프린터 매출은?
윤: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는 힘들지만, 프린터 시장은 매년 20% 정도 성장하고 있고, 분명히 그 속도가 더 빨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에는 중저가 시장을 노렸지만, 앞으로는 고가시장에 역점을 둘 것이다. 그리고 점차 B2B시장에서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은 이 사업에서 현재 선두그룹과ㅗ 같은 최상위권에 들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되면 좋은 파트너인 HP와 캐논(Canon)에서 불만이 나올 것이다.
▶ 배런스: 프린터 시장에서 기업과 소비자시장 어떤 쪽이 더 좋은가?
윤: 전체시장에서 기업시장이 70~80% 정도이고 소비자시장이 30% 정도다. 그런데 삼성의 경우 B2B 매출이 전체의 20~30% 정도에 그치고 있어 성장 여력이 매우 크다. 배런스도 프린터를 살 때 삼성제품을 사게 되길 바란다.
▶ 배런스: 휴대전화사업에서 저가시장의 전략세우기에 부심한다고 했는데, 고가시장에 주력한 것이 실수였나?
윤: 삼성의 휴대전화사업은 단지 돈을 버는 것만이 아니며, 회사전체의 이미지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삼성의 브랜드인지도를 끌어올리려고 했고, 이는 저가제품시장을 통해 달성될 수 없는 것이었다. 50달러짜리 휴대전화로는 브랜드파워를 달성할 수 없다. 삼성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따라서 휴대전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다른 부문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 4~5년전 아날로그 사업에서는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취약했는데, 휴대전화 사업을 통해 그 인지도를 급격하게 높일 수 있었다. 지금 업체들은 두 가지 다른 접근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나는 저가에서 고가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삼성은 그 반대를 택했다. 이런 노력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다시피 사업이란 수익을 내기위해 하는 것이며, 이 바탕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분명히 변화되고 있다. 중가에서 고가시장은 전체의 30%지만 저가시장이 전체의 70%나 된다. 후자의 시장은 주로 신흥시장을 통해 성장하는 중이다. 삼성은 신흥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저가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자제했지만,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에 맞춰 전략을 수정할 시점이다. 따라서 저가시장의 비중을 늘리면서 동시에 그 내에서도 좀 더 가격이 높은 부분에 주력하려고 한다.
▶ 배런스: 그러면 수익마진이 줄어들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윤: 저가제품 매출이 더 빨리 증가한다면, 단기적으로 수익마진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과거에는 화면의 컬러화, 카메라 도입 그리고 MP3 등으로 기술단계의 이동이 매우 빨랐다. 삼성은 빠른 적응력으로 이런 변화에서 남들을 앞질렀다. 그런데 지금은 2세대 기술단계의 끝무렵에서 3세대로 넘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단 3세대와 3.5세대 그 이상으로 가면서는 기술력에서 상위에 있다. 따라서 그림을 크게 보자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술단계로의 진입을 따라 수익마진이 저점을 통과해 다시 개선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은 다른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많이 가졌다. 일단 부품 면에서 강력한 입지를 가졌다. 휴대전화를 분해해보면 메모리칩, 모뎀칩, 디스플레이 그리고 배터리 같은 다양한 부품들이 나오는데, 이들이 모두 계열회사에서 공급된다.
▶ 배런스: 와이브로 가입전망은 어떤가? 미국은 아무도 듀얼모드 기기를 원하지 않고, 또 인터넷으로 전화를 걸기 위해 시간을 소모하는 것도 싫어한다. 와이맥스(WiMAX) 혹은 와이파이(WiFi)를 추진하는 쪽은 모두 당혹해 한다.
윤: 와이브로 서비스는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 사실 한국은 이제 막 테스트 단계다. 알다시피 스페인과는 와이브로를 차세대 기술로 도입한다는 쪽으로 큰 성과가 있었다. 지금 이 시장은 상당히 둔한 편이지만, 앞으로는 대단히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 부문이 큰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당분간은 소비자들이 듀얼모드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결국에는 모두 단일칩 모드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매우 많은 차별적인 방향들도 예상하는 중이다.
▶ 배런스: 삼성전자에 대해 얘기하면 항상 디스카운드 문제나 기업지배구조가 거론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어떤 해결노력이 필요할까?
윤: 기업 지배구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기업지배구조란 투명성이 핵심쟁점이며, 삼성의 경우도 이것이 핵심일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삼성은 흠잡을데 없는 회계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처음부터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해왔다. 모든 거래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졌다.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오너십 구조로 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그리고 회사의 가치는 크게 증가했으며, 갭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수년간은 크게 줄어들었다.
▶ 배런스: ADR에 대해서는 어떤가?
윤: 회계업무의 개선을 위해 크게 노력하는 중이다. 매우 장기간 ADR상장을 준비해왔다. 내년에 당장 상장할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 언제라고 말하기 힘들다. 우리와 글로벌 스탠더드의 간극이 실제로 거의 줄어들고 있다. 회사가 투명하게 운영되는 한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
▶ 배런스: 삼성이 아이팟(iPod)과 같은 킬러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
윤: 워크맨이나 아이팟 같은 킬러제품은 매우 중요하다. 시장과 사횡에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킬러제품이 회사경영에 중요한 기초는 아니라고 본다. 킬러제품은 매력적인만큼 실제로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워크맨은 핵심기술 면에서는 혁신은 아니었다. 우리는 핵심기술 측면을 강조한다. 이렇게 말은 해도 킬러제품이 회사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동의한다. 그런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겠다.
▶ 배런스: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윤: 기술중심의 회사에는 R&D가 매우 중요하다. 삼성의 R&D투자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현재 매출액의 7~8% 정도를 R&D에 사용한다. 최상위 기술의 경우 그보다 더 빠르게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R&D에 약 6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인력이 존재한다. 2,900명의 박사를 포함해 총 3만4,00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박사를 고용하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에 10개의 R&D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그 중에서 통신센터는 영국, 소프트웨어센터는 인도 그리고 좀 더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센터는 일본에 있다.
▶ 배런스: 소니와의 LCD 합작에 대해 설명해달라. 다른 업체들과의 합작벤처도 예상할 수 있나? 윤: 소니와의 합작벤처는 매우 성공적이며 양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7세대 기술로 시작했는데 경험상 워낙 가치가 컸기 때문에 8세대 공장에서도 소니와 합작했다. 역시 이 합작벤처는 성공적이고 시너지효과도 대단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열어두기로 했다. 삼성과 다른 어떤 파트너 업체들 사이의 시너지가 있다고 느껴지면 어떤 제안이라도 고려할 것이다. 지금은 다른 합작논의가 없지만, 그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 배런스: 마지막으로 반도체에 대해서. 인텔과 마이크론이 내년에 파운드리를 개시하면 플래시 메모리 쪽이 과잉이 되지 않을까?
윤: 내 생각에는 신규사업자들의 진입으로 시장이 매우 건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플래시 쪽의 수요는 지금까지 새로운 공급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플래시의 수요가 디지털카메라나 MP3 정도에 국한되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통신기기들에 사용된다. 수요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 배런스: 플래시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인가? 혹은 플래시 메모리가 노트북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되어야 하나?
윤: 문제는 제조업체의 가격은 떨어지지만 하드디스크의 메모리를 차지하는 컨텐츠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금은 고가노트북이 200기가바이트 정도의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 적당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은 32메가바이트 정도이며, 가격이 매년 50% 하락한다고 보면 노트북시장에서 크게 사용될 때까지는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하드디스크의 메모리 용량도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국 목표치는 움직일 수밖에 없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