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각] '중립수준' 넘어선 美 기준금리... 완화기조 전환 가능성 열려있어 - MS 펠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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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은 '중립지대'에 접어들고 있는가? 일부 연준 핵심관계자들의 표현에 따르자만 "예"가 그 대답이다.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가 중립수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인플레 압력이 강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이와 관련, 최근의 '중립' 금리수준과 비교해 볼 때 이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살짝 '경기억제적'인 수준으로 기조가 변화되었으며, 따라서 버낸키 신임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진두지휘할 경우 경기를 실질적으로 억제하게 될 위험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요하킴 펠스(Joachim Fels) 등 모건스탠리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3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실린 자신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이는 2월14일과 15일 양일간 글로벌이코노믹포럼에 실은 보고서을 요약한 것이다), 중립금리 개념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기준으로 본다면 현행 연준의 정책기조를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이들은 현재 중립적인 실질금리가 2.25%수준이며, 따라서 연준의 명목 정책금리가 4.5%이고 코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2% 미만이라고 할 때 이미 실질 정책금리가 2.5%를 넘어서는 등 중립금리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보자면, 사실상 경기억제적인 수준으로 금리가 진입한 셈이다.펠스 등은 특히 미국 주택경기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여, 버낸키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여 경기를 실질적으로 억제하게 된다면 오히려 이 때문에 올해 안으로 연준이 다시 완화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할 가능성이 열린다고 주장했다.결과는? "채권시장의 빅랠리"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중립금리' 개념과 '산출갭' 개념의 결합, "무빙 타겟"으로 봐야중앙은행이나 시장 참가자들은 어떻게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중립"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까? 이 질문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명확한 답이 없는 그런 종류의 쟁점이다.중립 여부를 가늠하는 한 가지 방식은 기준금리의 장기평균을 도출하여 현행 정책금리 수준과 비교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통화량 증가율이나 혹은 일정한 기준을 놓고 전체 신용규모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를 측정하고자 한다.그러나 이런 여러가지 측정시도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연준의장은 중립금리가 어떤 수준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 지점까지 가보고 난 뒤에 대답해 주겠다"는 '우문현답'의 대응을 반복하곤 했다.이 같은 모호한 특징 때문에 오히려, 한 세기 이전 스웨덴 경제학자인 빅셀(Knut Wicksell)의 중립금리 이론이 다시금 지금 중앙은행들이나 학계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간단하게 말자하면, 중립금리란 어떠한 경제에 가해진 충격이 해소된 이후 경제의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안정시키는 그런 금리수준을 말한다.빅셀은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중심으로 변동하는 특징을 발견했으며, 그의 분석은 미제스와 하이예크란 거두가 제출한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순환 이론에 상당한 영얗을 미쳤다. 만약 빅셀의 접근방식을 따른다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평가할 때는 실질 연방기금금리와 중립금리 수준을 상호 비교하면 된다. 만약 실질금리가 중립수준 보다 높으면 연준의 정책기조는 경기를 억제하는 수준이며, 그 반대이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된다.그런데, 또 다른 유명한 경제 개념인 산출갭(Output Gap) 개념에 따르면, 중립금리란 관측이 불가능하며 반드시 예측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립금리에 대한 그 어떤 예측도 이것이 "움직이는 목표(moving target)"라는 점을 반드시 고려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중립금리는 기술의 변화나 개별가게의 시간선호 등의 변화에 따라 어떤 기간에 걸쳐 계속 다양하게 변화된다.하지만 잘 알려진 테일러준칙(Taylor rule)에서는 대부분 중립금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간주한다. 이 준칙은 실질 단기금리가 세 가지 요인, 즉 자연적 혹은 중립적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율의 안정목표치 대비 괴리율 그리고 경제활동이 완전고용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등으로 결정될 수있다고 보는데, 이는 상황을 크게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 美 중립금리 현재 2.25% 수준우리는 연준 경제분석가인 토마스 로박(Thomas Raubach)과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가 최초로 도입한 접근방식을 이용, 단순한 미국 경제 모형과 좀 더 복잡한 통계 필터링 기법을 결합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중립금리 수준을 도출해 보았다.그 결과 1960년대 중반에는 거의 4% 수준에 접근하던 중립금리 수준이 1990년대 전반기까지 약 2%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이 기간 미국의 노동생산성 향상률이 장기적으로 감소하였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 이후 기간에 중립금리는 2%~2.5%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이며, 1990년대 초반 이 밴드의 저점에 도달했던 이 금리가 2000년대 초반 주식거품이 붕괴된 뒤 다시 저점으로 이동했다.최근 중립금리 수준은 2.25%로 나타났다. 현재 코어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가 현재 2%를 살짝 밑돌고 있고 명목 중립금리가 4%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어서 명목 연방기금금리 수준인 4.5%에 미달하고 있다.◆ 연준은 이미 '경기억제' 중, 주택경기 조정 여하에 따라 완화 가능성 열려있어통화정책이 경기부양적인지 그 반대인지는 실질연방기금 금리와 중립금리 사이의 격차를 추세적으로 보면 잘 드러난다.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이 격차는 상당한 마이너스를 기록해 통화정책이 매우 경기확장적임을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경제는 침체에서 강력하게 회복되었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바람직한 수준보다 너무 낮은 수준에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이 이끈 14회 연속 금리인상으로 인해 정책적 완화기조가 제거되었으며, 이제는 중립금리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이런 판단 기준으로 볼 때, 신임 연준의장인 벤 버낸키(Ben S. Bernanke)는 이미 살짝 경기 억제적인 수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으며,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결과 연준은 지나치게 경기억제적인 정책기조의 영역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물론 그 어떤 중립금리에 대한 측정 혹은 판단결과도, 그 바탕이 되는 경제모델이 상당히 단순하고 또 이 모델의 표준편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액면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한편, 경기 억제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아마도 의사가 과열 위험에 빠진 환자에게 내리는 처방과 같다. 이는 버낸키 신임의장이 거듭 강조한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 주택시장의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연준은 올해 안으로 긴축기조에서 완화기조로 스탠스를 뒤바꿀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사태의 전개가 이와 같다면, 채권시장의 빅 랠리의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며, 이에 따라 역전된 수익률곡선은 다시 스팁하게 변모할 것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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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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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