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美 10년물 국채금리가 4%을 위협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들 말이 많다. 사실 연준리가 지난 1년 가까이 금리를 200bp 인상했지만,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40bp 하락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채권시장의 큰 손이라고 불리는 핌코(PIMCO)의 빌 그로스는 아예 앞으로 3~5년 동안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3.0%~4.5% 사이에 머물 것이란 과감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는 항상 상반되는 주장과 분석이 있기 마련이다.美 온라인 경제분석 및 컨설팅업체 이코노미닷컴(Economy.com)은 23일자로 제출한 분석보고서("Will Rates Have to be Raised Until Housing Cools?")에서 최근 재무증권 수익률의 하락 원인을 각각 기술적 요인과 펀더멘털 요인으로 제시한 뒤 이러한 채권가격 상승요인들이 앞으로 해소되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들은 무엇보다 최근 연준리가 '주택시장'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연준리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서 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끌어낼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분명히 짚고 넘어갈 중요한 대목이라고 판단된다.◆ 저금리 상황 역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의 개요다음은 이코노미닷컴의 대략적인 상황분석의 개요다.이제까지는 낮은 모기지 금리가 주택매매와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주택건설 투자활성화, 소비 및 고용시장의 회복을 이끈 중요한 요인이었다. 2003년 6월 이후 주택부문에서 형성된 신규일자리 수는 70만개에 이르러 이 기간 전체 신규일자리 수의 22%나 되었다.노동시장 참여율이 예상대로 회복한다면 노동력의 증가세는 현재와 같은 신규일자리 수 증가 속도와 조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주택부문의 경기가 둔화되어 70만 명의 신규 고용자들 중 일부가 시장으로 나온다면 노동시장의 마찰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따라서 연준리가 주택시장의 호황이 중단될 조짐이 있을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를 상정해보면, 만약 금리인상에도 주택시장의 열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연방금리는 중립적인 수준 이상으로 인상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주택시장의 거품을 목표로 하는 것과는 다르며, 다만 임금상승 압력을 억제하려는 것일 따름이다.이런 점에서 연준리는 이제껏 거품현상에 대해 "거품이 붕괴될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을 고수하고 있다고 판단된다.이상의 몇 가지 고찰을 통해 이코노미닷컴은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올해 연말까지 5.2%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며, 2006년말에는 6.0%까지 추가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제출한다. 이런 전망 하에서는 주택 및 소비지출이 향후 둔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진단한다.그러나 만약 재무증권 수익률이 상승하지 못하고 낮은 모기지 금리가 지속되어 주택관련 부문을 부양하는 요인이 될 경우 고용시장의 경색과 함께 경기 과열양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한다. 이코노미닷컴은 따라서 연준리가 주택시장이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날 때가지 금리인상 추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며, 만약 주택시장이 둔화되지 않고 계속 신규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면 연준리는 연방금리를 중립적인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 수익률과 펀더멘털10년물 금리가 4%에 접근하고 있는 오늘날 미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2002년 3분기 금리가 4.30%일 당시보다 훨씬 좋은 상태다. 이 두 시점은 분명히 경기주기의 서로 다른 국면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0년물 수익률 평균치가 거의 동일하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고 한다.2002년 3/4분기에 연준리는 여전히 금리를 인하하고 있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기업의 해고가 줄을 이었다. 2003년 4/4분기부터 연준리는 연방금리를 1%에서 고정시켰고, 인플레이션 추세 역시 바닥을 통과했으며, 고용시장과 산업생산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시점부터 10년물 수익률은 펀더멘털에서 조금씩 엇긋나기 시작했다. 최근 4.6% 위로 올라섰던 수익률은 다시 4.1%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연준리가 금리를 200bp 올렸고, 물가압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고용시장 역시 활발한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10년물 국채수익률(%): 4.26%..... 4.29%.....4.12%신규일자리 3개월균(천개): -24.0...+92.7...240.0설비가동률(%): 75.70..... 76.47..... 79.40코어CPI(연간, %): 2.1..... 1.5..... 2.4코어 PCE(연간, %): 1.5..... 1.0..... 1.7재정수지(10억$): -157.79.....-396.77..... -365.00경상수지(10억$): -119.00.....-126.96..... -164.71저축률(%): 1.6..... 1.3..... 0.4※ 출처: Economy.com먼저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채권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자리 수 증가 속도는 2003년 말 이후 크게 강화되었고,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적정수준인 5%에 접근하는 등 노동시장의 여유자원이 줄어든 상황이다. 공장 설비가동률 역시 장기 평균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둘째, 상품가격 상승압력이 상당히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에너지가격의 상승이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있고, 달러약세 추세가 지속된 점도 물가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상승 압력이 이상의 일시적인 요인이 아니라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에 따른 '진짜배기' 인플레이션 상승이 진행될 조짐도 있다는 데 있다. 이코노미닷컴은 올해 연말까지 이런 압력이 구체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금융시장으로서는 이러한 리스크를 적절히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셋째, 미국의 금융 불균형은 재정에서 국제수지 그리고 가계재정까지 일반화되어 있다. 재정적자가 줄어들 기미가 없고 올해도 사상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적자가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며, 가계저축률은 거의 제로수준에 접근 중이다.◆ 저금리 기조와 세 가지 기술적인 요인앞서 살펴 본 펀더멘털 요인들은 현재 낮은 채권수익률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채권수익률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까지 채권 수익률곡선은 끊임없이 납작해지고 있는 중이다. 먼저 연준리가 "신중한"이란 단어를 사용함에 따라 25bp 금리인상 전망을 시장에 고착시킨 점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졌고, 장기국채 수익률이 하향 안정화되었다.둘째 예정된 일정에 따라 25bp 금리인상 추세를 고수함으로써 연준리는 거의 단기자금 조달비용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했고, 이는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창출했다.마지막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미국 재무증권을 대규모로 매수함으로써 민간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국채 투자범위를 제한했다. 이코노미닷컴은 다른 무엇보다 바로 이것이 채권가격에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인위적으로 낮은 수익률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본다.이상의 기술적인 요인에 추가적인 펀더멘덜 요인이 결합되면서 최근 10년물 수익률이 더욱 낮아진 것이다. 이 추가적인 펀더멘털 요인은 △ 기업의 자금조달 요인이 작다는 점 △ 연준리의 인플레 억제 기대감이 높아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2005년 경기전망의 최근 하향수정 추세 등이다.◆ 채권금리 상승요인들: 10년물 연말 5.2%, 2006년말 6%로 계속 반등 예상이코노미닷컴은 이상에서 살펴본 금리하향 추세를 이끌어 낸 여섯가지 요인들이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먼저 연준리는 "신중한"이란 용어를 성명서에서 제거할 것이며, 이는 금리인상 폭의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장기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연준리가 시장에 단기조달 비용의 예측에 "불확실성"을 심어줌에 따라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둘째, 단기국채 수익률이 차근차근 상승함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거의 납작해지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캐리트레이드가 진행될 여지가 줄어들었다셋째, 중국 위앤화 재평가 시점이 점차 임박해 옴에 따라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국채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넷째, 노동비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수익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요구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다섯째,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의 내년 초 퇴임에 따라 연준리의 정책구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금리가 장단기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여섯째, 2005년 경기전망이 불과 한 두달 전에 비해 크게 악화되고 있으나(이 때문에 3월 이후 10년물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이 30bp나 하락했다), 여전히 미국이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 속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이는 고용시장의 긴축여건을 이끌어 내면서 단위노동비용이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이코노미닷컴은 마지막 요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최소한 20bp 정도는 과도하게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요인을 제쳐두더라도 10년물 금리가 20bp는 반등해야 정상이라고 지적한다.이들은 이상의 여섯까지 채권금리 견인재료들을 감안할 때,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이 올해 연말에는 5.2%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에는 6%까지 다시 추가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저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강세, 연준리 정책에 영향줄 듯한편 이코노미닷컴은 금리 하향안정 추세로 인해 모기지 금리 역시 영향을 받아 주택시장의 부양요인이 되었고, 최근에는 '거품'논란이 연준리 정책담당자들의 발언에도 나타나고 있다는데 주목한다.이들에 따르면 지난 해에만 미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무려 7,000억달러에 이르었다고 한다. 통상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들 중 약 30% 정도는 부채상환에 사용되었으며, 나머지 30%는 주택개선에 그리고 나머지는 투자와 소비에 사용된다. 이런 마지막 1/3 요인이 최근 4년간 미국의 경제성장을 지지하는 요인이었다고 이코노미닷컴은 주장했다.더군다나 주택시장의 부양으로 인해 고용시장이 덩달하 혜택을 본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주택시장에서 약 70만개의 신규일자리가 창출되었던 것이다.그러나 앞으로 주택부문은 경제전망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주택시장의 호조세로 인해 미국의 월 평균 일자리 증가율은 18만개 수준으로 상승, 1948년 이후 장기 평균추세인 13만개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부진하던 노동시장 참여율도 다시 상승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만약 일자리 증가추세가 둔화되지 않으면 고용시장에서는 마찰요인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록 주택시장이 경기둔화에 일차적으로 놏출되어 있기는 하지만, 채권수익률과 모기지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한 고용시장의 마찰은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이 때문에 연준리는 채권금리와 모기지 금리의 하향 안정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기금리를 '중립'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닷컴은 주장한다. 주택시장이 연준리의 금리인상 폭을 확대시킬 수 있는 변수인 셈이다.또 이들은 연준리의 버블에 대한 제한적인 태도를 감안할 때 주택시장의 버블을 노골적인 정책목표에 끌어들일 수는 없을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는 장기금리가 상승해야 된다는 식의 선동작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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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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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