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다음은 최근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으로 지명한 벤 버낸키 美 연준리 이사의 3월말 연설자료를 요약한 것이다.버낸키 이사는 FOMC 구성원 중에서 ‘비둘기파(dove)’에 속한다. 그는 지난 해 연준리가 금리인상을 개시하기 이전부터 꾸준히 연준리의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지나는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 온 장본인이다. 또 그는 최근 연준리 내에서 “인플레이션 타게팅” 정책의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 내부 쟁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통상 매파들이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에 따라 그 동안 연준리가 FOMC 성명서의 단기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문구를 통해 시장의 기대 금리수준을 제어해 온 것에서 벗어나 시장의 예상을 뒤집는 ‘정책 서프라이즈’를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버낸키는 시장과의 적절한 대화방식을 통해 기대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래 글은 버낸키 이사가 미국 통화정책이 실행되는 메커니즘과 그 정책효과가 장기금리 및 자산시장에 전달되는 경로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연설문으로, 특히 후반부에서 FOMC의 “발언(talk)” 즉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특징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미국 통화정책 결정 메커니즘을 실질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 뒤늦게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Ben S. Bernanke, Implementing Monetary Policy, Mar. 30, 2005, Federal Reserve(1편에 이어)■ 연방기금금리와 여타 시중금리이제까지 다소 장황하게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의 가장 직접적인 도구인 연방기금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미 앞에서 실마리를 제공한 것처럼, 통화정책은 연방준비제도의 활동이 좀 더 광범위한 종류의 금리와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만 유효한 것이다. 그렇다면 연방기금금리와 이들 주요 금융시장의 다양한 변수들 사이의 연관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자.연방기금금리와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진 금리는 단기 자금시장 내 지배적인 금리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다양한 시장들에서 단기 유동자금을 거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무증권에 근거한 환매약정 시장이 존재한다. 연방기금시장은 특히 이른바 유로달러(Eurodollar) 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전문적인 기술로 보면 유로달러 예치금은 비미국 금융기관에 달러화로 예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규제 및 첨단기술의 도움으로 이들 예치금액은 심지어 미국은행과 연방기금시장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다수의 비은행 기관들 사이에서 손쉽게 거래될 수 있다.다양한 범위의 차입 및 대출주체를 만날 수 있으며, 거의 24시간 내내 거래되기 때문에, 유로달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고 대단히 높은 유동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대형은행들은 연방기금시장 혹은 유로달러시장 중 어디에서든 거래할 수 있고, 또 연방기금과 유로달러가 손쉽게 단기유동성 보유의 형식으로 손쉽게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버나잇 유로달러 금리가 심지어 그 날에 한해서라도 연방기금금리와 밀접한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놀라운 것이 될 수 없다(Bartolini, Gudell, Hilton, and Schwarz, 2005).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은행들은 저렴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금리가 높은 시장에서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재정거래의 가능성 때문에 FOMC의 연방기금금리 타겟설정은 여타 초단기금리를 결정하는 데서도 역시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관은 FOMC가 목표로 하는 연방기금금리와 좀 더 광범위한 금리들 사이에 한 가지 중대한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여건에 대해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FOMC의 정책결정이 초단기금리 뿐 아니라 모기지 금리와 채권금리 그리고 주가 등 장기금리와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다양한 경험적인 증거들을 통해 통화정책 결정이 실제로 초단기금리 뿐 아니라 좀 더 장기의 금리와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통화정책 결정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에 대해서는 Bernanke and Kuttner (2004) 참조. 한편 통화정책 결정이 서로 다른 만기의 재무증권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연구는 Kuttner (2001) 참조). 하지만 그 메커니즘이 어떤 것인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단순화를 위해서 FOMC의 정책결정과 5년물 및 10년물 재무증권과 같이 만기가 상대적으로 더 긴 채권금리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만일 통화정책이 이들 재무증권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여타 수익률 및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예를 들어, 모기지 금리는 장기 재무증권 수익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둘 사이의 스프레드(수익률격차)는 대개 모기지 대출의 디폴트 리스크와 이른바 조기상환 리스크(즉 주택구입자가 모기지 대출금을 만기보다 일찍 상환하려고 할 때) 등으로 설명된다. 마찬가지로 재무증권 수익률의 변화는 상장기업들의 수익전망 뿐 아니라 이 미래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사용하는 할인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기초적인 금융이론은 5년물 혹은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 등 어떤 장기금리라도 기대 단기금리의 가중평균치와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라는 두 가지 요소들의 결합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프리미엄은 리스크, 유동성 그리고 여기서 관건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 수단의 바람직함(desirability)에 영향을 주는 여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통화정책은 아마도 재무증권의 기간 프리미엄에 다소간 영향을 미칠 것이다(예를 들어, 통화정책이 대단히 위험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창출하였을 경우, 보통 재무증권(물가연동형 재무증권에 반대되는 것)을 보유한다는 것의 위험은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리스크 보상요구 및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게 된다).그러나 십중팔구 통화정책이 재무증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더 중요한 수단은 바로 단기금리의 미래 변동경로를 예상하게 만드는 정책 효과를 통해서일 것이며, 여기서 논의를 바로 이러한 채널에 집중하고자 한다.어떤 투자자이든 만기가 긴 증권에 투자할 것인지 혹은 단기 증권에 투자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고, 만기가 도래한 이전 단기증권의 회수자금을 새로운 단기증권에 재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금리에 대한 예상은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러한 두 가지 투자전략 사이의 선택은 예상 투자수익률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한편으로 단기금리가 평균적으로 같은 기간 내에 장기금리에 비해 더 빠르게 상승할 것이 예상된다면 투자자들은 단기증권에 대한 단기갱신투자(rolling over)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다른 한편 장기금리가 예상된 미래 단기금리 평균치를 초과한다면 당연히 장기증권이 더 매력적인 투자선택이 될 것이다. 단기 및 장기 재무증권이 모두 시장에 자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분명히 단기와 장기증권에 대해 선호가 대략 일치할 것이며, 이는 (평균적으로 그리고 어떤 기간 프리미엄으로부터 추출된) 예상되는 미래의 단기금리는 반드시 현행 장기금리와 평행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 지점까지 오게 되면 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특히 왜 연준리가 다만 매우 간접적인 방식으로 장기금리와 자산가격을 조절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될 것이다. 연준리의 초단기금리에 대한 통제는 대단히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금리는 현재의 단기금리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에 의해 예상된 미래 단기금리의 전체적인 경로에 의존한다. 따라서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FOMC는 반드시 금융시장에 미래 단기금리 결정계획에 대해 어느 정도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제 이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가장 직접적인 방식은 바로 발언(talk)을 통하는 것이다. FOMC가 회의 이후 발표하는 성명서, 회의 이후 3주 뒤에 공개되는 의사록 그리고 연준리 의장과 연준리 관계자들의 연설과 의회 증언 등은 모두 시장과 대중에게 단기 경제전망, 이러한 전망에 대한 리스크 그리고 통화정책의 적정한 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의 도움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래 단기금리의 경로를 예측할 수 있게 되고, 또 이는 좀 더 만기가 긴 채권가격을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FOMC의 발언은 아마도 1년 혹은 그 언저리 정도의 미래 단기금리의 예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수준을 넘어설 경우 FOMC의 발언은 시장참가자들이 경제 혹은 심지어 FOMC 자체의 정책결정을 예상하는데 거의 편의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좀 더 먼 미래에 대한 정책 예상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마도 훨씬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FOMC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장기적인 정책 경로를 점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두 가지 일반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실천적인 면에서 FOMC는 특정한 경제적 상황에 대해 항상 일정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또 이러한 대응의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항상 동일한 방식을 반복함으로써 FOMC는 자체 정책의 예상가능성과 동시에 대중적인 신뢰도를 획득한다.둘째, 좀 더 일반적으로 FOMC 관계자들은 위원회의 보편적인 정책구도, 즉 위원회의 경제적 목표 그리고 통화정책 전달 경로 및 경제의 구조에 대한 위원회 구성원의 견해 등을 포함하는 논평을 제출하여 대중들이 미래 경제상황에 정책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을 돕는다. 중요한 것은 FOMC 구성원들은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대중의 미래 정책결정에 대한 기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미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상에 대한 정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노출된다. 예를 들어, 활발하게 거래되는 연방기금 선물 혹은 유로달러 금리에 형성된 가격은 시장참가자들이 다양한 만기에 따라 예상하는 연방금리 수준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연방기금 및 유로달러선물에 대한 옵션 또한 활발하게 거래되며, 이들 옵션의 가격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래 통화정책에 대해 판단하는 불확실성의 수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시장을 관찰하고 시장참가자들의 견해에 귀 기울이면 FOMC 구성원들은 시장이 통화정책에 대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정보는 FOMC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정책결정과 성명서가 자산가격과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게 한다.결론적으로 말하자면, FOMC는 초단기금리는 상당히 직접적으로 제어하지만, 이제껏 강조했듯이 장기금리와 장기 금융자산의 가격에 대한 통제력은 미래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크게 의존한다.지난 10여 년간 연방준비제도는 대중과의 의사소통에 있어 더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변모해왔다. 내 생각에는 이렇게 개방수준이 확대될수록 통화정책이 좀 더 효과적이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 인정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환영할만한 추세의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것 같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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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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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