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국내 금융시장 현장에서 대표적인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SK증권의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이 보내 온 내년 경제전망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미래에 대한 희망찾기에 나서는 것처럼 한해가 가는 12월의 길목에서 내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객관성을 지향하는 리서치 작업에도 더해져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예측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수준에 수렴한다는 탁견이 도드라집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격언에 의지해 차분하게 내년의 위험요인을 드러내는 작업이 분석가들의 본령이라는 지론이 겸허함 속에서 배어나고 있습니다. 회원 독자분들께 참고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4년 경제 전망] 낙관론과 신중론이 교차하는 국내외 경제 해마다 이맘 때는 내년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으레 연말 연초 경에 쏟아져 나오는 각 기관들의 새해 경제전망 수치들은 희망적인 기대감까지 가미되어 있어 사후적으로 살펴보면 당초 전망치와 실적치 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연말경에 작성된 다음 해 경제전망 수치는 새해 전망의 기준선이 되며 다시 3월 경, 6월 경 두 차례에 걸쳐 상향 또는 하향 수정 전망을 행하게 된다. 대체로 당해 년도 전망의 현실적 좌표는 대개 3월경에 정해지며, 6월경에는 그 동안의 경기흐름과 추진되어 왔던 정부정책 성과와 연관하여 재점검하는 시기가 된다.과거에 연말 연초 시점에 행해진 각 기관들의 경제 전망치와 사후적으로 실현된 실적치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즉 각 기관들의 경제 전망치들은 매년 과대 예측, 과소 예측을 반복하여 왔고, 전망치 수준 또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향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이는 예측기관들이 전년도 전망편차를 차기년도 전망치 작성시 크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으며, 예측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망치가 경기흐름을 신축적으로 반영하기보다는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려는 성향을 반영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거 전망들의 예측 패턴을 감안한다면 현 시점에서의 내년도 전망치 수준은 아직 기대감에 휩싸여 있고 바람직하고 규범적 차원에서의 전망에 불과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연초에 작성된 경제전망은 당연히 불확실한 외생변수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개연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 2003년 지표경기 개선, 내년 경기회복 기대감 높아 2003년도 하반기 들어 세계경제는 지난 2분기 경기 슬럼프에서 벗어난 데 대한 기술적 반작용과 지역별로 꾸준한 지표경기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2004년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왔다. 2003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근본 원인은 IT부문에서의 공급버블 해소와 신규수요 창출, 달러약세에 의한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의 증시 호조세가 유지되어 왔다는 점과 달러약세에 의한 교역량 위축 압력에도 불구하고 역내교역이 활성화되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경제는 최근 과열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미국경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나 고용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 국가는 중국경제의 역동적인 수입수요로 주변 국가들의 수출호조세로 이어져 왔으나 내수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중동 및 남미 국가 등 원자재 수출 국가들도 글로벌 동반회복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국내경제도 세계경기 흐름에 부응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경기지표 상으로 보면 개선세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내수는 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유효수요 기반 훼손,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침체세가 지속되어 왔다. 전체 경기 수위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는 주로 수출 호조에 주도되어 각각 3개월째, 5개월째 연속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총량지표 상으로는 탄력적 회복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아직 수출과 내수 쪽에서의 완전한 경기회복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 내년 세계경제 4%대 고성장 전망, IT의존도 심화 2004년 세계경제는 역사적 고성장 영역대인 4% 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IT부문 의존도가 높고 산업구조상 자본집약도가 높아짐에 따른 고용흡수력 약화로 소비회복 강도가 기대보다 높지 않을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순환적 경기회복 단계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하반기 경기속도가 체감할 가능성도 잠재하고 있다. 즉 지난 2002년 하반기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 왔던 반도체 매출증가율은 공급과잉 요인으로 내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전진적인 둔화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금년 중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도 내년 들어 점차 희석화 단계로 접어들 소지가 있고 그 동안 과도한 경기부양 후유증이 재정적자 누적으로 나타나 예산제약으로 나타날 경우 오히려 반경기적 부담도 안고 있다. 특히 과열권 진입에 따라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중국경제가 통화량 및 금리 조정을 통한 긴축정책 선회, 증치세(부가가치세 개념) 환급률 인하 및 위안화 환율 조정을 통한 수출입 균형화 정책 등 속도조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내년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수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속도제어 요인들은 경기회복 기조를 반전시키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이나 적어도 내년 하반기 세계경기 속도를 체감시키는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달러화는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세계경제 호전에 따른 경기순환적 측면과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 확대 기조 등을 반영하여 완만한 약세기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 시도가 무산되면서 다시 위안화 평가절상 등 환율 쪽으로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국내경제 4.7%대 성장 전망, 수출․내수 경기단절화 국내경제는 전체 경기회복 수위는 높아지겠지만 내용으로 보면 내년 들어서도 수출과 내수 간의 경기 단절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세가 전체경기를 견인하는 가운데 소비 및 설비투자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차별적 경기흐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다소 빠르게 진행되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점차 낮아질 것인 반면 소비와 설비투자의 미약한 회복세 지속으로 상대적으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져 불안한 내수주도 경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내년 연간 성장률은 금년 예상치인 2.8% 수준보다는 높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을 다소 하회하는 4.7%대가 예상되어 실질적 회복속도는 미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용으로 보면 내년 전체 성장은 여전히 수출이 견인하는 모습이 예상되나 그 전체 성장속도는 전적으로 내수회복 강도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 증가율은 세계 IT수요 확대, 중국특수 유지 등에 힘입어 여전히 호조세를 보일 것이나 하반기 들어서는 중국의 수출입 둔화, IT경기 약화, 선진국 속도조정 가능성 등은 점진적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출입 증가율은 각각 14.3%, 19.2%가 예상되며 무역수지는 90억불, 경상수지는 60억불 흑자가 전망된다. ◆ 미국 한국 등 금리인상 실행시기 미뤄질 가능성 2004년 들어 국제경제 환경은 경기회복 추세와 선제적 인플레 대비 차원에서 각국의 정책금리의 인상기대가 팽배해지는 쪽으로 기울 것이지만 금리인상 실행시기는 기대보다 늦추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FRB 정책금리 변화의 잣대인 실업률, Core인플레 추이로 보아 적어도 상반기 내 금리인상 조건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도 가계부채 부담, 내수부진 지속, 지속적인 환율하락 압력 등을 감안 시 적어도 미국 FRB정책 변화에 선제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 시점에서의 내년 경제전망은 최근의 경기반전 추세를 반영한 희망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 만약 중동지역에서의 테러사태가 예상 외로 확산 또는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기 흐름을 단절시키거나 약화시킬 우려도 잠재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4월 총선, 11월 미 대선 등 정치적 요인도 경기 불확실성으로 파급될 잠재 우려 요인이다. 반대로 소비 및 설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선순환 궤도에 진입할 경우 경기속도도 당초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아무튼 현 주가 및 금리 수준은 이미 현재 시점에서 바라 본 내년 경기전망 수위가 선반영 되어 있다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내년 들어서 기관들의 수정 전망 궤도를 잘 살펴 볼 필요가 있으며 이 모멘텀에 의해 주가나 금리 등 가격변수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 shoh@sk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