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화의 상승 기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미국이 연속해서 일곱차례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유로존간, 미국-일본간 금리 격차 확대,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매수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단기적으로 국제 투자자금들의 달러 숏포지션에 대한 커버 매수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지난 17일 이래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로/달러는 1.33선에서 1.30선이 붕괴됐고, 달러/엔은 104선에서 106선으로 진입했다.달러/엔은 23일 장중 106.18까지 상승하며 지난 2월 10일 106.86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2월 10일 106.19 이래 다시 106선에 진입했다.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11일 106.60 이래 4개월여만에 최고치다.올해들어 달러 약세의 첨병 노릇을 했던 유로/달러는 23일 뉴욕시장에서 장중 1.2958까지 떨어졌다가 1.2987로 마감, 지난 2월 14일 1.2967 이래 1개월여 최저치를 기록하며 단기 급락세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글로벌 달러화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대로 촉발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 등에 따른 향후 인플레 압력에 대한 경고가 포함되면서 향후 달러화 강세 추세가 좀더 진행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국제 투자자금들의 단기 숏커버 매수세에 더해 현재 유럽과 일본 경제 회복세가 미국 경제보다는 다소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확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물론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인플레 압력이 가중될 경우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완화되고 한편에서는 수입증가율이 커짐에 따라 달러 약세의 핵심 요인인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이에 따라 최근 3년래 전개돼 온 글로벌 달러화 약세 추세가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단기적인 기세상으로 보면 글로벌 달러화의 상승 강도가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달러/엔 200일선까지 상승 공간, 유로/달러 1.29선 지지 여부 주목 기술적으로 보면 달러/엔의 경우 106선을 돌파, 지난 2월 이래 저항선이었던 120일선(104.81)을 확실히 뛰어 넘었다. 200일선(106.80)까지 추가 상승 공간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물론 달러/엔이 상승하면서 이전 박스권 하단부인 60일선(104.22)의 지지 강도가 커지고 20일선(104.77)도 상승 기울기를 가지면서 120일선에 대한 돌파가 임박한 상황이어서 매수심리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일본의 경우도 외국인 증권 순매수 지속, 수출 호조세 지속, 그리고 3월말 결산을 앞둔 달러 송금 증가 등으로 수급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상승 강도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유로/달러의 경우 20일선(1.3257)이 무너진 뒤 60일(1.3138)에 이어 120일(1.3074)까지 붕괴, 단기적으로 하락폭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200일선(1.2732)까지 추가 하향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달러/엔의 경우 이날 거래는 105.80선을 중심으로 105.40~106.4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좀더 넓게 보면 104.80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위쪽으로는 106.70선까지 저항선이 확대될 수 있다.유로/달러는 1.30선을 하회한 뒤여서 반발 매수세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1.29선 지지를 확인하면서 1.28~1.31선대에서 거래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단기 방향은 여전히 아래쪽이 먼저 테스트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강세로 시장 매수심리 우위 전망, 업체 매물 소화가 관건 국내 외환시장은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테마 속에서 1,015원까지 고점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1,010원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고, 전날의 경우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글로벌 달러 강세 속에서도 여전히 업체매도 등 수급 부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달러 강세에 일방적으로 편승하기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역내외 매수가 동반되고 결제 수요가 강하게 나와줘야 1,015원의 단기 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유로존이나 일본과는 달리 아직까지 미국보다는 한국의 정책금리가 높은 수준이어서 해외자금유출 급증 우려는 덜하고 국내 내수경기가 부진한 탓에 투자가 급증하긴 어려운 상태이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는 최근 원화 강세 기대감을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그렇지만 한미간 금리가 50bp 수준으로 축소됨에 따라 선물환시장에서는 스왑포인트가 추가 하향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물 환율은 상승하더라도 금리가 반영된 선물 환율의 저평가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은 일단 최근 10일선(1,004.17)과 20일선(1,004.91)을 돌파한 바 있고, 단기 5일선(1,006.54)도 상승하고 있어 시장의 상승 심리가 부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승 타겟은 지난 2월 하순의 1,020원선일 것이며 60일선(1,024.63)까지가 영역이다.이날 달러/원 환율은 일차로 1,010원 돌파를 굳히는 시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1,005~1,013, 좀더 넓게는 1,003~1,018원선에서 거래범위를 잡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문제는 업체 매물을 얼마나 소화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면서 단기적으로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역외나 결제 수요 등이 나와주면서 업체 매물 소화가 얼마나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