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글로벌 달러화가 다시 약세를 보였다.미국의 1월중 해외자본 순유입액이 915억달러에 달하면서 무역적자 보전 우려감이 완화되긴 했으나 최근 3년간 글로벌 달러 약세의 원인인 경상수지 적자 우려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상무부는 16일 지난해 4/4분기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879억달러로 전분기 1,659억달러에 비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820억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비록 지난해 4/4분기 통계이고 올들어 해외자본 순유입으로 경상수지 적자 보전이 잘 이뤄지고 있으나 경상수지 적자 급증은 여전히 미국의 대외지급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자극, 글로벌 달러 반등세를 잠재우는 데 어김없이 충실했다.또한 지난해 4/4분기 경상수지 적자에 이어 올들어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비교적 견조하고 고용 증가세도 이어짐에 따라 소비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달러 매도세를 부추겼다.여기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외환보유액 구성을 다변화, 미국 국공채에 대한 신규 매수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불식되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유로/달러가 1.32선대로 하락했다가 다시 1.34선대를 돌파하는 등 추가 상승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 달러/엔의 경우는 105선대 저항을 재삼 확인한 가운데 104선대를 하향하기도 하는 등 박스권 하단부가 테스트되는 등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아직까지는 유로/달러와 달러/엔의 주요 3개국(G3) 통화간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월부터 하루 50만배럴을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국제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면서 오는 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점차 달러 강세 마인드는 어느새 사라지고 글로벌 달러 하향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기를 기다리자는 의견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달러/엔의 경우 박스권 상단에서 점차 이탈하고, 유로/달러는 다시 상승 영역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변동요인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달러/원 환율은 지난 나흘간 1,000원 이상에서 보합세 이상의 장세를 유지했다. 지난 14일까지 장중 사흘간 1,000원을 하회하기도 했으나 이내 1,000원의 지지력이 다소나마 생겨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달러/원 환율이 1,000원을 지지하는 주요 요인은 외환당국의 대규모 개입, 외국인들의 10일째 지속된 주식 순매도, 국제유가 급등, 달러/엔 등 글로벌 달러의 단기 반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업체 및 역내외 매수세들이 유입되면서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화가 미국 경상수지 적자 급증으로 하락하면서 달러/원도 다소 약세가 예상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주된 요인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1,000원 초반의 박스권 장세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외환당국의 개입은 지난 10일 이후 시장에서 조정 장세를 이끄는 주요 요인이며 개입규모는 6조원의 통안채 창구판매에서, 그리고 외환보유액이 상반월중 46억달러나 급증한 데서 재삼 확인되고 있다.새로 취임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시장의 수급이나 경제펀더멘탈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환투기, 불안심리 등 비정상적인 요인이 있을 경우 한은과 협력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 시장심리를 붙들어 놓고 있다.또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전날 2,000억원을 상회하며 10일간 1조원(약 10억달러)에 달하면서 달러 매수력을 확충해주고 있다. 종합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이후 지수 부담으로 조정 장세를 보이는 과정이나 국제유가 급등, 환율 급락, IT경기 우려감 등이 외국인 매도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한국 관련 펀드에 지난 5주간 연속 자금이 대규모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쉽게 주식을 사지 못하고 있고, 최근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주가 조정과 함께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여부를 더욱 주시할 필요가 있다.해외시장에서 미국 경상수지 적자 우려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으나 일본 경제 회복력이 크지 않고 오는 22일 FOMC를 앞두고 있어 달러/엔 등 글로벌 달러는 제한된 움직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1,000원 초반대의 공방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국내외 변수가 상충되고 수급이 얼추 맞으면서 달러/원 환율은 1,000원 초반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저점 매수-고점 매도의 박스권 전략을 유지하는 선에서 거래에 임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방향성이 생성되는 여건이 성숙될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술적으로 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1,003.80원에 마감하면서 5일선(1,001.80)과 10일선(1,003.34)을 넘어섰다. 그렇지만 업체 네고 등 매물 저항으로 20일선(1,008.53)은 여전히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된 거래는 달러/엔 하락으로 1,002원대 하향 여부가 타진되는 가운데 1,000~1,005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달러/엔은 120일 이동평균선(105.04)의 저항이 유효한 가운데 20일선(104.75)과 10일선(104.54), 5일선(104.34)를 잇따라 하회함에 따라 60일선(104.07)의 지지 여부가 주목된다. 대체로 장중 103.80선이 지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로 밀릴 경우를 고려하면 103.40~105.00이 주된 거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유로/달러는 뉴욕시장에서 1.3413으로 마감하면서 다시 5일선(1.3390), 10일선(1.3323)을 돌파, 위쪽으로 1.3470선대를 1차 상승 타겟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거래대는 1.3380을 중심으로 1.3323~1.3470, 좀더 넓게는 1.3232~1.3528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